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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35 ‘포스트 차이나’의 비극...K뷰티 강타한 ‘중동 전쟁’ 여파는? - - 멈춰선 중동 물류망, 1500원 환율 장벽 - - K뷰티 기업 ‘플랜 B’ 가동...신흥시장으로 우회 - - 정부 13조 원 규모 긴급 수혈, ‘V자 회복’ 정조준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3-09 17: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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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ChatGPT AI 생성이미지
중국 시장의 대안으로 ‘중동’을 낙점하며 파죽지세로 영토를 확장해 온 K-뷰티가 예기치 못한 장벽에 부딪혔다. 최근 중동발 군사 충돌이 격화되면서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됐고, 이에 따라 현지 진출에 공을 들여온 국내 화장품 기업들에도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GCC(걸프협력회의)와의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 체결 이후 관세가 점진적으로 철폐되고 오프라인 매장이 확대되면서 중동 시장은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부각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UAE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67% 급증하며 ‘제2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중동 사태’ 긴장 고조…K-뷰티 기업 대응 전략은
올리브영은 글로벌몰 홈페이지를 통해 중동 정세 악화로 인한 배송 지연 공지를 게시했다. 배송 지연 지역에는 바레인, 카타르, 이스라엘, UAE,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유럽 일부 국가가 포함됐으며, 탄자니아의 경우 배송이 일시 중단됐다. 이후 5일 기준 사이프러스, 핀란드, 그리스에 대한 배송은 재개된 상태다.

한편 올리브영은 지난해 11월 UAE를 대표하는 헬스케어 유통기업인 LHG(라이프 헬스 케어 그룹)와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LHG는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지원할 대규모 현지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인 리스크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협약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단계가 아직 진행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현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유통 플랫폼 기업 실리콘투는 K-뷰티의 중동 진출을 연결하는 핵심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말 UAE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물류 창고를 본격 가동했다. 현재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이 신흥 시장인 남미와 중동에서 발생하고 있다.

영공 폐쇄로 두바이 물류 허브의 기능이 제한되면서 중동 전역으로 확장하려던 물류망에도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운영 비용 역시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유통사의 특성상 제조사보다 재고 부담이 크기 때문에 물류가 막히면 재고 자산이 빠르게 쌓이고, 이는 단기적인 현금 흐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실리콘투의 재고자산이 크게 증가한 점도 이러한 맥락에서 우려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리콘투에게는 미국 시장의 안정화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미 인프라가 구축된 북미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조선미녀, 아누아, 스킨1004 등 경쟁력 있는 인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매출 공백을 보완하려는 전략도 예상된다. 아울러 폴란드와 네덜란드 등 이미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유럽 법인을 통해 중동향 물량을 우회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실리콘투는 현재 중동 전쟁에 따른 물류 차질과 함께 최대 고객사인 구다이글로벌의 ‘한성USA’ 인수라는 변수까지 겹치며 이중의 압박에 직면해 있다. 다만 전 세계 2,000여 개 리테일러와 직접 거래하는 실리콘투의 물류·유통 데이터 역량은 단기간에 대체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전쟁 이후 중동 시장이 정상화될 경우, 현지 물류센터를 이미 확보한 실리콘투가 가장 빠른 회복 탄력성을 보일 것이라는 업계의 기대도 제기된다. 실리콘투는 2026년 하반기 중남미 지역 수출 증가율이 100%를 넘어설 것이라는 공격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레거시 기업들의 향방에도 이목이 쏠린다. 아모레퍼시픽은 2024년 기준 EMEA 지역 매출이 전년 대비 229% 성장하며 미주 지역(83%)을 크게 웃도는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화권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중동과 기타 지역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LG생활건강 역시 중동 시장에서 자사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하며 2025년 상반기 중동 수출액이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을 비롯한 K-뷰티 기업들의 중동 매출 비중이 아직 크지 않아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정세가 장기화될 경우 유가 상승 등에 따른 원가 부담이 커질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장기적 불확실성’ VS ‘시장 팽창의 역설’
이른바 ‘중동 전쟁’에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그리스, 캐나다 등이 군사 개입을 공식화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뷰티 업계 역시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쟁 공포로 달러 가치가 상승하며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돌파했고, ‘슈퍼 달러’와 유가 급등의 여파로 제조 원가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한편 정부는 중소벤처기업부의 ‘K-뷰티론’ 예산을 기존보다 두 배 늘린 400억 원 규모로 편성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KOTRA를 중심으로 ‘긴급 수출 바우처’ 제도를 신설했다. 해당 바우처에는 ‘전쟁 위험 할증료’와 ‘수출 물량 반송 비용’ 항목이 포함됐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패스트 트랙’을 운영해 전쟁으로 피해가 큰 기업에 대해서는 2~3일 이내 바우처를 발급한다는 방침이다.

단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영공 폐쇄 여파로 업계 전반의 물류비·제조원가 상승· 수익성 악화 등 복합적인 리스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디 브랜드의 경우 ‘슈퍼 달러’와 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원자재 수입 비용이 상승하면서 마진율 하락과 이에 따른 가격 인상 압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동 시장이 ‘포스트 차이나’이자 ‘기회의 땅’이라는 평가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기업들의 전략 수정은 불가피해졌다. 중동에 집중됐던 시선은 미국·일본·중남미·동남아 등 다른 시장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남미 시장은 중동의 대안 시장으로 빠르게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 확장이 어려워진 만큼 현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글로벌 마케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물리적인 제품 이동이 제한되더라도 브랜드 인지도를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인 시장 대응 전략에서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중동 지역에서 K-뷰티 소비가 일시적으로 ‘억눌린’ 상태인 만큼, 물류가 정상화되는 시점에는 이른바 ‘V자형 회복’과 함께 강한 보복 소비가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기에 정부가 마련한 약 13조 원 규모의 금융 지원과 패스트 트랙 제도를 활용한 기업들은, 역설적으로 위기 이후 더욱 탄탄한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번 사태는 K-뷰티 산업이 특정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공급망을 보다 분산해야한다는 과제를 드러낸다. 중국 이후 중동으로 이동했던 시장 전략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면서, 기업들은 위기 대응 능력과 시장 다변화 전략을 동시에 요구받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정학적 변수 역시 글로벌 시장을 향한 K-뷰티 확장 과정에서의 피할 수 없는 성장통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Tag#K뷰티#중동#중동전쟁#중동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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