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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6-08 13:4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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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김기현 교수


"안과 진단용 영상시스템 만들겠습니다"


이는 최근 형광 표지 없이 살아있는 각막에서 신경과 면역세포를 동시에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는 광학 영상 기술을 개발한 포항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 김기현 교수의 목표다.


김기현 교수는 최근 각막 내부의 감각 신경망과 면역세포를 비표지 방식으로 동시에 영상화할 수 있는 고성능 광학 현미경 기술을 개발했다.


각막(cornea)은 투명한 조직이지만 인체에서 가장 높은 밀도의 감각 신경과 면역세포가 공존하는 복잡한 미세환경을 갖고 있다.


이 신경-면역 시스템은 안구 표면 항상성 유지와 염증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안구건조증, 신경영양성 각막병증, 수술 후 신경 손상 등 다양한 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신경과 면역세포의 상호작용을 생체 상태에서 동시에 관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였다.


현재 임상 및 연구에서 널리 사용되는 생체 공초점 현미경(in vivo confocal microscopy, IVCM)은 반사 기반 영상 방식으로 △레이저 간섭에 의해 발생하는 스페클 잡음 △각막 신경의 진행 방향에 따라 반사 신호의 세기가 달라짐 (orientation dependent contrast variation) △이로 인한 신경 섬유의 불연속적 관찰 △세포 형태 정보 획득의 어려움 등 기존 기술에서는 신경 구조와 면역세포를 동시에 정밀하게 해석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존재했다.


형광 표지 기반 영상법은 높은 대비를 제공하지만 임상 적용이 어려워 비표지 상태에서 고대비 세포 영상화 기술이 요구되어 왔다.


이 같은 상황이 김 교수가 이번 연구를 하게끔 만들었다.


김 교수는 "각막은 인체에서 가장 높은 밀도로 감각 신경이 분포하는 기관이지만 각막 내 신경망을 선명하게 관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였다"며 "안구건조증과 같은 안구 표면 질환이나, 시력교정 수술 과정에서 각막 신경이 손상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변화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직접 관찰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기존의 생체 공초점 현미경을 활용하여 각막을 관찰하면서 영상이 각막신경 방향에 따라 달라지고 신경이 끊겨 보이거나 세포 형태가 명확하지 않은 한계를 지속적으로 경험했다"며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굴절 영상이 세포 형태를 잘 보여준다는 문헌을 보게 됐고 이를 각막신경 영상화에 적용하는 방안을 고안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투명한 각막 내부의 신경과 면역세포 영상화를 위해 기존 반사 기반 영상이 아닌 투과 기반 영상화 방안을 설계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김 교수는 안구 내부 구조에서 반사된 빛을 활용해 각막을 경사지게 조명하는 후방 경사 조명 구조를 구현하고 각막 신경에 의해 굴절된 빛을 수집하여 영상화하는 투과 영상화 장비를 구축했다.


이후 마우스 각막에서 실제로 신경이 영상화되는지를 확인하는 초기 실험을 수행했다. 초기 연구에서 관건은 조명광을 안정적으로 도입하고 광수차 없이 고해상도 영상을 얻는 것이었다. 이를 위한 end-cap 구조를 설계하고 실험을 통한 검증, 반복적인 제작과 수정 과정을 거쳤다. 


김 교수는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각막 신경 구조는 ex vivo 환경에서는 거의 관찰되지 않고 살아있는 상태에서만 명확하게 영상화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따라 연구 방향을 전환, 마취 상태에서 생쥐를 고정하고 인비보(in vivo) 영상이 가능한 실험 시스템을 구축했다.

 

충분한 대비를 갖는 각막 신경 영상 확보 이후에는 영상 분석 및 재구성 단계로 연구를 확장했다. 광학 영상 시스템 모델링 기반으로 시스템 파라미터를 추정하고 최적화해 각막 신경 구조를 정밀하게 재구성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으며, 생체 영상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호흡 및 미세 움직임을 보정하는 영상 처리 기법을 함께 구현했다.


