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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3-09 18: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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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美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총장


“부모님께서 교육을 받으셨던 대학교로 다시 돌아와 학생과 교직원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저에게 훨씬 더 큰 특권이자 영광입니다. 교육보다 더 숭고한 소명은 없다는 어머니의 믿음을 받들어, USC의 사명과 영향력을 전 세계로 확대하겠습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의 역사상 첫 한국계 수장으로 선임된 김병수 제13대 총장은 취임 일성으로 ‘교육의 숭고함’과 ‘인재의 가치’를 강조했다. 지난 7개월간 임시 총장을 거쳐 이제 정식 총장으로서 1880년 개교해 150년 역사를 향해 나아가는 USC의 키를 잡게 됐다.


수전 노라 존슨 USC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의 만장일치 투표를 통해 김 총장의 리더십에 대한 폭넓은 신뢰를 확인할 수 있다”며 “임시 총장 재임 기간에 보여준 훌륭한 인품과 대학 구성원에 대한 존중, 복잡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용기는 우리의 핵심 가치를 보여준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로스앤젤레스(LA) 출신인 김 총장은 하버드대에서 학사와 법학박사 학위를, 런던정경대(LSE)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후 변호사와 연방검사, 미국 최대 비영리 의료기관인 카이저퍼머넌트 등을 거쳐 대학에서 일하게 된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김 총장에게 USC는 단순한 직장을 넘어 가족의 유산이 깃든 장소다. 그의 부모는 1960년대 후반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대학원생들이었다. 김 총장은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캠퍼스를 방문해 미식축구 경기와 콘서트를 즐기던 기억을 회상하며, “당시 느꼈던 트로잔(Trojans) 특유의 탁월함과 성취에 대한 열망이 오늘날 자신을 만든 밑거름이 되었다”고 말했다.


“부모님에 이어 다시 돌아온 USC, 놀라운 ‘회귀의 순간’”


특히 그는 USC 교육을 통해 공립학교 교사가 되었던 어머니의 삶을 언급하며 감회를 전했다. 김 총장은 “어머니는 너무 젊은 나이에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셨지만, 마지막 순간까지도 제자들을 향한 헌신을 멈추지 않으셨다”며 “어머니가 남겨주신 ‘교육보다 숭고한 소명은 없다’는 가르침은 제 평생의 나침반이 됐다”고 말했다. 법조인과 교육 행정가로서 쌓아온 그의 경력이 결국 부모님의 모교인 USC로 수렴된 것을 그는 ‘놀라운 회귀점(Full circle moment)’이라 정의했다.


김 총장은 2020년 USC에서 법률 담당 부총장 겸 법무실장으로 영입된 후 학내 시위문제를 해결하는 등 USC의 굵직한 문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인 출신으로 USC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걸 기뻐하면서 한국과 USC의 깊은 인연에 대해 감사했다.


그는 “USC에는 한국학 연구소가 있고 많은 한인들이 기여를 해오고 있다”면서 “제이미 리 ‘제이미슨 리얼티’ 최고경영자(CEO)가 USC 이사회 일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인 이민자들이 USC뿐만 아니라 LA와 캘리포니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김 총장은 “K팝과 K드라마를 비롯해 한국이 창의 자본을 갖고 이를 세계에 수출하는 것이 자랑스럽다”면서 “한국에서 온 아티스트들이 LA에서도 공연을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추어 첼로 연주자로 코로나19 기간 패서디나 자택에서 열었던 소규모 공연이 지역 사회에 화제가 되면서 LA타임스에 소개되기도 했다.


그는 “셧다운으로 사람들을 만날 수 없는 어느 주말에 집 밖에 나와서 첼로를 연주하기 시작했는데 사람들이 연주를 듣기 시작했다”면서 “소문이 퍼지면서 정기 공연이 되었고, 신문에 소개된 이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총 12번이나 연주를 했다”고 회고했다.


