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의 헤지스는 캐주얼, 액세서리, 키즈, 여성라인까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사진은 '헤지스 블루'
국내 패션 대기업들이 2026년 들어 신규 브랜드 론칭을 줄이고 기존 브랜드 확장에 집중하는 전략 전환에 나섰다. 소비 둔화와 재고 부담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검증된 브랜드를 기반으로 성장 효율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한섬 등 주요 3사는 공통적으로 ‘브랜드 다층 확장 전략’을 핵심 성장 축으로 설정하고 사업 구조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성별과 카테고리 확장이다.
이번 시즌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는 남성복 라인을 강화하며 여성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고객층을 확대하는 전략을 발표했다. 그동안 남성복 라인은 2020~2025년 연평균 10%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했으며 2026년 2월 누계로도 전년대비 두 자릿수 신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힘입어 세련된 출근룩 ‘멘 라인’과 다잉기법과 트렌디한 그래픽이 포인트인 티셔츠와 스포티한 프레피룩 등 ‘캐주얼 라인’으로 남성복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신규 브랜드 론칭을 위한 투자 없이도 매출 볼륨을 키울 수 있는 대표적인 확장 방식으로 평가된다.
LF는 보다 적극적이다. 이탈리안 감성 브랜드 ‘알레그리’는 이번 시즌 여성복 라인을 공식 론칭한다고 발표하며 성별 확장에 나섰다. 또한 캐주얼 ‘헤지스’는 액세서리,키즈,여성 라인까지 확대하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전환을 본격화한다.
알레그리는 오프라인 매장방문의 75%가 여성이 동반하고 있으며, LF몰 기준 온라인 구매도 35%에 해당한다는 것. 따라서 지난 시즌 테스트에 이어 2026S/S에 본격 공격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헤지스’는 신규 글로벌 패밀리 컬렉션 ‘헤지스 블루’를 론칭하고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라인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데님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컨템포러리 캐주얼 정체성을 강화한다. 컬렉션은 남성, 여성, 키즈, 펫까지 아우르는 ‘패밀리 라인’으로 구성됐으며 데님 팬츠를 중심으로 패치워크 재킷, 헤링턴 재킷 등 워크웨어 기반 아우터와 데님 원피스 등 다양하고 폭넓은 스타일링을 제시한다.
헤지스 측은 “헤지스 블루는 다양한 인종과 스타일링을 통해 누구나 각자의 ‘블루’를 표현할 수 있도록 기획된 글로벌 컬렉션이다”라고 확장 배경을 밝혔다. 또 기존 고객층을 유지하면서 신규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세대 확장 전략도 병행되고 있다. 헤지스는 영라인을 통해 2030 고객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주요 브랜드들은 가격대와 디자인을 세분화한 서브라인을 통해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반면 한섬은 확장보다는 핵심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타임, 마인, 시스템 등 주요 브랜드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며, 충성 고객 기반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무리한 확장 대신 브랜드 깊이를 강화하는 보수적이지만 안정적인 전략”으로 평가하고 있다.
코오롱FnC의 전략은 삼성물산이나 LF와는 결이 다르다. 코오롱 FnC는 무분별한 확장 대신 선별적 브랜드 확장과 리포지셔닝 전략을 병행하며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IRO의 남성 라인 확대, 코오롱스포츠의 라이프스타일화, 캠브리지멤버스의 리브랜딩 등을 통해 선택적 확장을 이어가며 차별화된 전략을 전개 중이다. 특히 캠브리지멤버스는 클래식 중심에서 컨템포러리 요소를 가미해 타깃 연령층을 확장하는 리브랜딩을 진행하고 있다.
패션업계는 “2026년 패션기업 경쟁은 ‘브랜드 수’가 아니라 ‘확장 전략의 정교함’에서 갈린다”면서 “이제 브랜드는 단순 상품군이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으로 개념이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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