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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21 이운재가 찍어주자 베트남 축구가 날았다… ‘기적의 91.7%’가 韓 격침 - - 2002월드컵 전설 ‘거미손’ 이운재...현역 은퇴 후 14년 - - 지도자 내공 폭발, 한국 키커 성향 꿰뚫은 이운재의 수신호 - - 분석 없는 ‘본능’에 무너진 한국… 전설들의 ‘디테일’이 가른 아시아 3위의 향방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2-02 15: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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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이번 대회에서 강적 한국을 승부차기(7-6) 끝에 꺾고 3위 동메달을 차지했다.  피를 말리는 이날 승부차기 승리에는 2002한일월드컵 승리의 주역이자 전설적인 수문장 이운재 코치도 크게 기여했다. [베트남축구협회]


베트남 축구의 ‘코리안 매직’이 다시 한번 아시아를 뒤흔들었다. 이번엔 김상식 감독의 지략에 ‘영원한 거미손’ 이운재 코치의 치밀한 분석이 더해져 한국 축구에 뼈아픈 패배를 안겼다.

24일(한국 시각) 사우디 제다에서 열린 2026 AFC U-23 아시안컵 3위 결정전. 베트남은 객관적 전력의 열세를 뒤엎고 승부차기 끝에 한국을 7-6으로 꺾으며 3위에 올랐다. 32-5라는 일방적인 슈팅 수 차이도, 수적 열세도 ‘레전드’가 설계한 승리의 시나리오를 막지는 못했다.

데이터가 증명한 ‘레전드’의 위엄, 한국 키커들을 꿰뚫다

승부차기 돌입 직전, 긴장감이 감도는 그라운드에서 김상식(50) 감독은 골키퍼 카오 반 빈(21)을 불러 세웠다. 그리고 옆에 서 있던 이운재(53) 코치를 가리키며 짧고 굵게 물었다. “이 코치 지시에 따를 수 있지?” 베트남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이 거장들의 한마디에 카오 반 빈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베트남 선수들에게 이 코치는 신적 존재다. 1994년을 시작으로 2002년, 2006년, 2010년까지 월드컵 본선에만 네 차례 진출해 133경기를 소화하며 FIFA ‘센추리 클럽’에 이름을 올린 살아있는 전설이기 때문이다. 특히 2002 월드컵에서 한국을 4위로 이끌고, 아시안컵 3위(2000, 2007년)를 기록한 그의 경력은 선수들을 압도하기 충분했다.

25년 우정으로 뭉친 김상식 감독과 이운재 코치 [vnexpress]


2012년 현역 은퇴 이후 이 코치는 한국 U-23 대표팀(2013~2015), 국가대표팀(2016), 수원 삼성(2017~2018), 중국 U-23 대표팀(2018~2020) 등에서 지도자로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최근에는 김 감독과 함께 전북 현대 모터스(2020~2023)에서 호흡을 맞추며 K리그 우승을 일궈내기도 했다. K리그 시절 12번 중 11번을 승리하며 경이적인 승부차기 승률(91.7%)을 자랑했던 이 코치는 이번에도 한국 키커들의 성향을 꼼꼼히 분석했다. 이 코치가 방향을 지시하면 벤치의 후보 선수가 수신호로 전달했고, 카오 반 빈은 6번 중 3차례나 방향을 정확히 읽어낸 끝에 배현서의 킥을 막아내며 ‘제다의 기적’을 완성했다.

반면, 한국 수문장 황재윤의 대처는 뼈아픈 실책에 가까웠다. 별도의 상대 분석이 이뤄지지 않은 듯, 황재윤은 베트남이 킥을 하는 여섯 번 내내 자신의 오른쪽으로만 몸을 날리는 단조로운 패턴을 반복했다. 하지만 베트남 키커들은 보란 듯이 그 반대 방향으로 공을 꽂아 넣으며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정보력과 심리전 모두에서 완패한 순간이었다.

25년 우정으로 뭉친 ‘김상식 사단’, 관록의 서술형 디테일

이번 돌풍은 김상식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초호화 ‘코리안 스태프’가 일궈낸 합작품이다. 김 감독과 이운재 코치는 2000년부터 2007년까지 국가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절친한 동료 사이다. 두 사람의 깊은 신뢰는 2024년 5월 김 감독이 베트남 지휘봉을 잡으며 이 코치를 전격 영입, ‘김상식호’의 핵심으로 합류하면서 결실을 맺었다.

김 감독은 한국 축구의 정수를 모은 코치진을 통해 베트남에 자신의 철학을 이식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골 넣는 수비수’로 활약한 이정수 수석코치는 베트남의 고질적인 약점인 수비 조직력을 보강하며 한국의 파상공세를 끝까지 버텨내는 단단한 방패를 구축했다.

남궁도 코치는 공격진의 세밀한 움직임을 지도해 날카로운 역습 전술을 완성했고, 윤동헌 피지컬 코치는 고온다습한 환경 속에서도 선수들이 연장전까지 대등하게 뛸 수 있는 체력을 유지시켰다. 김 감독을 포함해 이운재, 이정수 등 코치진이 보유한 월드컵 본선 출전 횟수만 총 6회에 달하는 이들의 노련함은 수적 열세 속에서도 베트남 선수들이 평정심을 잃지 않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굴욕’의 한국, ‘환희’의 베트남… 김상식이 웃지 않은 이유

23세이 이하 아시안컵 대회 3위를 마치고 금의환향한 김상식 감독 [VNA]


한편, 한국 축구로선 굴욕적인 결과였다. 2년 전 인도네시아에 패해 파리 올림픽 자격이 좌절된 데 이어, 이번엔 베트남에 무릎을 꿇었다.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디테일’에서 밀린 한국 축구에 거센 비판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반면 베트남의 영웅으로 우뚝 선 김상식 감독은 승리 직후에도 좀처럼 웃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베트남 현지 매체들은 김 감독이 “승리해서 기쁘지만, 모국인 한국을 상대로 이긴 상황이라 마음껏 환호하기가 조심스러웠다”며 끝까지 예우를 갖춘 점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실력과 매너를 모두 보여준 김상식 사단의 활약에 베트남 전역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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