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산 의료기기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기술을 뽐내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 경쟁 구도가 하드웨어 중심의 장비 개발 및 제조 역량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디지털 치료 기술 등 소프트웨어 기술력으로 변화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진단, 예후 예측, 수술 보조, 만성질환 관리 등 의료 전 과정에 소프트웨어가 깊숙이 들어오면서 국산 의료기기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 의료 인공지능 기업 에이아이트릭스는 최근 인도네시아 보건부로부터 환자 상태 악화 예측 솔루션 ‘AITRICS-VC(바이탈케어)’의 의료기기 허가를 획득하며 해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탈케어는 병원 내 전자의무기록(EMR)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반 병동과 중환자실 환자의 상태 악화를 조기에 예측하는 솔루션이다. 특히 의료진이 중증 이벤트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에는 국내를 비롯해 미국, 베트남, 홍콩, 인도네시아 등 총 5개국 허가를 확보하면서 국산 의료 AI 솔루션의 국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는 제품 수출을 넘어 각국의 의료 규제 체계와 임상 환경에 맞춰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가 실제로 적용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가 국가 차원의 디지털 헬스케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산 의료 소프트웨어의 동남아 시장 진출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에이슬립은 최근 수면리듬 기록 디지털 의료기기 ‘크로노트랙’을 출시하며 비급여 처방 시장에 진입했다. 기존 수면리듬 검사는 환자가 2주간 직접 수면일기를 작성하고 의료진이 수기로 분석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크로노트랙은 스마트폰 마이크를 활용해 비접촉 방식으로 수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자동 분석한다.
총수면시간, 수면효율, 입면시간, 각성시간 등 주요 지표를 산출해 의료진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는 의료 현장의 비효율을 소프트웨어로 해결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기존에 제도는 있었지만 실제 활용되지 못했던 검사 시장을 기술로 활성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드웨어 장비를 새롭게 설치하지 않고도 스마트폰 기반으로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점 역시 국산 디지털 의료기기의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로엔서지컬은 최근 제주중앙병원에 AI 기반 신장결석 수술로봇 ‘자메닉스’를 공급했다. 자메닉스는 세계 최초의 AI 기반 신장결석 수술로봇으로 3㎜ 연성 내시경 로봇을 활용해 무절개 방식으로 결석 제거를 돕는다.
해당 솔루션은 호흡 보상 기능으로 움직이는 결석을 실시간 추적하고 결석 크기 측정과 경로 재생 기능 등을 통해 수술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인다.
특히 수도권 대형병원 중심으로 여겨졌던 첨단 로봇 수술이 제주 지역 의료기관으로 확산됐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의료기기의 핵심 가치가 단순 장비 판매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통해 의료진 숙련도 격차를 줄이고 지역 간 의료 격차까지 완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동수 로엔서지컬 대표는 "자메닉스가 제주 지역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기술적 해법이 되길 기대한다"며 "이번 공급을 기점으로 전국적인 정밀의료 네트워크를 강화해 환자들이 전국 어디서든 수준 높은 결석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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