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이 차세대 초음파 제품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이 차세대 초음파 기술을 중심으로 진단과 치료 영역을 아우르는 의료 솔루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학 연구진, 병원, 글로벌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산·학·병 협력 모델 사례가 확산되면서 초음파 기술이 정밀 진단과 비침습 치료까지 확장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먼저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김철홍 교수 연구팀은 지멘스 헬시니어스 초음파 프로브 연구팀과 협력해 3차원 광음향·초음파 자동 유방 스캐너 시스템을 공동 개발했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의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포항세명기독병원 유방외과 의료진과 함께 임상 연구와 평가도 진행했다.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기존 초음파 영상에 빛을 이용한 광음향(photoacoustic) 기술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광음향 영상은 조직 내부의 혈관 구조와 산소 포화 상태를 동시에 시각화할 수 있어 병변의 악성 가능성을 보다 정밀하게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자동 스캐너 방식으로 유방 전체를 일정한 조건에서 스캔할 수 있어 검사자의 숙련도에 따른 결과 편차를 줄이고 일관된 3차원 영상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실제 임상 연구에서는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러 파장의 빛을 이용한 광음향 영상을 촬영해 혈관 생성과 산소 포화도를 분석했으며 이를 기존 초음파 평가와 결합한 새로운 점수 체계에 적용했다. 그 결과 기존 초음파 대비 민감도는 96.7% 수준을 유지하면서 특이도는 66.7%까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철홍 교수는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영상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유방 질환 진단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세명기독병원 백남선 원장은 "대학과 병원이 협력해 실제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임상 적용 가능성까지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지멘스 헬시니어스 초음파 프로브 연구팀 박성식 상무 역시 "지역 기반 산·학·병 협력 모델이 의료기기 혁신의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음파 기술은 진단 영역을 넘어 치료 분야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메디슨은 비침습 초음파 기반 암 치료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 히스토소닉스(HistoSonics)와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며 진단 중심이었던 초음파 기술을 치료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히스토소닉스는 초음파 에너지를 이용해 절개 없이 종양 조직을 기계적으로 파괴하는 ‘히스토트립시(Histotripsy)’ 기술을 상용화한 기업이다. 해당 기술이 적용된 ‘에디슨(Edison)’ 시스템은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드 노보(De Novo) 승인을 받으며 혁신 의료기기로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삼성메디슨의 프리미엄 초음파 진단 장비 ‘R20’과 에디슨 시스템 간 실시간 영상 연동 구현이다. R20에서 획득한 고해상도 초음파 영상을 에디슨 시스템으로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히스토트립시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강도 음향 환경을 고려해 영상 신호 처리 아키텍처와 시스템 인터페이스도 새롭게 구축됐다.
연동된 시스템은 종양 부위에 초음파를 정밀하게 집속해 미세기포를 생성하고 붕괴시키는 방식으로 종양 조직을 선택적으로 파괴한다. 절개가 필요 없는 비침습 치료가 가능해 환자의 회복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실시간 영상 기술을 통해 치료 부위 조준 정확도를 높이고 시술의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히스토소닉스는 최근 기업가치 약 22억5000만 달러(약 3조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 잠재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웰링턴 매니지먼트, 제프 베이조스, 존슨앤존슨 이노베이션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참여하면서 차세대 비침습 치료 기술로서의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 블루 히스토소닉스 최고경영자(CEO)는 "R20과 에디슨 시스템의 통합을 통해 의료진이 고해상도 영상 환경에서 보다 정확한 시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차세대 정밀 치료 기술의 새로운 기준을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규태 삼성메디슨 대표 역시 "이번 협력은 초음파 기술의 확장성을 기반으로 진단과 치료를 연결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글로벌 유망 기업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GE헬스케어 코리아는 최근 대구 미라클여성의원 난임의학연구센터와 하이엔드 초음파 기술 기반 난임 진료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정밀 영상 기반의 난임 진료 환경 구축과 임상 현장의 진료 수준 향상을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GE헬스케어는 미라클여성의원을 협력 병원이자 지역 거점 병원(reference site)으로 지정하고 장비 운영과 임상 활용을 위한 기술 지원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병원 측은 임상 사례 공유와 현장 방문 프로그램을 통해 장비 활용 경험을 제공하고 제품 및 서비스 개선을 위한 임상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내 난임 시장은 2023년 기준 약 1조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2025년부터 난임 시술에 대한 정부 지원이 확대되면서 관련 의료 기술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난자 채취(OVA pickup)의 정확도와 안전성이 난임 시술 성공률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되면서 정밀 초음파 영상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미라클여성의원 박동수 원장은 "첨단 영상 기술과 의료 현장의 임상 경험이 결합되면 보다 정밀하고 안전한 난임 진료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E헬스케어 코리아 김용덕 대표이사는 "난임 문제는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된 만큼 의료 현장의 경험을 기술 혁신에 적극 반영해 보다 나은 출산 환경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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