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의료기기 업체들의 중동 수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중동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의료기기·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의 수출 행보가 오히려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북아프리카(MENA) 주요 국가에서 국내 기업들이 대형 공급 계약과 품목허가, 전략적 유통망 확보에 잇따라 성공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웨어러블 인공지능(AI) 진단모니터링 기업 씨어스는 최근 UAE 최대 헬스케어 그룹 퓨어헬스(PureHealth)의 디지털 헬스케어 자회사 원헬스(ONE HEALTH LLC)와 웨어러블 AI 심전도 분석 솔루션 '모비케어(mobiCARE)'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초도 물량을 포함해 3년간 최소 10만5000대 이상 공급을 조건으로 하는 대형 계약으로 계약 규모는 약 1470만 달러(한화 약 220억 원)에 달한다. 특히 씨어스는 이미 아부다비와 두바이에서 품목허가를 확보하고 사업 기반을 구축해 왔다.
최근에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현지 의료 수요와 사업 지속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계약을 성사시켰다.
웨어러블 AI 기반 심전도 분석 솔루션인 모비케어는 병원 진단과 건강검진 스크리닝 분야에서 활용된다. 단순 기기 판매에 그치지 않고 검사와 데이터 분석이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구조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중동 지역은 고혈압 환자 수가 국내 대비 약 3배, 심전도 검사 수요는 약 4배 이상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예방 중심 건강관리 수요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씨어스는 이번 계약을 기반으로 중동 시장 내 진단 사업을 선점한 뒤, 입원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씽크(thynC)'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아부다비 SSMC 병원에서 개념검증(PoC)을 완료한 상태로 향후 병상 단위 본계약 체결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약 80만 병상 규모로 추산되는 중동 입원환자 모니터링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재생의학 전문기업 파마리서치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식품의약청(SFDA)으로부터 스킨부스터 '리쥬란(Rejuran)'의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번 허가 품목은 리쥬란, 리쥬란 I, 리쥬란 S 등 3종이다.
파마리서치는 허가 획득과 동시에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해 유통 및 마케팅 준비에 돌입했으며 올 상반기 내 사우디아라비아 공식 론칭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지 유통은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에서 폭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한 메디카 그룹과 함께 진행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K뷰티 확산과 함께 프리미엄 피부 미용 의료기기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시장으로 꼽힌다. 특히 정부 차원의 의료·미용 산업 투자 확대와 고부가가치 시술 시장 성장세가 맞물리며 글로벌 에스테틱 기업들의 전략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파마리서치는 앞서 2024년 UAE에서 리쥬란 품목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이번 사우디 인허가까지 확보하면서 중동 핵심 국가 내 사업 기반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게 됐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중동·북아프리카 전역으로 시장 확대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수술로봇 분야 역시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의료로봇 기업 큐렉소는 최근 이집트 의료기기 유통사 오쏘하우스 이집트(Orthohouse Egypt)와 인공관절 수술로봇 '큐비스-조인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큐비스-조인트는 특정 브랜드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임플란트를 사용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 구조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탈리아 정형외과 기업 퍼메디카의 임플란트를 사용하는 현지 의료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시장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특히 업계는 이번 성과를 큐렉소가 최근 획득한 유럽 의료기기 규정(CE MDR) 인증의 연장선으로 해석하고 있다. 까다로운 유럽 기준을 충족하며 확보한 기술 신뢰도가 중동·아프리카 신흥 시장 진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큐렉소는 초기 물량 공급 이후 단계별 시장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오는 2027년 이후에는 3년 단위 재계약 체계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구축하고, 퍼메디카의 아프리카 유통망을 활용해 주변 국가로 공급 확대도 검토 중이다.
큐렉소 관계자는 "이번 이집트 공급 계약은 CE MDR 인증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거둔 첫 성과이자 아프리카 대륙 진출을 알리는 이정표"라며 "현지 파트너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아프리카 및 중동 전역으로 'K-수술로봇'의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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