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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24 “민단 80년은 대한민국 산업화를 떠받친 또 하나의 서사” - - 김이중 민단 단장 서면 인터뷰 - - “민단은 80년간 늘 조국과 하나였다” .. - - 민단 창립 80주년 기념식은 서울에서.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2-07 12: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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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중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단장.


”IMF 외환위기를 비롯한 많은 고비마다 재일동포들의 도움이 이어졌습니다. 조국의 민주화 여정 가운데 재일동포 청년들의 희생도 컸습니다. 전 세계 173개 대한민국 공관 중 유일하게 현지 동포들의 기증으로 설립된 아홉 개의 공관은 재일동포들의 헌신을 나타내는 증표입니다. 피와 땀과 눈물 속에서도 언제나 빛나는 애국심을 발휘해주신 재일동포들의 역사를 대한민국은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8월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밝힌 재일동포를 향한 특별메시지이다. 본지는 지난해 재일동포에 대한 대통령의 이런 관심을 반영, ‘재일동포가 남긴 유산’에 대한 재조명을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측에 제안했다.

재일동포를 비롯, 700만 재외동포에 대한 비뚤어진 시선을 조금이라도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민단의 움직임은 둔했다. 결론은 오히려 민단 예산이 전년 대비 10억원이 줄어들었다. 대통령의 재일동포에 대한 믿음과 관심을 정부 부처가 받아들이지 않은 결과가 아니냐는 재외한인학회 관계자의 반응이다.

이런 가운데 민단은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이한다. 특이한 점은 80주년 기념 무대를 서울에서 진행한다는 점이다. 본지는 김이중 민단 단장과 2차례에 걸쳐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민단 80년은 곧 재외동포의 역사이며, 동시에 대한민국 산업화와 국가 성장의 숨은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1946년 해방 직후 창단된 민단은 대한민국 건국 이전부터 재일동포 사회를 대표해 조국과 함께해 온 단체로, 김이중 민단 중앙본부 단장은 “작년 광복 80주년과 한일국교정상화 60년에 이어, 올해는 민단의 역사와 역할을 다시 조명하는 매우 뜻깊은 해”라며 “재일동포의 인권 옹호와 생활 안정, 한일 양국의 우호 증진이라는 민단의 본질적 사명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80주년 사업의 핵심은 서울에서 열리는 창단 기념식이다. 김 단장은 “민단이 대한민국 건국 이전에 창단돼 지난 80년간 재일동포 사회와 모국 발전에 기여해 왔다는 사실을 모국 사회에 분명히 알리고 싶다”며 “일본 전국의 민단 간부와 청년 동포들이 서울에 모여 ‘민단은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앞으로도 조국과 하나’라는 기본이념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념식에는 민단과 오랜 인연을 맺어온 국내외 정치·경제·사회 각계 주요 인사들도 초청된다. 김 단장은 “민단의 80년을 함께해 온 이들과 소통을 확대하고, 관계의 견고함을 재확인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행사 현장에서는 한일 양국에서 펼쳐진 민단의 주요 활동을 압축한 영상도 상영돼 참가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예정이다.

기념식 전후로는 각 지방본부와 산하단체들이 모국 방문사업을 연계해 추진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80주년을 계기로 보다 많은 재일동포들이 모국을 찾고, 대한민국의 현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민단은 이번 80주년을 계기로 영상 기록 작업에도 힘을 쏟는다. 김 단장은 “민단의 활동을 몇 가지 핵심 분야로 나눠 짧은 홍보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와 SNS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라며 “이는 대내외 홍보뿐 아니라, 앞으로 동포사회의 교과서 역할을 할 소중한 기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민단의 역사를 조명하는 특집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모국 매체를 통해 방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일본 도쿄에서 개최한 재일동포 간담회에서 김이중 민단 단장이 이 대통령에게 도자기를 선물하는 모습.


