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브랜드 ‘호카(HOKA)’의 국내 총판 사업권을 둘러싼 경쟁설이 부상한 가운데 기업들의 공식 입장은 뚜렷하게 엇갈린다.
지난해 열린 러닝 브랜드 '호카'의 팝업스토어 현장. 국내 총판권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정정숙 기자
무신사는 호카 측에 유통 의사를 전달한 사실을 인정한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이랜드월드는 구체적 검토나 협의를 진행 중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LF 역시 참여 여부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은 피했다. 이처럼 업계에서는 주요 기업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공식적으로 진행 사실을 인정한 곳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향후 총판권 향방에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후보군 가운데 실제로 ‘의사 전달’을 인정한 곳은 무신사가 유일하다. 무신사는 “호카 측에 유통에 대한 의사만 전달한 상태”라며 구체적인 협의 내용이나 계약 조건 등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공식 입찰 참여 여부나 세부 논의 단계에 대해서도 명확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무신사는 호카에 대한 브랜드 전개 적합성을 강조했다. “호카는 러닝 영역의 아이덴티티를 보유한 브랜드”라며 “무신사가 가진 온라인 플랫폼 노하우와 콘텐츠 강자로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잘 전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발 전문 편집숍 ‘킥스’를 통해 살로몬, 아크테릭스 등 프리미엄 라인과 나이키, 아디다스 등 티어가 높은 브랜드를 유통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호카는 이들 브랜드들과도 함께 어우러지는 효과가 있어 보인다”는 설명이다. 젊고 패션을 좋아하는 고객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온라인 플랫폼과 온·오프라인 유통 인프라, 컬래버레이션 기획 역량 역시 강점으로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무신사의 강점이 단순 유통망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 고객 분석과 콘텐츠 확산 구조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닝 브랜드 특성상 커뮤니티 형성과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만큼 플랫폼 중심 확산 전략이 차별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LF는 일부 질의에 대해 “답변을 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오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자체·수입·라이선스 브랜드를 폭넓게 운영해 온 축적된 경험”과 “브랜드 성격과 성장 단계에 맞춘 사업 설계 및 운영 역량을 LF의 강점이다”고 말했다. 전국 주요 상권에 구축된 오프라인 유통망과 LF몰 중심의 온라인 기반에서 유통·마케팅·고객 접점 전반에서 빠른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업계에서는 LF가 장기간 글로벌 브랜드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경험과 백화점·가두 상권 중심의 탄탄한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본다. 브랜드 통제와 가격 질서 유지가 중요한 퍼포먼스 슈즈 시장에서 안정적 운영 역량은 경쟁력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현재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사안은 없다는 입장이다.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본사에 제안서를 제출한 바도 없다. 과거 관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는 어그 등 기존 브랜드에 집중하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좋은 기회가 온다면 가능성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를 국내 시장에 안착시켜 온 경험과 백화점 중심의 유통 장악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브랜드 이미지를 프리미엄 포지션으로 유지하는 운영 능력이 검증됐다는 평가다.
이랜드월드는 보다 명확한 입장을 내놨다. “호카 국내 총판권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참여하거나 협의를 진행 중인 사안이 없다”고 밝혔다. “언론에서 언급된 내용은 당사로는 금시초문이다”고 말했다. 특정 브랜드 도입을 전제로 한 시너지나 경쟁 전략에 대해서도 “별도로 검토하거나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브랜드를 국내 시장에 맞게 로컬라이징해 성장시켜 온 실행 경험”과 뉴발란스, 푸마 등을 통해 검증된 브랜드 육성 역량을 강점으로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이랜드월드가 스포츠 브랜드를 대형화한 전례와 전국 단위 유통망, SPA·스포츠·캐주얼을 아우르는 상품 기획력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호카 본사인 데커스가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총판 운영 경험이 많고 복수의 신청자가 몰릴 경우 조건이 매우 타이트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자칫 ‘승자의 저주’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초기 조건이 과도할 경우 중장기 수익 구조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랜스패런시 마켓 리서치(Transparency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러닝화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약 457억 달러(한화 약 60조원)로 추정한다. 2035년까지 연평균 4%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스포츠 풋웨어(운동화·스키화·스니커즈 등) 시장은 2022년 약 3조 1289억원에서 2025년 3조 8523억원까지 확대됐다. 3년간 약 23% 성장한 수치로 연평균 성장률은 7.2%다.
이는 직구와 내수를 포함한 정식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통한 소매 판매 기준 집계치다.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레저 활동 증가와 건강·피트니스 트렌드 확산이 맞물리면서 러닝화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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