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내 연구진들이 신개념 의료 AI를 잇따라 개발했다.
국내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질병 예측·진단 기술이 잇따라 개발돼 의료기기 상용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1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국내 연구진이 소아 응급환자 조기 예측, 암 환자별 약물 반응 예측, 췌장암 초기 간 전이 예측 AI 솔루션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배우리 교수(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팀은 2012∼2021년 국내 한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18세 미만 환자 8만7759명의 전자의무기록 데이터를 토대로 소아 응급환자를 조기에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응급·비응급 환자로 분류한 뒤 사람이 일상적으로 쓰는 말을 컴퓨터가 파악하는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해 전자의무기록에 기록된 증상과 진료 내용을 분석했다.
기존 응급환자 분류는 활력 징후나 검사 결과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 AI 모델은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 의료진이 기록한 임상 기록 등 현장에서 판단한 정보에 주목한 것이다.
응급 환자는 혈액 검사, 소변 검사, 정맥 수액 치료, 흡입 치료, 응급 약물 투여, 입원 중 하나라도 시행된 경우다. 비응급 환자는 검사나 치료 없이 먹는 약 처방 후 귀가한 경우로 했다. 실제 치료 여부를 응급 환자의 기준으로 삼아 선별 및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고자 했다.
이렇게 개발된 AI 모델은 진단의 정확도를 확인하는 통계(AUROC)에서 84%, 진단의 정밀도를 확인하는 통계(AUPRC)에서 88%의 성능을 각각 기록했다.
현재 응급실에서 널리 사용되는 환자 중증도 분류체계인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KTAS)와 비교한 분석에서도 AI 모델이 더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인공지능 모델은 의료진이 작성한 임상 기록을 토대로 개발돼 실제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판단과 유사한 수준이었기에 응급 환자를 보다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어 현장에서 활용 시 의료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환자 안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전남대학교 공과대학 유선용 교수팀은 최근 교원창업 기업 마틸로에이아이와 함께 '약물로 인한 전사 반응을 정밀 예측하는 AI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특정 약물이 세포에 처리됐을 때 나타나는 유전자 발현 변화를 AI로 예측하는 기술을 다룬다. 연구팀은 변분 오토인코더(VAE)와 확산 모델(Diffusion Model)을 결합한 '잠재 확산 모델(Latent Diffusion Model)' 기반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이를 통해 세포주, 약물 구조, 처리 농도, 처리 시간 등 다양한 조건을 동시에 반영하면서 기존에 관측되지 않은 약물 및 세포 조합에 대해서도 안정적인 예측 성능을 확보했다.
기존 최고 성능 모델(SOTA) 대비 피어슨 상관계수 기준 약 7% 향상된 성능을 보였으며, 연산 비용은 300배 이상 절감했다. 또 생성된 유전자 발현 데이터가 실제 생물학적 특성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음을 실험적으로 검증했다.
약물 유도 전사 반응 예측 기술은 모든 약물-세포 조합을 실험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신약 개발 과정에서 가상 스크리닝과 약물 재창출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반 기술로 평가된다.
특히 암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 세포 유형별 약물 반응의 개인차를 예측할 수 있어, 정밀의료 구현에 직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향후 한국인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신약 개발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이희승 교수팀은 최근 췌장암 환자의 혈액을 기반으로 초기 간 전이 위험을 예측하는 AI 'LiMPC(림피시)'를 개발하고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림피시는 췌장암 진단 시 일상적으로 시행하는 혈액검사의 데이터를 활용해 추가 검사나 장비 없이도 위험도를 평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 췌장암 환자 2657명의 진단 시점 혈액검사 데이터를 분석해 AI 모델을 개발해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용인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한 국내 5개 의료기관 환자 272명을 대상으로 외부 검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이 AI 모델은 초기 간 전이 위험을 구분하는 데 일정 수준 이상의 예측 성능을 보였다.
외부 검증에서 민감도는 0.81로 나타났는데 실제 간 전이가 있는 환자 중 약 81%를 고위험군으로 예측했다는 의미다. 간 전이가 발생한 환자를 비교적 높은 비율로 찾아낼 수 있음을 나타낸다.
음성예측도는 0.87로, 저위험이라고 판단한 환자 중 87%에서는 실제로 간 전이가 없었다.
다시 말해 간 전이 위험이 낮다고 판단했다면 실제로도 전이가 없을 가능성이 컸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연구팀은 기존 영상 검사로 확인이 어려운 간 전이 위험을 평가하는 데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구팀은 이 AI가 특별한 장비 없이도 작동한다는 점에서 대형 병원뿐 아니라 의료환경이 제한된 지역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병원에서 통상적으로 시행하는 혈액검사를 통해 간 전이 가능성을 예측해 표준 영상 진단 검사를 보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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