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의료 AI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들이 북미 시장을 정조준하며 글로벌 진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유방암, 폐 질환, 뇌 질환 등 주요 질환 영역에서 영상의학 기반 AI 솔루션의 임상 활용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미국 가이드라인 변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 글로벌 임상시험, 국제 학회 참가 등을 발판으로 현지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먼저 루닛은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의 유방암 검진 및 진단 가이드라인 개정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NCCN은 유방암 고위험군 식별 기준에 ‘영상 기반 위험도 평가 모델로 산출한 5년 내 침윤성 유방암 발생 위험도 1.7% 이상’을 새 항목으로 추가했다.
기존에는 가족력, 나이, 생활습관 등 문진 중심의 임상 기반 위험 평가 모델이 주로 활용됐으나, 이번 개정을 통해 영상 기반 유방암 위험도 평가가 고위험군 식별 방법 중 하나로 공식 포함됐다. 이는 영상 기반 AI 위험 예측 기술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확장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방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환자는 위험 상담, 검진 주기 조절, MRI 등 보조 선별 검사 활용 등 보다 정밀한 맞춤형 관리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영상 AI가 병변 검출을 넘어 향후 질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고 환자별 관리 전략 수립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루닛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루닛 인사이트 리스크’의 미국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해당 솔루션은 유방촬영 영상과 환자 나이 정보만으로 향후 5년 내 유방암 발생 위험도를 예측하는 AI 제품이다. 지난해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시판 전 허가를 신청했으며 올해 허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이번 NCCN 가이드라인 개정에 대해 영상 기반 AI 위험 예측이 실제 임상 활용 단계로 진입했다는 의미라고 평가하며 루닛 인사이트 리스크가 미국 유방암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폐 질환 및 흉부 영상 AI 분야에서는 코어라인소프트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국외임상시험에 착수하며 차세대 AI 제품군의 FDA 인허가와 글로벌 상용화를 동시에 추진한다. 이번 임상은 ‘2026년도 제1차 범부처 첨단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에 선정된 과제로 향후 3년간 총 22억 원 규모의 정부 지원을 받는다.
핵심 대상 제품은 심장 CT 기반 폐결절 자동 검출 솔루션 ‘AVIEW IPN’과 폐 질환 정량 분석 솔루션 ‘AVIEW Lung Metrics’다. 회사는 두 제품의 FDA 510(k) 인허가 확보를 목표로 미국 내 임상적 유효성 검증에 나선다.
이번 임상은 미국 심장 CT, 즉 CCTA 시장 확대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CCTA는 심혈관 평가를 위한 검사지만 동일 영상에 폐 영역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 판독 과정에서는 심장 중심의 진료 흐름이 우선되면서 폐결절 등 우연 소견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기존 CT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폐결절을 자동 검출하는 AI 솔루션을 통해 추가 검사 없이 진단 정보를 확장하는 접근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하나의 영상에서 여러 질환 정보를 동시에 분석하는 ‘단일 CT 기반 다질환 분석’ 전략과도 연결된다. 폐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함께 분석할 수 있다면 검진과 추적관리 과정에서 의료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제도적 환경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국 CMS는 흉부 CT 기반 AI 분석 행위를 별도 의료 서비스로 정의하는 HCPCS 코드 ‘G0680’을 도입했다. 이는 영상 AI가 보조 기술을 넘어 실제 의료 서비스 항목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코어라인소프트의 ‘AVIEW Lung Metrics’는 촬영 조건에 따른 변동성을 보정하는 AI 기반 정량 지표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장비 환경에서도 일관된 결과를 제공하도록 설계됐으며 향후 신약 개발 과정에서 활용되는 디지털 바이오마커 영역과의 연계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국가 임상시험에서는 데이터 재현성과 정량적 지표의 신뢰성이 중요한 만큼 이러한 기술은 제약·바이오 분야와의 접점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회사는 현재 21개국에서 인허가 및 임상 경험을 확보했으며 FDA 510(k) 12건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AVIEW’ 기반 글로벌 임상 논문 및 학술 발표는 누적 500편 이상에 달한다. 3DR Labs, Temple Lung Center, Baylor College of Medicine 등과 협력도 이어오고 있어 실제 임상 워크플로우 기반의 미국 시장 확대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뇌 질환 AI 분야에서는 뉴로핏이 미국 신경영상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뉴로핏은 미국 오스틴에서 열리는 제64회 미국 신경방사선학회 ASNR 2026에 참가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처방 관련 뇌 영상 종합 분석 솔루션 ‘뉴로핏 아쿠아 AD 플러스’를 소개한다.
뉴로핏 아쿠아 AD 플러스는 MRI와 PET 영상을 정량적으로 분석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투약 전 환자의 처방 적격성 판단, 투약 중 부작용 모니터링, 투약 후 치료 효과 분석까지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다. 최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실제 임상에 도입되면서 치료 대상 선별과 부작용 관리, 치료 반응 평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영상 기반 의사결정 지원 솔루션의 필요성도 확대되고 있다.
뉴로핏은 이번 학회에서 뉴로핏 아쿠아 AD 플러스와 함께 뇌신경 퇴화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 PET 영상 정량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스케일 펫’도 함께 선보인다. 또한 조시 코헨 뉴로핏 미주 사업총괄이 ‘알츠하이머병 치료 효과’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며, 현지 의료기관 및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과의 파트너십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빈준길 뉴로핏 공동대표는 "뉴로핏 아쿠아 AD 플러스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처방 관련 영상 분석 분야에서 국내외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도입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번 ASNR 2026 참가를 계기로 현지 의료기관 중심의 제품 공급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