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의료기기 업체들이 생산 인프라 고도화에 나섰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인체조직 기반 소재와 체내 임플란트, 척추 임플란트 등 고부가가치 의료기기 분야에서 제품 라인업 확대와 생산 인프라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과거부터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인체조직 이식재와 정형외과·척추 임플란트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이 자체 기술력과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국산화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 진출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시지바이오 그룹은 ADM 기반 신제품 ‘리알로 인젝트 파인’을 최근 출시하며 인체조직 기반 제품군 확대에 나섰다. 리알로 인젝트 파인은 기증된 인체조직에서 세포 성분을 제거하고 진피 조직의 구조적 특성을 유지하도록 가공한 ADM 소재 기반 제품이다. 시지바이오가 축적해 온 인체조직 가공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특히 기존 리알로 인젝트 제품군의 라인업을 확장한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신제품은 적용 부위와 사용 목적에 따라 보다 세분화된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기존 제품 대비 미세 입자의 파우더 타입으로 설계돼 의료진의 사용 편의성과 시술 활용도를 높인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ADM은 인체조직의 구조적 특성을 활용하는 소재인 만큼, 원료 확보부터 세포 제거, 조직 구조 보존, 멸균 및 품질관리까지 전 공정에서 높은 수준의 관리가 요구된다.
생산은 시지바이오의 향남 노보팩토리에서 이뤄진다. 해당 시설은 인체조직 가공 및 ADM 기반 제품 생산 역량을 집약한 핵심 거점으로 체계적인 품질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지원할 예정이다. 인체조직 기반 제품은 공급 안정성과 품질 일관성이 시장 신뢰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전용 생산 인프라 확보는 향후 제품 경쟁력 강화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은 시지바이오 그룹 계열사 디엔컴퍼니가 담당한다. 디엔컴퍼니는 보툴리눔 톡신, 필러, 봉합사 등 다양한 메디컬 에스테틱 제품군의 국내 영업·마케팅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리알로 인젝트 파인의 시장 안착과 확산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제품 개발과 생산, 유통을 그룹 내에서 연계하는 구조는 시장 대응 속도를 높이고 제품 포트폴리오 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지바이오 그룹 내 상장사인 시지메드텍도 인체조직 이식재 및 ADM 제품군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성남 가공조직은행 기반의 생산 인프라를 활용해 관련 제품군을 확대하고 향후 CDMO 사업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
유현승 시지바이오 그룹 대표이사는 “리알로 인젝트 파인은 시지바이오 그룹이 축적해 온 인체조직 가공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ADM 제품”이라며 “향남 노보팩토리의 생산 인프라와 디엔컴퍼니의 유통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 안착과 확대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체내 임플란트 제조 전문기업 시지메드텍은 생산 인프라 확대와 조직 운영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의정부 본사 스마트오피스 구축을 완료하고, 사업 확장에 대응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마련했다. 의정부 본사 A·C동 주요 층을 재구성해 자율좌석제를 도입하고 개방형 협업 공간과 소규모 미팅 부스를 새롭게 조성했다. 이를 통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부서 간 협업과 업무 집중도를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스마트오피스 구축은 단순한 사무공간 개선을 넘어 사업 성장에 맞춘 조직 운영 방식의 변화로 해석된다. 의료기기 제조기업은 연구개발, 생산, 품질, 인허가, 영업 등 다양한 부서 간 협업이 중요하다. 특히 신제품 개발과 해외 시장 대응이 동시에 이뤄지는 기업일수록 빠른 의사결정과 정보 공유 체계가 필요하다. 시지메드텍은 고정 좌석 중심의 기존 업무 환경에서 벗어나 협업, 집중, 소통 목적에 맞는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업무 생산성과 조직 유연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생산 인프라 확대도 본격화되고 있다. 시지메드텍은 의정부 본사 인근에 정형외과 금속 임플란트 CDMO 역량 강화를 위한 신공장 D동 증축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정형외과 금속 임플란트 연간 생산 규모는 기존 20만 개에서 60만 개 이상으로 확대된다. 기존 대비 약 3배 수준의 생산능력 확충으로 향후 국내외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제조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시지메드텍은 올해 디지털 덴티스트리 제조 내재화를 위해 지디에스 흡수합병과 올어버트먼트·덴탈오션 인수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임플란트 픽스처부터 어버트먼트, 시술기구까지 치과 임플란트 전 공정 제조 체계를 확보했다. 