영상 결과의 타당성 검증을 위해 기존에 개발한 반사 기반 공초점 현미경을 이용하여 동일 부위를 촬영하고 비교 평가를 수행했고 관찰된 구조가 실제 각막 신경임을 확인하기 위해 안과 전문의 공동연구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해석을 진행했다.


나아가 각막에 상주하는 면역세포 역시 고해상도로 영상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고 세포의 형태 정보를 기반으로 면역세포를 구별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 


김 교수는 정상 각막에서의 영상화에 이어, 굴절 수술과 유사한 방식으로 각막 신경을 절단하는 손상 모델을 구축했고, 손상 이후 신경 구조의 변화와 면역세포의 집합 현상을 생체 상태에서 영상화했다.


또 적출된 각막 조직에서 면역형광 염색을 수행하여 영상에서 관찰된 신경 및 면역세포 구조를 독립적으로 검증함으로써 개발된 영상 기술의 신뢰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 연구가 항상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 연구에서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각막 신경이 ex vivo 환경에서는 거의 관찰되지 않고, 오직 살아있는 상태(in vivo)에서만 명확하게 영상화된다는 점이었다.


이 사실을 연구 과정 중에 확인하게 되면서 실험 방향을 전면적으로 수정해 이후 모든 실험을 인비보 상태에서 수행했다.


광학 시스템 측면에서는 조명광을 적절하게 도입하면서도 광수차 없이 이미징을 유지해야 했으며 이를 위해 각막과 광학계를 안정적으로 정렬할 수 있는 접촉형 end-cap 구조의 설계와 제작이었다. 여러 차례 설계 수정과 실험적 검증, 모델 수정 등을 반복 수행하여 안정적인 영상 조건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 인비보 영상화에서는 생체 움직임이 가장 큰 장애 요소였다. 호흡이나 미세한 떨림만으로도 영상이 쉽게 흐려졌고 각막의 곡률로 인해 동일한 구조를 일정하게 관찰하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 교수는 영상 정렬(image registration), 움직임 보정(motion correction), 각막 곡률 보정 및 layer flattening 등 여러 영상 처리 알고리즘을 함께 개발했으며 광학 시스템과 영상 재구성 기법을 동시에 개선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아울러 개발된 영상 기술로 관찰된 미세 구조가 실제로 각막 신경이며, 면역세포임을 검증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영상화를 수행한 동일한 안구를 적출한 뒤 면역형광 염색을 진행하고, 공초점 형광 현미경을 이용한 대면적 이미징을 수행한 뒤 두 영상 간의 유사 패턴 탐색 및 정합을 통해 새로운 영상 기법에서 관찰된 구조가 실제 생물학적 구조와 일치함을 확인했다.


기존의 각막 영상화 방법은 반사 신호를 기반으로 영상을 형성하기 때문에, 각막 신경의 방향에 따라 신호 세기가 크게 달라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해 신경 섬유가 끊겨 보이거나 구조가 불균일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으며, 미세한 신경망을 연속적으로 관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빛의 반사가 아닌 투과광의 굴절을 이용한 위상 대비 영상 방식을 적용했다. 


이 방식은 각막 내부 세포에 의한 투과광의 굴절을 영상 대비로 변환함으로써, 신경 섬유를 보다 자연스럽고 연속적인 형태로 관찰할 수 있게 한다. 


또 이 기술은 별도의 형광 표지 없이도 세포 간 굴절률 차이에 기반하여 대비를 형성하기 때문에 생체 상태에서 비표지 고대비 세포 영상화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각막 신경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포 구조를 동시에 관찰할 수 있으며 세포의 형태 정보까지 함께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방법과 뚜렷한 차별성을 가진다.


김 교수의 목표는 실제 임상에서 활용이 가능한 영상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김 교수는 "궁극적인 목표는 이 기술을 실제 안과 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먼저 사람 대상 임상 적용이 가능한 형태로 영상 시스템을 개발하고, 다양한 안구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기술의 유효성과 활용성을 검증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안구 표면 질환의 보다 정밀한 진단뿐 아니라 말초신경 퇴행성 질환의 조기 진단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영상 기반 진단 기술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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