어린이 잼버리와 청년 100명 초청에 담긴 의미

김이중 민단 중앙본부 단장이 임기 내내 강조해온 키워드는 ‘차세대 육성’이다. 김 단장은 “민단의 미래는 결국 아이들과 청년들에게 달려 있다”며, 취임 이후 가장 우선적으로 차세대 사업을 직접 챙겨 왔다. 그 중심에는 재일동포 어린이 잼버리와 동포청년 100명 모국 초청 사업이 있다. 두 사업은 단순한 행사나 교류 프로그램을 넘어, 재일동포 사회의 정체성과 지속 가능성을 고민한 결과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재일동포 어린이 잼버리는 2001년부터 시작된 민단의 대표적인 차세대 사업이다. 일본에서 태어나 자라는 재일동포 초등학생들을 모국으로 초청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그동안 수많은 동포 2·3세들이 ‘처음으로 한국을 몸으로 느낀 경험’으로 기억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사업은 막대한 예산과 인력, 복잡한 일정 조율 문제로 인해 2년에 한 번 개최되는 것이 관례였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18년 이후 6년간 중단되면서, 차세대 사업의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김이중 단장은 중앙본부 단장 취임 직후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그는 “임기 3년 동안만큼은 어린이 잼버리를 매년 개최하겠다”는 공약을 공개적으로 내걸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약속이었지만, 김 단장은 이를 민단의 미래를 위한 ‘필수 투자’로 규정했다.

그 결과 2024년과 2025년에 잼버리가 연이어 개최됐고, 올해도 ‘2026 재일동포 어린이 잼버리’가 준비되고 있다. 김 단장은 “아이들이 모국의 공기와 언어, 역사를 직접 경험하는 것은 책이나 영상으로 대체할 수 없다”며 “이 경험이 훗날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를 떠올리게 하는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잼버리는 단순한 관광 일정이 아니라, 한국 역사 체험과 문화 교류, 또래 간 유대 형성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이는 ‘한국을 잘 말하게 하는 교육’이 아니라 ‘한국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하는 교육’라는 김 단장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민단은 지난해 동포청년 100명을 모국으로 초청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광복 80주년을 계기로 추진됐으며, 재일동포 청년들을 초청해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현장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초청된 청년들은 일본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역사 교육의 현장을 찾았다.

1세 선배들이 잠들어 있는 국립망향의동산을 참배하고, 독립기념관을 방문하며 대한민국의 건국과 독립, 그리고 분단의 역사를 직접 마주했다. 단순한 견학이 아닌, ‘살아 있는 역사 학습’이었다. 김 단장은 “재일동포 청년들이 조국의 역사와 선대의 희생을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때,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정체성과 책임감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포사회의 주역이 될 청년들에게 모국을 배우고 사랑하게 하는 것이 가장 느리지만 가장 확실한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업은 청년 개인의 정체성 형성뿐 아니라, 재일동포 사회 내부의 세대 간 연결을 강화하는 효과도 가져왔다는 평가다. 참가자들은 귀국 후 각 지역 민단과 한인사회에서 활동을 이어가며 ‘차세대 리더 풀’로 성장하고 있다.

민단 주최로 지난해 7월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5 재일동포 어린이 잼버리'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차세대는 선택이 아닌 ‘민단의 생존 전략’

김 단장은 재일동포 2·3세대의 활동 위축을 단순한 문제로 보지 않는다. 그는 “세대가 교체될수록 활동 방식이 달라지는 것은 세계 모든 해외동포 사회가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중요한 것은 위축이 아니라 연결을 어떻게 이어가느냐”라고 강조한다. 그에게 어린이 잼버리와 청년 초청 사업은 단발성 행사가 아닌, 민단의 정체성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핵심 수단이다. ‘언어 능력’보다 ‘경험’을, ‘의무’보다 ‘공감’을 우선하는 방식이다.

김 단장은 “차세대 육성은 미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라 민단의 존립과 직결된 문제”라며 “80주년은 과거를 기념하는 해이지만, 동시에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출발점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단은 창단 80주년을 맞아 서울에서 기념식을 개최하고, 영상 기록과 다큐멘터리 제작 등 역사 정리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김이중 단장이 가장 강조하는 성과는 눈에 보이는 행사보다, 조용히 이어지고 있는 차세대 사업이다.

그는 “아이들과 청년들이 민단의 미래”라며 “그들이 민단을 ‘부담스러운 조직’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어받고 싶은 공동체’로 느끼게 하는 것이 제 임기의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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