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등 주요국에선 AI자동화로 감원 조치를 한 후 다시 재고용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미국 실리콘밸리 전경. [사진=GPT-5]
AI가 일자리를 대체하며, 대규모 해고사태를 유발하는 사례가 전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선 일부 유통업체나 고객서비스 직업 등을 제외하곤 아직 그런 현상이 본격화되진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 ‘AI자동화=일자리 대체’란 통념과는 정반대의 현상이 현지에서 줄을 잇고 있어 주목된다.
일종의 ‘AI 부메랑 효과’인 셈이다. 현지 매체들을 종합하면, 기업들이 AI로 인한 해고를 철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수 년 간 AI로 직원을 대체했던 기업의 최대 50%가 재고용하거나 결정을 후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에 의한 일자리 대체를 예고하고 있는 국내에서도 예의주시할 만한 현상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전지구적으로 생성AI가 수십만 건의 해고를 초래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세일즈포스, 클라우드플레어, 인텔 등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업무를 자동화하고, 대량 해고를 단행했다. 그러나 정작 대량 감원 이후 오히려 AI기반의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성급한 구조조정의 후유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장분석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여러 연구에 따르면 많은 기업들이 AI의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효과를 과대평가한 후 최근 없앤 자리를 다시 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심지어 AI로 직원을 대체하려 했던 기업의 약 3분의 1이 일부 직원을 재고용하거나 결정을 후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는 생성AI 도입의 진정한 비용이 기업들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는 증거를 뒷받침하는 것”이란 얘기다.
또 다른 시장분석기관 ‘포레스터 리서치’의 연구도 이와 유사하다. 2025년 말 보고서에 따르면 AI로 인한 해고의 약 절반이 “조용히 재고용될 것”으로 예측했다. 물론 이같은 ‘AI 부메랑 효과’가 모든 노동자들이나 취업 희망자들에게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이들을 경력직 사원으로 “조용히 재고용”할 수는 있지만, 대신에 신입 구직자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포레스터는 그래서 “대부분의 기업이 이러한 기회를 이용하여 더 저렴한 해외 인력을 채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소위 비용 절감을 이유로 단행했던 AI자동화가 실익을 거두지 못하자, 대신 저렴한 인건비의 제3국 노동력을 끌어들이는 모습이다.
한편, 가트너도 최근 조사 결과를 통해 “‘고객 서비스’ 직책을 없앤 기업의 절반이 2027년까지 해당 직책의 명칭을 변경하고 직원을 다시 채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런 예측은 321명의 고객 서비스 및 지원 책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별도의 설문조사와 함께 발표되었다. 이에 따르면 AI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인력을 감축한 기업은 20%에 불과했다. 그래서 “이는 자동화가 인력을 대체하기보다는 오히려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학계 일부에선 심지어 수천 건의 대량 해고가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 AI가 일자리를 ‘실제로’ 없애고 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시장조사기관 ‘패스트 컴퍼니’도 최근 또 다른 보고서를 인용, “조사 대상 기업의 약 29%가 이전에 없앴던 바로 그 직책에 직원을 다시 채용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으로 재무(44%), 인사(35%), 기술(32%) 분야에서 재고용률이 가장 높았으며, 마케팅, 법률, 의료, 행정, 고객 지원 분야가 그 뒤를 이었다.
AI로 인한 감원과 해고를 AI가 표현한 이미지. [출처=GPT-5]
AI가 인간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많은 작업을 처리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제품 품질이나 업무 수행의 질적 측면에서 예상보다 더 많은 인간의 감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해당 설문 조사에 참여한 2,000명의 채용 담당자 중 약 40%는 “AI가 조직의 지식을 대체할 수 없다”고 답했고, 38%는 “인간의 품질 관리 필요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는게 문제”라고 답했다. 또한 35%는 “생산성 향상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런 결과는 또한 전 세계 142개 기업의 240만 명 근로자 데이터를 분석한 가트너의 보고서에서 나타난 재고용 증가 추세와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 등 주요국에선 기술 분야를 비롯한 기업체들의 해고는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AI를 그 원인으로 꼽고 있긴 하다. 그러나 해고 후에 이를 후회하고, 다시 원상태로 돌리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AI대체로 인해 오히려 비용이 늘어난 사실에 경악하며, 감원 정책을 재고하고 있다.
실제로 AI에이전트를 비롯한 AI자동화의 비용은 엄청나다. 우버의 경우 2026년 한해의 AI 코딩 도구 예산(대부분 클로드 코드(Claude Code)와 커서(Cursor) 같은 에이전트 플랫폼에 지출)을 단 4개월 만에 모두 소진했다. 이후 우버는 직원 1인당 월별 AI 도구 지출 한도를 설정했다. 비용 상승으로 인해 다른 AI 도구 제공업체들도 사용량 제한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측은 “오히려 혹을 떼려다 혹을 붙인 격”이라며 다시 재고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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