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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06 ‘한민족 교육 벨트’ 꿈꾸는, 한헌수 숭실사이버대 총장 - - 전세계 온라인 교육 네트워크 구상…“사이버 교육은 국경이 없다” “교육을 중심으로 한민족 간 협력 기반을 만드는 것이 핵심” - - 평생교육 시대 사이버대 역할 강조…“재외동포 사회와 한국 교육을 연결” - - AI 시대 대학 교육 변화 주목…“전공과 AI 결합한 융합 교육 필요”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4-19 12: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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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헌수 숭실사이버대학교 총장이 서울 구로캠퍼스 총장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마친뒤 포즈를 취한 모습.


서울 구로구 숭실사이버대학교 맞은편 구로거리공원에는 4월의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캠퍼스 로비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한 폭의 그림이었다. 지난 4월 6일 오후. 2001년 국내 최초 사이버대학으로 출범한 숭실사이버대학 한헌수 총장을 만나기 위해 구로캠퍼스 6층 총장실로 향했다.

숭실대 교수와 총장을 거쳐 현재 숭실사이버대 총장을 맡고 있는 한 총장과의 인터뷰는 사이버대학의 시대적 역할과 필요성, AI(인공지능)가 촉발한 기술 변화, 그리고 세계 곳곳에 흩어진 한민족을 교육으로 연결하겠다는 ‘한민족 교육 벨트’ 구상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를 넘나들며 1시간가량 이어졌다.

이날 인터뷰에서 가장 귀를 솔깃하게 만든 대목은 ‘한민족 교육 벨트’였다. 세계 각지에 흩어진 재외동포와 한민족을 온라인 교육 네트워크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한 총장은 “사이버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국경이 없다는 점”이라며 “재외동포가 어디에 살고 있든 한국 대학 교육과 연결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교육 구조를 기반으로 세계 곳곳의 한민족을 하나의 교육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것이 앞으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의 한민족 교육 벨트 구상은 최근 ‘툭’하고 갑작스럽게 등장한 아이디어가 아니다. 과거 숭실대 총장(2013.2~2017.1) 시절 구체화했던 ‘한민족 IT교육 벨트 구축’ 구상에서 출발한다. 당시 계획은 한국의 IT 교육 경쟁력을 기반으로 세계 각지의 한인 거점을 교육 네트워크로 연결해, 국제적 역량을 갖춘 지역 전문가를 육성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서울을 중심으로 여러 대륙의 거점 지역을 연결해 IT 교육과 교류를 확대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안이다.

국내 대학 총장이 전세계 한인을 아우르는 교육벨트를 구상하게 된 배경이 궁금했다.

한 총장은 “일제강점기와 분단, 산업화 과정에서 한민족이 세계 여러 지역으로 확산됐다”며 “특히 중앙아시아 지역의 고려인들은 과거 강제 이주 과정을 통해 형성된 우리 동포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제강점기 당시 수십만 명이 동원돼 사할린 등을 거쳐 중앙아시아로 이동했고, 이들이 현재 고려인 사회의 기반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들은 단순한 이주민이 아니라 우리 역사 속에서 피해를 입은 후손들”이라며 “이미 현지에서 3~4세대를 거치며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 속에 정착한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이에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민족 인재들이 서로 연결되고 역량을 공유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이 가진 IT 교육 경쟁력을 이러한 연결의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그는 봤다. 한국은 IT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고 있고 교육 수준도 높다. 이러한 교육 역량을 활용하면 세계 여러 지역의 한민족을 교육으로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한 총장은 “세계 여러 지역에 거점이 형성되면 그곳에서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지역 전문가로 성장하고 다시 네트워크를 확장하게 된다”면서 “교육을 중심으로 한민족 간 협력 기반을 만드는 것이 이 구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특히 사이버 교육이 이러한 구상을 현실화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사이버 교육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다”며 “물리적 캠퍼스에 모이지 않아도 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에 세계 어느 곳에 있든 교육 참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숭실사이버대는 국내 최초의 사이버대학으로 출발해 온라인 기반 고등교육 모델을 꾸준히 발전시켜 온 대학이다. 인터넷을 활용한 원격교육 시스템을 통해 직장인과 해외 거주자 등 다양한 학습 수요자에게 학위 취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 총장은 사이버대학의 역할을 “평생교육 시대에 부응하는 대학”이라고 정의한다.

“사이버대학 학생의 약 70%는 이미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입니다. 직장에서 필요한 전문성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분야로 전환하기 위해 다시 공부를 시작한 분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사이버대학의 교육 과정은 사회 변화와 산업 수요를 발빠르게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총장은 “사이버대학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분야를 빠르게 찾아 교육 과정으로 연결해야 한다”며 “어떤 전공에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는지를 보면 사회 변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산업안전과 건설안전, 환경안전 분야 교육 수요가 증가한 것도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산업 현장에서 안전 관리 전문인력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관련 교육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본지와 인터뷰하는 한헌수 숭실사이버대학 총장.


