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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26 러시아 유일 한민족 전통예술의 요람 ‘한민족예술과’ - - 사할린 에트노스학교 내 개설...30년 맞아 기념콘서트 개최 - - 신 율리아 학과장 “젊은 세대 공감할 새로운 형식 늘 고민”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5-24 10: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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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예술과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꾸민 30주년 공연 무대.[새고려신문]


5월12일(현지시간) 저녁 7시, 사할린주 유즈노사할린스크시에 있는 옥차브리 영화공연장에서는 아주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러시아 유일의 에트노스(민족) 아동예술학교의 한민족예술과 창설 30년을 기념하는 ‘전설의 탄생’이라는 제목의 공연이다. 이 학과의 신 율리아 학과장을 비롯한 교사와 학생들이 무대를 꾸몄다.

이들은 세상을 지키는 네 수호자 –백호, 현무, 청룡, 주작-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전통음악과 무용, 현대적인 춤과 리듬이 잘 어우러진 종합예술을 선보였다. 전설을 러시아어 더빙 영상으로 들려주고 한국어 자막이 나왔다.

한 시간 정도 이어진 공연에 관객들은 박수갈채를 보내며 환호했다고 현지 동포신문인 새고려신문이 15일 전했다.

한민족예술과 교사와 학생들은 앞서 6일 같은 장소에서 이 무대를 선보였다.

에트노스 학생들의 야외 공연 장면.


러시아 전역에서 공교육 기관 내 공식적으로 설치된 유일한 학과인 한민족예술과는 1995년 척박한 땅에 씨앗을 뿌렸다. 그러나 지금은 사할린을 넘어 러시아와 CIS(독립국가연합), 한국에까지 그 명성을 떨치는 한민족 전통예술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에트노스 아동예술학교는 앞서 1990년 문을 열었다. 개교 초기에는 ‘러시아 민속과’만 존재했으나 지역 문화계의 인사였던 김수남 씨가 초대 교장인 고(故) 나탈리아 에이지노와 씨에게 한민족 예술 교육의 필요성을 제안하며 5년 뒤 ‘한민족예술과’를 새롭게 개설했다.

당시 상황은 열악했다. 전통 악기 하나 구하기 힘들었고 가르칠 교사도 부족했다. 하지만 김수남 초대 학과장을 필두로 뜻있는 교사들이 모여 길을 닦았다. 그 바통을 이어받아 15년째 신 율리아 학과장이 학과를 이끌고 있다.

사할린주 토마리시에서 출생한 신율리아 학과장.[새고려신문]


토마리시에서 태어난 ‘사할린 토박이’인 신 학과장은 사할린 예술대 민속악기학과와 사할린 국립대학을 졸업했고, 한국종합예술학교 전통예술원에서 공부하기도 했다.

그는 새고려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학교는 아이들에게 ‘제2의 집’이라 불린다”며 “졸업생 4명이 다시 모교의 교사로 돌아와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 학교에서는 한국과 북한의 전통 예술을 한자리에서 배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학교는 처음에 북한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교사들이 평양에 가서 연수를 받는가 하면, 북한이 전문 음악가들을 학교에 파견해 주기도 했다. 이 점을 에트노스 학교 측에서도 잊지 않고 있다. 그래서 오직 이 학교에서만 북한식 무용과 한국식 전통무용을 함께 볼 수 있는 것이다.

2012년부터는 학생 150여 명이 전라남도 진도의 남도국립국악원에서 정기적인 연수를 받아왔다. 2주간의 집중교육은 평소 6개월 분량의 진도를 소화할 만큼 강도 높고 효과적이라고 한다. 지난 3월 이 학과 학생들은 남도국립국악원에서 연수를 받았다.

신 학과장은 “인터넷 영상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생생한 호흡과 현지 선생님들의 손길, 그리고 한국의 자연과 공기가 함께하는 경험이 가장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

이 학과의 실력은 이미 세계적 수준이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는 타악기 팀의 ‘불꽃놀이’가 문화 프로그램에 공식 초청돼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고, 2019년 모스크바에서는 독립국가연합(CIS) 국가 사물놀이 경연대회에서 ‘태양’ 앙상블이 1위를 차지했다.

2022년 서울에서 열린 한국 전통음악 국제 콩쿠르에서는 대상을 수상했고, 이듬해 모스크바 ‘스파스카야 바쉬냐’ 축제 당시 붉은 광장에서 펼친 공연은 현지인들에게 “강렬하고 눈부신 광경”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현재 한민족예술과의 학생 수는 5세~6세 유아 예비반을 포함해 약 130명이다. 본 과정은 8년제이며, 그 외에 단기과정도 생겼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단기과정은 유소년을 위한 전통 타악기반이다.

이 학과에서는 전통 악기·무용·노래 등 한민족 예술을 9명의 전담 교사가 가르치고 있다. 여기에 필수과목(피아노, 음악 기초 등)을 가르치는 선생님까지 포함하면 모두 20명의 교사가 학생들을 지도한다.

신 학과장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우리 예술의 가치를 전하는 동시에, 어떻게 하면 다음 세대와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다”며 “우리의 열정은 결코 시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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