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섬유패션업계가 PFAS(과불화화합물)와 DMF(디메틸포름아미드)에 대한 규제강화로 국내 섬유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을 중심으로 유해 화학물질 규제가 공급망 전반으로 확대되자 글로벌 브랜드들이 ‘PFAS-Free’, ‘DMF-Free’를 새로운 거래 기준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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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글로벌 바이어들이 자체 제한물질목록(RSL)을 강화하면서 국내 중소 섬유 벤더들은 친환경 대체 소재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계약 보류와 오더 축소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업계는 “기능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대체 공정을 갖추지 못하면 향후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섬유 제품 내 PFAS 사용 제한을 강화한 AB1817 법안을 시행 중이며, 유럽연합(EU) 역시 소비재와 의류에 대한 PFAS 규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들은 협력업체에 PFAS-Free 및 DMF-Free 성적서를 선제적으로 요구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품질과 단가가 우선이었다면 이제는 친환경 인증 여부가 수주를 좌우하는 시대”라며 “대체 기술 확보가 기업 생존과 직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섬유업계는 정부 대응이 산업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섬유패션 산업은 제조업 내 대표적인 고용·수출 기반 산업임에도 정책 지원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섬유패션 산업은 제조업 기준 총생산액 약 23조 원대, 부가가치 약 9조 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전후방 제조업체 수만 3만 개 이상에 달한다. 수출 역시 원사·원단·의류를 포함해 연간 100억~150억 달러 규모를 유지하는 핵심 산업군이다.
특히 PFAS 기반 발수 가공과 DMF 기반 PU(폴리우레탄) 합성피혁 분야는 국내 기능성 후가공 기술 경쟁력이 집중된 영역으로 평가된다. 업계는 친환경 전환에 성공할 경우 글로벌 대체 소재 시장을 선점할 수 있지만, 대응에 실패하면 해외 경쟁국으로 공급망이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현장은 친환경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모순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했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최종 제품 기준으로 ‘DMF-Free’를 요구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내 중소 가공업체들은 기존 생산라인과 친환경 생산라인을 완전히 분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당수 업체들은 일반 제품과 친환경 제품을 같은 설비에서 번갈아 생산하는 혼류 생산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설비 내부 잔류 물질로 인한 교차 오염 가능성이 발생하고, 미량 검출만으로도 바이어 계약이 취소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회수·정제 설비 비용이다. 업계에 따르면 고순도 DMF 회수장치는 수억 원대 비용이 필요해 영세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사실상 도입이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은 친환경 기준을 맞춰야 하는데 공장 자체는 기존 규제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이중 부담 구조”라며 “중소기업 혼자 감당하기에는 투자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 안전망 정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식수 내 PFAS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있으나 국내는 아직 완제품 기준 관리 체계가 상대적으로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아웃도어 의류와 신발 등 생활 소비재에 대한 PFAS 잔류량 관리 기준이 해외 대비 느슨해 수출이 막힌 일부 유해 원단이 국내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우려된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PFOA를 인체 발암물질(Group 1)로 분류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국내 기술 기반 친환경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전기방사(Electrospinning) 기반 나노 멤브레인 A사를 떠올리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에서 유일할 수 있는 A사경우 기존 화학 코팅 방식 대신 미세 나노 섬유를 형성하는 물리적 구조 기반 공정을 적용해 PFAS 사용을 줄이고, 일부 제품군에서는 DMF 사용까지 배제한 공정을 구현했다.
특히 나노 구조 제어 기술을 통해 통기성과 투습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에어로겔 기반 단열 성능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물리적 나노 가공 기술이 향후 기능성 의류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차단막, 산업용 고내열 소재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정부 정책 역시 단순 R&D 중심을 넘어 상용화와 설비 구축 지원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친환경 전용 생산라인 구축과 DMF 회수설비 도입을 위한 매칭 펀드, 글로벌 인증 비용 지원, 국내 완제품 안전 기준 정비 등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PFAS·DMF 규제는 단순 환경 이슈가 아니라 수출과 공급망 생존이 걸린 통상 문제”라며 “정부가 산업 구조 전환을 위한 실질적 지원에 나서야 K-섬유의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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