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1년 문을 연 파리바게트 캄보디아 1호점 전경 [SPC 홈페이지]
대한민국 외식 브랜드들이 전 세계 시장에서 단순한 매장 확장을 넘어 실질적인 상업적 성과를 거두며 한류의 지형을 다시 쓰고 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5년 외식기업 해외진출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외식 브랜드는 현재 전 세계 56개국에서 총 4,644개 매장을 운영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3,722개에서 5년 만에 약 24.8% 증가한 수치다.
주력 시장의 세대교체… 미국으로 이동한 K-외식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한국 외식 기업들의 주력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K-푸드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은 현지 경쟁 심화와 소비 환경 변화로 매장 수가 2020년 1,368개에서 2025년 830개로 크게 줄며 성장세가 꺾였다.
반면 미국 시장은 같은 기간 매장 수가 두 배 이상 늘어나 1,106개를 기록했다. 전체 해외 매장의 23.8%를 차지하며 국가별 비중 1위에 올라, 새로운 K-외식 핵심 시장으로 부상했다.
국가별 진출 비중은 미국(23.8%)에 이어 중국(17.9%), 베트남(13.7%), 필리핀(6.3%), 태국(5.0%) 순으로 나타났다.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는 여전히 전체의 36.2%를 차지하며 전통적인 강세 지역임을 유지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지역(27.4%)과 영국·프랑스 등 유럽으로의 진출도 뚜렷하게 확대되고 있다.
K-치킨·K-베이커리,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 입증

미국에 진출, 지난해 기준 약 200개 점포를 운영중인 BBQ 치킨 [공식 인스타그램]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은 특정 업종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BBQ치킨은 미국 내 약 2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빠른 속도로 외형을 확장하고 있고, 본촌치킨은 미국 전역에 400여 개 매장을 확보해 K-치킨 브랜드 가운데 가장 탄탄한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K-베이커리 분야에서도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미국 내 약 260개 매장을, 뚜레쥬르는 약 190개 매장을 운영하며 현지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이들 브랜드는 한인 상권에 머물지 않고 현지 소비층을 적극 흡수하며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해외 진출 매장의 약 64%가 치킨과 제과점 업종에 집중돼 있을 만큼, 두 분야는 K-외식 산업 성장의 양대 축으로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과거 중국·동남아 중심의 양적 팽창 단계를 지나, 이제는 미국 등 외식 선진국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과 수익성을 동시에 입증하는 질적 성장기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한다.
동남아 분식 열풍과 일본 시장 확장
동남아시아와 일본 시장에서도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롯데리아가 전국 약 250개 매장을 운영하며 ‘국민 버거’로 자리 잡았고, K-분식 대표 브랜드 두끼 떡볶이는 현지에만 약 130개 매장을 확보하며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베트남 내 한국 외식 브랜드 매장 수는 5년 전보다 37.2% 증가했다.
일본 시장 역시 확장세가 두드러진다. 현지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4차 한류 확산과 맞물리며 매장 수가 68% 이상 늘어나 시장 지배력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정부, 해외 안착 지원 강화
정부는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외식 기업의 해외 안착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진출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외식 브랜드의 해외 진출이 식자재 수출과 연계될 수 있도록 패키지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경석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외식 기업의 해외 진출은 단순한 매장 확대를 넘어 한식 문화와 식품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전략”이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실효성 있는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