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 여파로 중국 수출가가 상승하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섬유·의류 가격에 직접적인 압력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유가 상승이 석유화학 원료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중국 수출업체들이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면서 그동안 억눌려 있던 글로벌 의류 가격이 상승 흐름으로 전환되는 양상이다. 과잉 생산과 가격 경쟁을 기반으로 글로벌 물가를 억제해온 중국발 디플레이션 구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파급력은 적지 않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수출업체들은 3월에 수영복, 스키복, 여성용 바지 등 폴리에스터와 같은 합성 섬유에 의존하는 제품 가격을 한 자릿수 초중반 비율로 인상했고, 공급업체들은 3월 한 달 동안 거의 매일 섬유 가격을 인상했다. 고무, 플라스틱, 석유 유래 화학 물질에 의존하는 다른 제품들도 가격이 급등했다. 골드만삭스의 추산에 따르면 유가가 10% 상승하면 중국 수출 가격은 일반적으로 첫 1년 동안 평균 50bp 상승하며, 초기 충격 후 4~5개월 후에 최고점에 도달한다.
중국 해관총서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 동안 섬유 및 의류 수출액은 166억 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9% 감소했고, 그중 섬유 수출은 28.4%, 의류 수출은 29.4% 줄었다.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으로 일부 주문의 배송이 지연되고 원자재 가격은 상승하면서 이윤폭이 기업들은 주문 수주 및 출하에 더욱 신중해졌고 결과적으로 단기 수출이 위축됐다.
중국의 수출 가격은 지난 3년 동안 과잉 생산과 경쟁심화로 인한 하락세를 기록했고, 이는 미국, 유럽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데 요인이 됐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이러한 비용 하락은 최근 몇 년간 선진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약 0.3~0.5%p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중국 제조업체들이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물가 안정 효과가 약화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해 EU, 미국, 영국 전역에서 2026년 물가 상승률이 3%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이란 전쟁 이전 주요 경제국의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로 돌아가던 상황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현상이다.
한편 유가상승 영향은 이미 아시아 섬유 공급망에서도 수치로 확인된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인도 폴리에스터 생산업체는 PTA(정제 테레프탈산)와 MEG(모노에틸렌글리콜) 등 주요 원료를 약 30% 높은 가격에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에스터는 전 세계 섬유 생산의 59%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이며, 자라·H&M 등 패스트패션 공급망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원가 압박은 원단·봉제·부자재 단계로 확산되고 있다. 인도 수라트의 한 직물업체는 전쟁 전 하루 1만 미터였던 생산량이 3500~4000미터로 줄었다고 밝혔고, 가격을 약 15% 올려야 하지만 고객이 수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글로벌 봉제용 실 생산업체가 석유계 원료비와 운송비 상승을 이유로 15일부터 재봉사 가격을 15.5%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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