치과 임플란트 분야는 맞춤형 제작과 정밀 가공 수요가 커지고 있어 전 공정 제조 체계 확보는 원가 경쟁력과 품질관리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정형외과 분야에서는 생체흡수성 마그네슘 소재와 탄소소재 기반 척추 임플란트 개발, 정부 지원 연구과제 수행 등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생체흡수성 소재와 탄소소재 기반 임플란트는 기존 금속 임플란트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된다. 환자 맞춤형 치료와 최소침습 수술, 회복 기간 단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소재 기술 확보는 향후 글로벌 시장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
시지메드텍의 실적 개선도 사업 확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3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영업손실 11억 원에서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연결 매출은 472억 원으로 전년 346억 원 대비 36%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65억 원으로 전년 순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별도 기준 매출 역시 301억 원으로 전년 226억 원 대비 3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4% 늘었다. 미국법인 실적 개선과 신규 자회사 편입에 따른 치과 사업 매출 반영 등이 연결 실적 개선에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유현승 시지메드텍 대표이사는 “스마트오피스 구축은 단순한 공간 개선이 아니라, 사업 성장에 맞춰 조직의 일하는 방식을 고도화하는 과정”이라며 “생산 역량 강화와 함께 구성원들이 더욱 효율적으로 협업하고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척추 임플란트 분야에서는 엘앤케이바이오메드가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엘앤케이바이오메드의 미국 법인 엘앤케이 스파인은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 미국신경외과학회(AANS)에 참가해 회사의 척추 임플란트 제품군을 홍보했다.
AANS는 미국 의료진을 위해 설립된 학회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전 세계 신경외과 전문의와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국제 학회로 발전했다. 최신 임상 연구와 수술 기법, 의료기술 트렌드를 공유하는 신경외과 분야의 주요 무대로 평가된다.
엘앤케이 스파인은 이번 학회에서 단독 부스로 참가해 높이확장형 케이지를 비롯한 주력 제품군을 선보였다. 현장에서는 세계 각국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제품 데모 시연과 피드백 수집 세션을 진행했다. 척추 임플란트는 실제 수술 환경에서의 조작성, 삽입 안정성, 확장 메커니즘, 해부학적 적합성 등이 중요하기 때문에 현장 의료진의 피드백은 제품 고도화와 시장 진입 전략 수립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특히 이번 학회에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인 경추용 제품 ‘블루엑스-C’와 ‘캐슬락 P 2.0’에 대한 현장 반응도 확인했다. 회사 측에 의하면 출시 이전 단계임에도 현지 의료진의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특히 경추용 높이확장형 제품인 블루엑스-C는 제한된 공급 환경 속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높은 관심과 사용 의향을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내 주요 대리점들도 신제품에 관심을 보이며 엘앤케이바이오메드는 현지 공급망 구축과 운영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척추 임플란트 시장은 제품 경쟁력뿐 아니라 대리점 네트워크, 병원 접근성, 현지 의료진 교육, 사후 지원 체계가 중요하다. 따라서 국제 학회 참가를 통한 현장 접점 확대는 단순한 제품 홍보를 넘어 시장 진입 기반을 다지는 전략적 행보로 볼 수 있다.
엘앤케이바이오메드는 글로벌 메이저사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공급망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의료기기 시장 중 하나로, 척추 임플란트 분야에서도 높은 임상 수요와 기술 경쟁이 공존하는 시장이다. 국내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제품 기술, 인허가 대응력, 현지 유통망, 의료진 신뢰 확보가 동시에 요구된다. 엘앤케이바이오메드는 학회 참여와 현지 법인 중심의 사업 개발을 통해 이러한 조건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엘앤케이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학회를 통해 확보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을 강화하고 중장기 관점에서 제품 고도화, 미국 시장을 포함한 현지 맞춤형 사업 전략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실질적인 성과 창출로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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