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놈펜한국국제학교 전경 [박정연 재외기자]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위치한 프놈펜한국국제학교(교장 구양주)가 올해 2학기부터 고등학교 과정을 새롭게 개설한다. 교육부는 지난 4월 28일 해당 학교의 고등과정 설치를 최종 승인하며, 지난해 한 차례 보류됐던 결정을 공식 확정했다.
이번 승인으로 프놈펜한국국제학교는 초·중·고 전 교육과정을 모두 갖춘 한국국제학교 체계를 완성하게 됐다. 이로써 캄보디아 교민 자녀들의 학업이 중단 없이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며, 교육의 연속성이 제도적으로 완결되는 전환점을 맞게 됐다.
지난해 불승인 이후 드러난 교육 공백 여파와 교민사회가 받은 충격
고등과정 개설 논의는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12월 교육부로부터 불승인 통보가 내려지면서 교민사회와 학부모들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학생 수 부족과 운영 여건 등이 주요 이유로 거론되며 고등과정 추진은 한 차례 중단됐다. 지난해 발생한 캄보디아 사태로 이미 지쳐 있던 교민사회 내부에서도 아쉬움과 한탄의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교육부의 결정을 뒤집기에는 현실적 한계가 컸다.
이 여파는 올해 2월 치러진 중학교 졸업식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졸업장을 손에 든 학생들의 얼굴에는 기쁨과 동시에 진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함께 묻어났다. 같은 교실에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됐던 학업의 흐름이 끊기면서 일부 학생들은 현지 국제학교로 전학하거나 한국으로 복귀해야 했다. 학교 공간은 축하와 이별이 동시에 교차하는 장면으로 남았다.
이러한 안타까운 상황은 교민사회 내에서 교육 공백 문제를 본격적으로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교민사회 중심으로 재추진 움직임 본격화... 홍기원 위원도 팔 걷고 나서다
이후 교민사회는 고등과정 개설 필요성에 공감하며 대응에 나섰다. 학부모들은 물론이고, 한인회와 대사관, 민주평통지회, 상공회의소 등 교민사회 주요 단체들이 참여해 교육 당국과의 협의에 힘을 보탰다.
승인 과정에서는 다양한 주체들의 역할도 이어졌다. 홍기원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평택시 갑)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의원(경기 시흥시 갑)과 함께 교육부 설세훈 기획조정실장 등 교육계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고등과정 설립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승인 절차 지원에 적극 나섰다. 홍 의원은 특히 지난해 온라인 스캠 사태로 촉발된 캄보디아 현지 상황을 직접 확인한 이후, 귀국 후에도 관계 교육기관 담당자들과 면담을 이어가며 캄보디아 교민 2세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교민사회는 이러한 홍 의원의 역할과 기여에 대해 “실질적인 제도 개선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며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홍기원 더불어 민주당 위원이 지난 1월 28일 국회 교육위 문정복 의원과 함께 교육부 기획조정실장을 만나 프놈펜한국국제학교 고교 과정 운영 승인을 공식 건의했다. [홍의원 페이스북]
한인회와 한인상공회의소 등 교민단체들도 학생 유치와 학교 운영 지원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민주평통 캄보디아지회(지회장 나윤정) 역시 교민 2세들의 교육 문제를 국내 교육계는 물론 정치계 인사들과 공유하며 공감대 형성에 기여했다. 현재 이 학교 이사회에 참여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도 중학교 입학생 수업료 50% 지원 혜택 등 다양한 장학사업 등을 통해 신입생 확보와 운영 기반 강화에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 절차 속도…3월 실사 이후 본격 심사
올해 3월에는 교육부 현장실사조사팀이 직접 학교를 방문해 시설과 운영 현황을 점검하면서 행정 절차도 속도를 냈다. 이후 심사 과정이 본격화되며 재승인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이 같은 현장 점검과 행정 절차 진행은 최종 승인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학교 측 “교육 연속성 완성 단계”
프놈펜한국국제학교는 지난 2019년 3월 4일 개교 이후 초등 및 중등 과정을 운영하며 약 70여 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2016년 당시 김원진 대사와 김현식 한인회장이 중심이 되어 교민사회의 오랜 숙원사업이던 한국국제학교 설립을 추진했고, 약 2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2018년 12월 마침내 교육부로부터 전 세계 33번째 한국국제학교로 공식 승인받았다. 이후 2023년부터 국내 대기업인 부영그룹이 이사회로 참여하면서 교육 환경 개선과 운영 기반 강화에 힘을 보탰고, 현재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교육 체계를 구축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고등과정 인가로 학생들은 중학교 졸업 이후 진로 선택의 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번 고등과정 승인 소식이 전해지자 교민사회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환영과 축하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되며, 학교 전반이 사실상 ‘온통 축하 일색’의 분위기로 뒤덮였다.
지난 2024년 새로 옮긴 프놈펜한국국제학교 운동장에서 달리기 경주를 하고 있는 학생들 모습
구양주 교장은 “본교 이사회를 이끌고 있는 이중근 회장을 비롯해 지금까지 도움을 주신 학부모와 기업인, 교민단체장 등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고등과정 개설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더 많은 학생들이 새로 설립되는 고등학교 과정을 통해 우리 학교에서 안정적으로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교민사회와 함께 지속 가능한 교육 환경을 만들어가겠다”며 “고등과정 입학생 모집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교육부 최종 승인으로 프놈펜한국국제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의 범위를 넘어, 교민 2세들이 언어와 정체성, 학업의 흐름을 끊김 없이 이어갈 수 있는 교육의 기반이자 울타리로 자리 잡게 됐다. 초등에서 중등, 그리고 고등으로 이어지는 배움의 길이 하나의 체계로 완성되면서, 프놈펜 현지 교민사회 안에서도 미래 세대를 품는 교육 공동체의 의미가 한층 더 선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