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6대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상생금융지수를 시범 평가한다.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지원과 상생 노력이 처음으로 점수화된다. 이재명 정부가 '생산적 금융'과 '잔인한 금융 개선'을 핵심 금융개혁 과제로 내세운 가운데 동반성장위원회가 6대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상생금융지수' 시범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방산 체계기업에 대한 상생평가도 함께 추진되면서 금융과 방산 분야에서 중소기업 및 협력기업과의 동반성장이 새로운 경쟁력 지표로 부상하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위원장 이달곤)는 16일 제88차 동반성장위원회를 열고 동반성장지수 평가체계 개편과 금융·방산·온라인플랫폼 동반성장 시범평가 추진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떡국떡·떡볶이떡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과 지역 동반성장협의체 확대도 추진하기로 했다.
'상생금융지수' 첫 도입…생산적 금융 평가 시대 열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금융권에 대한 상생금융지수 시범 도입이다.
동반위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과 함께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중소기업 대출 상위 6대 은행을 대상으로 상생금융지수를 평가한다.
평가는 ▲상생금융 실적평가(40점) ▲상생협력 실적평가(40점) ▲체감도 조사(20점)로 구성된다. 단순히 수익성과 자산 규모가 아니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상생협력 노력, 현장 체감도까지 평가 대상에 포함된다.
이는 최근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생산적 금융 정책과도 맥을 같이한다. 정부는 금융이 부동산·담보 중심 대출에서 벗어나 중소기업과 혁신기업, 첨단산업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현 금융시스템을 "가장 절박한 사람이 가장 비싼 이자를 내는 구조"라고 지적하며 이른바 '잔인한 금융' 개선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신용평가 체계 개편과 중·저신용자 금융 접근성 확대, 생산적 금융 확대 등이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됐다.
방산도 이제는 협력기업과 함께 평가
방산 분야 역시 상생평가가 도입된다.
동반위는 방위사업청과 함께 방산 체계기업 15개사를 대상으로 '방위산업 상생수준평가'를 실시한다.
평가 대상에는 기아, 대한항공, 풍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현대로템, 현대위아, HD현대중공업, HJ중공업, LIG D&A, SNT다이내믹스, SNT모티브, 강남 등이 포함됐다.
평가는 방산특화 실적평가 25점, 상생일반 실적평가 25점, 체감도 조사 50점으로 구성된다.
방산산업은 수많은 중소 협력업체가 공급망을 이루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그동안에는 기술력과 수주 실적이 경쟁력의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협력기업과의 거래 문화와 상생 수준 역시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되는 셈이다.
제88차 동반성장위원회 기념촬영. (왼쪽부터) LG전자 이재성 사장, CJ제일제당 김찬호 대표, 아이비리더스 정광천 대표이사, 삼성전자 박승희 사장, 창우섬유 박창숙 대표이사, 코리아세븐 김대일 대표이사, 동반성장위원회 이달곤 위원장, 서울대학교 이봉의 교수, 광명전기 이재광 대표이사, 산업연구원 권남훈 원장, 삼정엘리베이터 최광진 대표이사, 고려대학교 김동헌 교수, 삐에스몽테제빵소 우원석 대표이사, 남성레미콘 김영석 대표, 쉬엔비 강선영 대표이사, 서강대학교 김용진 교수, 태성인터내셔널 허봉현 대표,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조주현 원장. [동반성장위원회]
제조업 넘어 플랫폼까지…'이슈 업종' 맞춤 평가
이번 개편의 또 다른 특징은 금융과 방산, 온라인플랫폼 등 기존 평가방식 적용이 어려운 산업을 대상으로 '이슈 업종 단독평가 체계'를 신설한 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 협약이행평가 적용이 어려운 업종은 업종 특성에 맞춰 실적평가와 체감도 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하는 방식으로 평가하게 된다. 동반위는 이를 통해 제조업 중심이던 동반성장 정책을 산업 전반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온라인플랫폼 분야에서는 배달플랫폼과 오픈마켓 기업을 대상으로 동반성장평가를 추진한다. 현재 참여 기업과 협의를 진행 중이며, 플랫폼 산업 특성을 반영한 별도 평가체계를 적용할 예정이다.
평가는 체감도 조사 100점을 기본으로 하고 상생협력 실적에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존 제조업 평가가 협력사 거래관계와 실적 중심이었다면, 플랫폼 분야는 입점업체와 판매자, 소상공인이 실제로 체감하는 거래환경과 상생 수준을 중시한 것이 특징이다.
생계형 보호와 지역 상생도 병행
동반위는 이날 떡국떡과 떡볶이떡 품목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중소벤처기업부에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향후 중기부 심의를 거쳐 최종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또 방화문 제조업에 대해서는 대기업의 신규 진입과 생산시설 확장 자제 권고를 유지하면서 권고기간을 2029년 3월 31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 동반성장협의체도 확대된다. 충남을 시작으로 울산, 전남·광주 등으로 순차 확대해 지방정부와 대기업·공공기관이 함께 지역 현안 해결과 소상공인 판로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