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문정 코이카 캄보디아 소장(왼쪽)이 헹 수어 캄보디아 노동직업훈련부 장관과 손을 맞잡고 있다. [크메르 타임스]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과 캄보디아 정부가 손잡고 캄보디아 청년들을 한국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고숙련 인재’로 길러내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단순 노무 인력을 넘어 용접·기계·건설 등 고부가가치 기술을 갖춘 인력을 양성해, 국내 중소기업의 심각한 인력난을 해소하고 양국 경제 협력의 질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현지 영자 매체 <크메르 타임스>에 따르면, 헹 수어 캄보디아 노동직업훈련부 장관은 지난 1월 30일(현지시각) 수도 프놈펜에서 최문정 KOICA 캄보디아 소장을 만나 ‘캄보디아 산업 수요 대응 숙련 인력 양성 사업(2026~2030)’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면담은 최문정 소장이 노동직업훈련부를 방문해 이뤄졌으며, 양측은 산업 현장의 인력 수요에 부합하는 직업훈련 체계 구축과 단계별 추진 일정 등을 중심으로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업은 2024년 양측이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본격화되는 5개년 로드맵의 핵심 사업으로, 향후 캄보디아 산업 경쟁력 강화와 숙련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헹 수어 장관 “한국 표준에 맞는 고숙련 노동자 배출이 최우선”
이 매체는 이날 회의에서 헹 수어 장관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헹 수어 장관은 “고도로 숙련된 캄보디아 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캄보디아 정부의 핵심 우선순위”라고 강조하며, “이번 협력이 국가 개발 우선순위와 궤를 같이하며, 경제 성장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촉진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2024년 체결된 양해각서(MOU)를 언급하며 “우리 부처는 양국이 맺은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기술직업교육훈련(TVET) 체계를 대폭 강화해 캄보디아 국내는 물론 한국 노동 시장의 까다로운 수요를 동시에 충족시키겠다”고 밝혔다.
‘단순 노동’에서 ‘고숙련’으로… 캄보디아 TVET의 대전환
지난 1월 30일 노동직업훈련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양측은 향후 캄보디아 산업 경쟁력 강화와 숙련 인력 양성에 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크메르 타임스]
참고로 헹 수어 장관이 강조한 기술직업교육훈련(TVET)은 캄보디아 정부가 2030년 중진국 진입을 위해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정책이다. 현재 캄보디아는 노동부 산하 약 38개의 공공 훈련 기관을 통해 국가자격체계(CQF)를 운영하고 있으나, 장비 노후화 등이 숙제로 남아있다.
이에 따라 이번 프로젝트는 ▲산업 기계 ▲전기 용접 ▲건설 등 한국 기업 수요가 높은 3대 분야를 한국 산업 표준에 맞춰 전면 재설계한다.
헹 수어 장관은 특히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캄보디아 학생들이 교과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고 프로그램의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KOICA가 한국어 교육 훈련 강화에도 힘을 보태달라”고 직접 요청했다.
최문정 소장 역시 이론과 실습이 조화된 교육을 통해 이들이 한국 내 고용 시장과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코리안 드림’ 넘어 경제 동반자로… 연간 13억 달러 파급 효과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이 단순한 원조를 넘어 양국 경제에 실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캄보디아는 고용허가제(EPS)를 통해 매년 1만 명 내외의 청년을 한국에 송출하는 핵심 파트너다. 한국어능력시험(EPS-TOPIK) 응시자가 매년 수만 명에 달하고 경쟁률이 8:1을 상회할 정도로 현지의 '한국 취업' 열기는 뜨겁다.
특히 이들이 본국으로 보내는 연간 송금액은 약 13억 달러(약 1조 7,000억 원) 규모로 캄보디아 GDP의 상당 부분을 지탱하고 있다. 이번 사업을 통해 배출될 숙련 인력들이 향후 한국의 숙련기능인력(E-7-4) 비자 등으로 전환될 경우, 양국의 인적 교류는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성숙 단계에 진입할 전망이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검증된 숙련공 공급은 국내 산업계 인력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