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에 대한 공격으로 도심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출처=챗GPT, 가디언]
미국-이란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비,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나, 공급망 리스크 관리, 금융시장 안정화 정책, 산업별 맞춤형 대응책 등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이 크게 높아지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진단과 전망을 내놓았다.
이란의 반격이 지속될 가능성과 주변국으로의 확전 위험이 크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 에너지 공급망과 글로벌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동지역은 세계 주요 에너지 생산 및 수출 지역이다. 분쟁이 발생하면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 차질로 인해 글로벌 경제에 광범위한 파급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더욱이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해상 운송의 약 20% 이상이 통과하는 전략적 병목지점이다. 이번 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과 해상 물류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입 원유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되고 있어 에너지 가격 상승과 제조업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란 전쟁은 대(對)중동 수출 감소, 공급망 및 물류 리스크 확대, 국제유가 상승 및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우리 제조업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석유제품, 화학, 고무 및 플라스틱제품 등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국의 대중동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 대비 약 2~3% 수준으로 직접적인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그럼에도 국제유가 상승세의 장기화와 더불어 공급망 차질 및 글로벌 경기 둔화 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다만, 유가 상승 폭이 컸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생 이후에도 고(高)유가 상황이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당시 유럽지역의 에너지 공급망에 직접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에 대한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았던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산업연구원 홍성욱 산업경제데이터분석실장(선임연구위원)은 “아직 이번 전쟁의 지속 기간이나 파급 영향 정도 등을 예단하기 어려우나,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경우에는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공급망 불안정성과 관련한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즉 “중동산 핵심 에너지·원자재에 대하여 수출·수입선 다변화 등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기업들의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유가 급등으로 물가상승과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도 높다. [출처=언스플래쉬]
다만 에너지 공급망 관련 이슈는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 참에 공급망 다변화 방안을 마련하고, 정부 비축유 및 민간 재고를 활용한 단계적 방출 계획을 가동해야 한다. 동시에 중동 외 지역의 대체 원유·LNG·나프타 확보를 위한 정부-공기업-민간 공동조달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홍 실장은 “금융시장 불안정성 확대에 대비한 금융 안정판을 선제적으로 가동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생산비용 상승압력이 가중되면서 전 세계 인플레가 심화되고, 실물경기가 침체될 가능성도 적지않다. 다시 말해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또한 “물가 상승과 교역조건 악화로 인한 소득 감소, 내수 침체가 국내 경기 둔화의 추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에 “물가 불안 해소·경기안정화·저소득층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거시경제정책 운용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런 직·간접적 영향은 업종별·기업별로 상이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 포괄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업종별·기업별 상황에 맞춘 피해 경로별 맞춤형 지원 체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주문이다.
홍 실장은 특히 “국제유가 상승으로 비용 상승압력이 높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독과점적 지위를 이용한 매점매석 행위, 공급 지연, 과도한 가격 전가 등 시장질서의 문란을 초래하는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 질서 감독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향후 전쟁의 변화방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 수출기업들의 피해상황이나 애로사항을 모니터링하고 지원방안을 마련할 것”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