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이란 정부가 3월1일(현지시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6)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정확한 사망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전날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에 의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 매체들은 하메네이가 주로 거주하는 테헤란 북부 보안구역이 폭격으로 파괴된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현지 언론들은 그가 테헤란의 집무실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40일간의 전국적 추도 기간과 1주일간의 공휴일을 선포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직후 사망설이 제기된 지 하루 만의 공식 발표다. 1989년 이후 37년간 이란 이슬람공화국 신정체제의 정점에 서 있던 인물인 만큼, 하메네이의 퇴장은 중동 정세와 이란 내부 권력 구도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37년간 신정체제 정점…이슬람공화국 ‘최종 결정권자’
1939년 이란 마슈하드 출생인 하메네이는 시아파 성직자 가문 출신으로, 이란 이슬람혁명을 이끈 루홀라 호메이니의 측근으로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1981년 대통령에 선출됐고, 1989년 호메이니 사망 이후 2대 최고지도자로 등극했다.
이란 헌법상 최고지도자는 군 통수권을 포함해 국가 정책의 최종 결정권을 행사한다. 사법부 수장과 국영 매체 경영진 임명, 대통령 임면, 사면권 행사 등 광범위한 권한을 갖는다. 종교적 권위와 정치적 권력이 결합된 자리로, 사실상 국가 최고 통치권자에 해당한다.
하메네이는 체제 수호를 위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권력 기반을 강화했다. 레바논 헤즈볼라 등 이른바 ‘저항 축’ 세력과의 연대를 공고히 하며 역내 영향력을 확대했다. 대외적으로는 핵무기 금지를 선언하는 파트와를 발표했고, 2015년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이행을 묵인하는 등 제한적 유연성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대내적으로는 반정부 시위와 개혁 요구를 강경 진압해 인권 탄압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 경제난과 대규모 시위, 미국과의 긴장 고조 속에서 공습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권 전환 기회” 언급…중동 정세 격랑
미국은 공습 직후 하메네이 사망을 확인하며 이란 국민과 군·경에 체제 전환을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인들이 나라를 되찾을 기회”라고 언급하며 추가 폭격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이란이 내부 결속을 강화하며 보복에 나설지, 권력 공백 속에서 혼란이 확대될지, 또는 체제 변화의 단초가 마련될지 복합적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특히 IRGC의 대응 수위와 이란이 지원해온 역내 무장·정치 세력의 움직임은 중동 안보 지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로 지목된다.
후계 구도 가동…전문가회의·강경 세력 역할 주목
이란 헌법에 따르면 최고지도자 유고 시 전문가회의가 후임을 선출한다. 다만 실제 권력 이양 과정에서 IRGC 등 강경 세력이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메네이는 생전 측근 인사를 유고 시 권한 대행 후보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후계 구도는 공개되지 않았다. 강경 노선이 유지될지, 제한적 개혁·협상 노선이 부상할지에 따라 대외 정책과 핵 협상 재개 여부도 달라질 전망이다.
경제 측면에서도 파장은 불가피하다. 서방 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유가 변동과 환율 불안이 겹치며 단기 충격이 예상된다.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 역시 에너지 시장 변동성 확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이어져온 이란 신정체제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대한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체제 결속과 강경 대응으로 위기를 돌파할지, 내부 재편과 외교적 출구를 모색할지는 향후 권력 이양 과정과 역내 군사적 긴장 수위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