
△ 지방자치단체들이 의료기기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국내 지자체들이 의료기기 산업을 지역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산업 기반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원주, 성남, 김해 등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의료기기 개발부터 해외시장 진출 지원, 글로벌 규제 대응 인력 양성까지 각 지역의 강점을 살린 육성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강원 원주시는 AI 기반 에스테틱 의료기기 산업 육성에 나서며 고부가가치 의료·뷰티 융합 산업 거점화를 추진하고 있다. 원주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AI 융합 에스테틱 의료기기 글로벌 사업화 기반 구축 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돼 국비 150억 원을 확보했다. 이번 사업은 AI 기술과 피부 의료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의료·뷰티 융합 산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국비 150억 원을 포함해 총 217억5000만 원 규모로 추진된다. 핵심 내용은 AI 융합 에스테틱 의료기기 개발 지원, 시제품 제작 및 시험·인증 인프라 구축, 글로벌 시장 진출 및 마케팅 지원 등이다. 원주시는 이를 통해 연구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전주기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지역 기업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반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원주시는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의료기기산업진흥원, 연세대학교 미래산학협력단, 한국AI의료헬스케어연구원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산·학·연 협력 기반의 사업 추진 체계를 갖췄다. 기존 의료기기 산업 인프라에 AI 기술과 K-뷰티 산업 수요를 접목함으로써 에스테틱 의료기기 분야의 새로운 사업화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피부 의료데이터를 활용한 AI 기술이 제품 개발과 성능 고도화, 인허가 대응, 해외시장 진출에 활용될 경우 지역 의료기기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적지 않은 효과가 기대된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이번 공모 선정은 원주 의료기기 산업이 AI 기반 에스테틱 분야를 중심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AI 융합 K-뷰티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성남시는 지역 의료기기·건강관리 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성남시는 최근 베트남 호찌민 사이공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베트남 K-의료기기 전시회'에 참가해 총 394만 달러, 한화 약 59억 원 규모의 수출상담 실적을 거뒀다. 이번 전시회 참가는 성남시 의료기기, 생체공학, 건강관리 관련 기업의 동남아시아 진출과 수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추진됐다.
베트남은 최근 3년간 연평균 5~8%대 경제성장을 이어가며 의료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시장이다. 의료기기의 약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 의료기기 기업의 진출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된다. 성남시는 이러한 시장 흐름에 맞춰 시내 기업 10개사가 참여하는 홍보관을 운영하고 현지 구매자를 대상으로 제품과 기술을 소개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참가 기업들은 전시 기간 동안 총 110건의 수출상담을 진행했으며 394만 달러 규모의 상담 실적과 함께 127만 달러, 한화 약 19억 원 규모의 계약 추진 성과를 기록했다. 성남시는 향후에도 지역 기업들이 해외 바이어와 직접 접점을 넓히고 실질적인 수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외 전시회 참가, 수출상담, 시장 진출 지원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성남시 기업들의 우수한 기술력과 경쟁력을 동남아 시장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지역 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실질적인 수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과 인제대학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주관 ‘글로벌 규제과학 리더양성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사업의 핵심은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규제과학 실무 인력을 양성해 지역 의료기기 기업의 수출 대응 역량을 높이는 데 있다. 지역 의료기기 업계가 가장 필요로 하는 해외 인허가와 품질보증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산업 경쟁력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은 이번 사업을 통해 GMP 품질관리, 제조공정, 멸균 및 포장 밸리데이션, 미국 FDA와 유럽 CE MDR 등 해외 인허가, 사이버보안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필수적인 실무 교육을 제공한다. 특히 현장의 수요가 큰 멸균·포장 밸리데이션 실습과 산업체 현장 견학도 함께 운영해 교육의 실효성을 높인다.
이번 사업은 학위과정과 비학위과정을 구분한 투트랙 전략으로 추진된다. 인제대학교가 담당하는 학위과정은 석·박사급 규제과학 전문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춘다. 참여 학생들은 4~6주 산업체 인턴십과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통해 실제 산업 현장의 규제 대응 사례를 경험하게 된다. 반면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비학위과정은 재직자, 전공 전환 희망자, 예비 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실무 교육과 집체 실습에 중점을 둔다.
진흥원은 오는 2030년까지 5년간 최소 52명 이상의 비학위과정 수료자를 배출할 계획이다. 교육생 모집 이후 약 30명이 신청한 상태이며 실습 교육의 효율성과 운영 품질을 고려해 적정 규모로 선발할 예정이다. 또한 김해 지역 내 의료기기 기업 10개사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향후 채용 연계 단계에서 교육생의 희망 직무와 기업의 실제 구인 수요를 분석해 일자리 미스매치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규제과학 전문가를 양성해 지역 의료기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우수한 인재들이 타 지역으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 내에서 전문가로 안착해 김해시가 글로벌 의생명 거점 도시로 도약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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