미국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는 여름방학에 부모님을 따라 한국에 자주 왔었다는 김 총장은 한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에 대해 ‘아이스께끼’를 꼽았다. 한국에 와서는 주로 할아버지나 외할아버지 댁에서 지냈다는 그는 “더운 여름에 먹었던 아이스크림이 여전히 기억에 난다”면서 “외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오목’도 지금도 생각난다”고 회상했다.


재외국민 우편·전자투표 도입


아울러 블록체인 기술과 ARS 본인확인 등을 활용한 우편·전자투표 도입을 위해 국회와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글학교를 중심으로 한 한인 정체성 교육 기반도 강화한다. 전 세계 1천400여 개 한글학교에 대한 운영비 지원 비율을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한편, 관리·점검 체계를 강화해 재정 집행의 투명성을 높인다. 부처별로 분산된 재외 한국어 교육 사업은 범정부 협의체를 통해 연계·조정한다.   


동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재외공관의 동포 영사 기능도 강화한다. 동포청이 정책 전략과 자원을 제공하고, 동포단체가 정책 파트너로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한편, 현안이 많은 핵심 공관에는 전담 영사를 배치해 현안 대응과 선거 지원 기능을 보강한다.


복수국적 허용 연령도 단계적으로 낮춘다. 현행 65세에서 병역필 또는 면제자를 대상으로 우선 만 50세까지 하향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운영 성과를 토대로 추가 조정을 검토한다.


또 한인회장단, 한상, 직능단체, 청년·차세대를 포괄하는 통합형 ‘세계한인대회’를 신설·정례화해 동포사회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는 공식 소통 채널로 운영할 계획이다.



학생들과 대화하는 김병수 총장


‘인재’가 곧 자산…협업과 팀워크 위한 환경 조성


김 총장은 USC가 보유한 압도적인 인프라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그 모든 자산의 근간에는 결국 ‘사람’이 있음을 명확히 했다. USC는 세계 최고의 영화예술대학을 비롯해 선도적인 의료 기업, 프로 수준의 공연 예술, 그리고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대거 배출한 체육 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화려한 자산들을 움직이는 핵심은 바로 우리의 재능 있는 교수진, 직원, 학생 그리고 졸업생들”이라며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고 유지하는 것은 물론, 이들이 서로 협업하고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 것을 제 총장 재임 기간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천명했다.


김 총장은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위기 상황에 대해서도 냉철한 진단을 내놓았다. 그는 ▲현대 사회가 겪고 있는 끔찍한 질병, ▲기술 발전에 따른 일자리 감소, ▲생태적 스트레스(환경 문제),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를 인류의 4대 난제로 꼽았다.


이러한 도전 과제 앞에서 김 총장은 대학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 세상은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분열을 해소하며, 실질적으로 일을 성사시킬 수 있는 미래 리더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USC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열린 대화와 지적 엄격함, 상호 존중, 그리고 인간적인 유대감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며, 지식인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가치 중심의 교육’을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세계로 뻗어가는 150주년을 향한 위대한 여정


USC는 4년 후 창립 15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이한다. 김 총장은 “USC의 역사는 언제나 거대한 도전 앞에 주저하지 않고 기회를 포착해온 역사였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가장 큰 과제들에 정면으로 맞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의 비전은 캠퍼스 담장을 넘어 전 세계로 향하고 있다. 김 총장은 “한 가족처럼 뭉친 트로잔 패밀리와 함께 USC의 내실을 다지는 것은 물론, 그 영향력을 미국 전역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전 세계 동문과 학생, 교수진이 인류 사회에 기여하는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취임 메시지의 마지막을 USC의 전통 구호인 “Fight on!(계속 싸워 이기자!)”으로 장식한 김 총장의 행보는 학계와 정계,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계 리더가 세계 최고 수준의 사립대를 이끌게 된 만큼, 향후 한국 대학들과의 학술적 교류와 유대 강화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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