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적을 대기하고 있는 수출 화물선.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든 악조건 속에서도 2월 수출이 30% 가까이 증가하며 역대 2월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초호황이 전체 수출을 견인하며 무역수지도 월 기준 사상 최대 흑자를 달성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6년 2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2월 수출은 674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9.0% 증가했다. 역대 2월 중 최고치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35억5000만달러로 49.3% 늘었으며, 일평균 수출이 3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252억달러 ‘사상 최대’…AI 수요·가격 급등 영향
수출 급증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었다. 2월 반도체 수출은 251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60.8% 급증하며 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157억달러에서 시작해 11월 173억달러, 12월 208억달러, 올해 1월 205억달러에 이어 3개월 연속 200억달러를 웃돌았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급증과 가격 상승이 배경이다. 2월 메모리 평균 고정가격은 DDR4 8Gb가 1년 전 1.35달러에서 13.0달러로 863% 상승했고, DDR5 16Gb는 3.79달러에서 30.0달러로 691% 뛰었다. 낸드 128Gb 역시 2.29달러에서 12.67달러로 452% 급등했다. 수요와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수출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컴퓨터 수출은 25억6000만달러로 221.6% 증가했고, 무선통신기기는 14억7000만달러로 12.7% 늘었다. 선박(22억달러, 41.2%↑)과 바이오헬스(13억1000만달러, 7.1%↑)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자동차(48억1000만달러, 20.8%↓), 자동차 부품(14억5000만달러, 22.4%↓), 일반기계(32억6000만달러, 16.3%↓)는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감소했다. 석유화학과 철강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단가 하락 영향으로 각각 15.4%, 7.8% 줄었다.
대미·대중·아세안 ‘동반 증가’…7개 지역 플러스
지역별로는 9대 주요 시장 중 7개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대미 수출은 128억5000만달러로 29.9% 늘며 역대 2월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중 수출은 127억5000만달러로 34.1% 증가했다. 아세안 수출은 124억7000만달러로 30.4% 늘며 역대 2월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유럽연합(EU) 수출도 56억달러로 10.3% 증가했다. 일본(0.6%), 중동(0.5%), 인도(8.0%)도 소폭 증가했다.
무역수지 155억달러 흑자…대외 변수는 부담
2월 수입은 519억4000만달러로 7.5%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55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2월 이후 13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부는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동지역 긴장과 미국의 관세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출입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지원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실적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한국 수출을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특정 품목 의존도가 높은 구조 속에서 자동차·기계·철강 등 전통 제조업의 부진이 이어질 경우 중소·중견기업 체감 경기는 온도 차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범부처 수출확대방안’을 토대로 올해 글로벌 수출 5강 도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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