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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4-14 09: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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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조건으로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섬유패션업계는 해상운송 재개 및 유가 하락을 기대하면서도, 다국가 소싱과 재고 버퍼 확대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란과 미국이 2주간 휴전을 선언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란전쟁 휴전에 국제 에너지 시장과 해운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그러나 해운기업 머스크(Maersk)는 이번 휴전이 일부 운항 기회를 만들 수는 있어도 아직 완전한 해상 확실성을 제공하지는 않는다고 밝혔고, 하팍로이드(Hapag-Lloyd) 역시 중동 정세가 안정되더라도 자사 네트워크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최소 6~8주가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전쟁 격화 국면은 일단 멈췄지만, 섬유패션업계가 체감하는 운임과 리드타임, 원가의 정상화는 시차를 두고 진행될 전망이다.

휴전의 가장 직접적인 수혜는 에너지와 합성섬유 원가 측면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로 통행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원유 가격은 즉각 반응하고, 그 여파는 폴리에스터·나일론·스판덱스 등 석유화학 기반 섬유 전반으로 번진다. 실제로 로이터는 휴전 소식 이후 브렌트유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전했고, 파이버2패션도 이번 휴전이 합성섬유와 운임에 단기 완화 효과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쟁 국면에서 급등했던 에너지 가격이 진정되면 방적, 염색, 가공, 운송까지 이어지는 비용 압박이 다소 누그러질 수 있다. 다만 즉각적인 원가 정상화 단계는 아니다. 중간원료 가격, 계약 운임, 보험료는 통상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은 패션 공급망의 취약성을 다시 드러냈다. 영국의 해운 컨설팅업체 드류리(Drewry)는 중동 리스크가 해협 통과 선박의 대기와 우회, GPS 교란, AIS 스푸핑 등 운영상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분석했고, 전쟁이 끝나더라도 당분간 정상적 운항 조건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봤다. 이 같은 환경에서는 원단과 부자재를 여러 국가에서 조달해 조립·봉제를 거치는 복합 공급망일수록 충격이 커진다. 짧은 납기와 빠른 리오더가 중요한 패스트패션, 스포츠웨어, 초저가 플랫폼 판매사들은 특히 재고 공백과 판매 기회 손실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생산기지 국가의 에너지 사정도 중요한 변수다. 로이터는 방글라데시가 중동발 에너지 위기 여파로 공공부문 근무시간을 단축하고, 시장과 쇼핑센터 조기 폐점, 산업 전력 절감 조치 등을 시행했다고 보도했다. 전력과 연료 수급이 흔들리면 단지 공장 전기요금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공장 가동률과 야간작업, 내륙 운송, 항만 반출입까지 동시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휴전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면 가장 먼저 숨통이 트이는 곳도 이런 생산국이다. 다만 전쟁이 멈춘다고 해서 생산국의 에너지 정책과 비용 구조가 즉시 전쟁 이전 상태로 복귀하는 것은 아니다. 공급망 하단부의 충격은 언제나 상단보다 더 늦게 해소된다.

휴전으로 유가 급등과 해상 마비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일단 멈췄고, 합성섬유 원가와 에너지 비용, 일부 물류 압박은 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해운 네트워크의 적체와 보험 리스크, 생산국의 에너지 부담, 재고와 납기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다. 브랜드와 바이어의 소싱 전략은 이번 휴전을 계기로 오히려 더 보수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파이버2패션은 이번 사태가 단일 지역 의존형 공급망의 위험을 다시 부각시키며, 다국가 소싱과 재고 버퍼 확대를 가속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선사들은 아직 즉각적인 정상 운항 복귀를 선언하지 않고 있고, 해상 안전 보장 역시 완전히 확보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단순히 가장 싼 생산지 하나를 택하는 전략보다, 여러 생산지를 조합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식이 더 합리적이다. 유럽 시장용은 근거리 소싱을 확대하고, 미국 시장용은 멕시코·중미·남미를 활용하며, 기본 물량은 남아시아와 동남아에서 조달하는 식의 다각화 전략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Tag#이란전쟁#호르무즈#공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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