상담과 심리 분야 역시 최근 학생 수요가 늘고 있는 전공이다. 이와 관련해, 한 총장은 사회 전반의 불안 및 스트레스 증가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사회를 보면 경쟁과 갈등이 심해지고 개인이 겪는 심리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예전에는 개인의 문제로만 여겨지던 심리 문제가 이제는 사회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해야 할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회 변화가 교육 수요로 이어지는 흐름은 AI 교육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 총장은 “AI 시대의 대학 교육은 단순한 기술 교육을 넘어 실제 산업과 조직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인재 양성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를 만드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각 분야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이해하는 사람입니다. 경영, 행정, 상담, 안전,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합니다.”

그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사이버대학 역시 AI 교육을 다양한 전공과 결합하는 방향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숭실사이버대의 경우 AI 관련 전공을 복수전공 형태로 운영해 기존 전공과 AI 교육을 함께 이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이버 교육은 기술 변화에 맞춰 새로운 교육 과정을 비교적 빠르게 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AI 시대에 맞는 융합형 교육을 시도하는 데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 총장의 이러한 교육 철학은 자신의 학문적 배경과도 연결된다. 그는 숭실대 전자공학과 교수로 오랜 기간 재직하며 컴퓨터와 로봇, 제어 분야를 연구해 온 공학자다. 이후 숭실대 총장을 역임했다. 공학자 출신 총장답게 그는 기술 발전이 교육 환경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직접 체감해온 세대다.

“제가 연구를 시작하던 시절에는 컴퓨터를 쓰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학생들이 스마트폰 하나로도 대부분의 정보와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는 “기술 환경이 이렇게 바뀌면서 교육 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온라인 교육이 고등교육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잡게 된 것도 이런 변화의 결과”라고 말했다.

최근 한 총장은 해외 교육 협력 확대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해외 대학과 교육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으며 온라인 교육 콘텐츠와 교육 프로그램 협력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교육 경쟁력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특히 사이버 교육은 일반 대학 교육보다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협력이 확대되면 재외동포 사회와의 교육 연결도 자연스럽게 강화될 수 있다. 그는 “사이버대학은 온라인 기반이기 때문에 재외동포들이 거주 국가를 떠나지 않고도 한국 대학 교육과 연결될 수 있다”며 “세계 곳곳의 한인 사회와 한국을 교육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총장은 특히 재외동포 정책의 방향에 대해서도 견해를 덧붙였다. 그는 “재외동포를 모두 한국으로 불러들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각 나라에서 뿌리내리고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외동포가 살고 있는 그 지역이 사실상 또 하나의 한민족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며 “각 지역에서 경제적·사회적으로 자리 잡고 활동하는 것이 한민족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확신있게 말했다.

특히 고려인 사례를 언급하며 “과거에는 고급 관료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체제 변화 이후 공적 영역에서 밀려난 경우도 있다”며 “이들이 다시 현지 사회에서 주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 해법으로 그는 ‘교육’을 들었다.

“첨단 기술과 국제 언어, 그리고 창업과 기업 운영 역량을 갖추게 한다면 재외동포들은 각국에서 새로운 경제 주체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화상(華商)처럼 전 세계 한민족이 경제 네트워크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민족 교육 벨트’ 구상은 단순한 교육 사업을 넘어, 재외동포를 현지에서 성장시키는 전략으로 이어진다. 한 총장은 “세계 여러 지역에 교육 거점이 형성되면 그곳에서 성장한 인재들이 다시 네트워크를 확장하게 된다”며 “교육을 중심으로 한민족 간 협력 기반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한 총장은 이러한 관점에서 재외동포 사회의 변화 사례로 중국 연변을 언급했다. 그는 “연변의 경우 과거에는 한글 간판이 즐비하고 조선족 사회가 활발했지만 한국으로 이동하는 인구가 늘면서 조선족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현지에서 한민족 공동체가 약해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재외동포들이 현지 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과 네트워크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이버 교육 역시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이버 교육은 국경을 넘어 교육을 연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입니다. 세계 곳곳에 있는 한민족이 교육을 통해 서로 연결된다면 그것 자체가 큰 네트워크가 될 수 있습니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사람을 키우고 사회를 성장시키는 힘. 그 힘의 중심에는 여전히 교육이 자리하고 있으며, 시간적 물리적 한계를 넘어 교육의 지평을 넓히는 플랫폼으로 사이버대학교가 기능할 수 있음을 확인하면서 이날 인터뷰를 맺었다.

한헌수 총장이 지난해 9월 서울 구로캠퍼스에서 마리아노 사비노 로페스 동티모르 부총리와 교육·문화 교류 협약을 맺은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숭실사이버대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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