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성혁 대표
천연 버섯가죽이 상업 생산을 위한 글로벌 인증을 확보하며 본격적인 사업화 단계에 돌입할 태세다. 업계 기대주로 꼽히는 헤리팜스(대표 임성혁)는 최근 양산 공정 가동성을 중심으로 한 실증 단계에 착수하며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고 있다.
버섯 균사체 기반 대체가죽 소재를 개발하는 헤리팜스는 지속가능성과 친환경이라는 메시지를 넘어 기술 검증과 산업 적용 가능성을 전면에 내세운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체가죽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현재 시판되는 비건 가죽의 상당수는 합성섬유 기재에 폴리우레탄 코팅을 적용한 구조에 머물러 있다. 외형상 가죽과 유사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 기반 소재 비중이 높아 친환경성과 탄소 감축 효과 측면에서는 한계를 지닌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소재 평가 기준을 고도화하며 추적성 검증과 Scope 3 탄소 관리 여부를 주요 거래 조건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비동물성 소재인지 여부를 넘어, 공급망 전반의 탄소 배출 수준과 제조 공정의 투명성을 입증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헤리팜스는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소재 구조와 생산 체계를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소재 설계 단계부터 공정 관리, 데이터 기반 검증까지 아우르는 체계를 통해 지속가능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천연 가교 기술·글로벌 인증 확보
헤리팜스는 균사체 네트워크 위에 해조류 유래 알긴산을 적용하고, 칼슘 이온 반응을 유도하는 천연 가교 기술을 개발하며 기존 대체가죽과의 기술적 차별화를 이뤘다. 알긴산이 균사 사이를 연결해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화학 가교제나 합성 코팅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기술은 글로벌 특허로 보호되고 있으며 기존 인조가죽이나 바이오 코팅 소재와 명확히 구분된다.
이 기술을 적용한 균사 가죽은 국제 시험기관의 바이오매스 함량 검사에서 80% 이상을 기록하며 소재 대부분이 생물 기반 원료로 구성됐음을 입증했다. 유해물질 독성 시험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아 국제 공인 OEKO TEX 인증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Net(신기술 우수성 인증)를 획득하며 공공 조달시장 진입 기반도 마련했다. 이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소재 도입 전 실제로 확인하며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Scope 3 탄소 관리, 소재 기술의 전환
Scope 3 탄소 관리는 원자재 조달부터 제조, 운송, 사용, 폐기까지 공급망 전반에서 발생하는 간접 탄소 배출을 의미한다. 패션과 소재 산업에서는 전체 탄소 배출의 70% 이상이 이 영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브랜드들은 환경 메시지가 아닌 수치와 데이터로 검증된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임성혁 헤리팜스 대표는 이 지점을 기술 개발의 출발점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천연 소재로 가죽 구조를 만들면서도 다시 화학물질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며 “강도를 확보하기 위해 합성 가교제를 사용하는 순간 대체가죽의 의미가 사라진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원료 구성의 투명성, 바이오 기반 비율, 전과정 평가 데이터, 공정 안정성 여부는 이제 거래를 위한 기본 조건이 되고 있다. 비동물성이라는 개념만으로는 글로벌 시장 진입이 어려운 구조로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헤리팜스는 기술 개발의 출발점부터 구조적 전환을 선택했다.
회사는 균사체가 스스로 형성하는 3차원 생물학적 네트워크 구조에 주목했다. 균사체는 적절한 조건에서 배양할 경우 섬유와 유사한 조직을 형성할 수 있다. 기존 동물가죽은 크롬 가교를 통해 내구성을 확보해 왔지만 환경오염과 유해성 논란이 뒤따랐다. 대체가죽 역시 화학 코팅에 의존하며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내 왔다.
조달시장 실증을 통한 상업화 전략
헤리팜스가 현재 가장 집중하는 과제는 균사 가죽의 양산 공정 안정화다. 균사체는 생물 소재 특성상 배양 조건에 따라 두께와 밀도, 표면 균일성에 편차가 발생하기 쉽다. 이러한 변수를 통제하지 못하면 산업용 수요나 글로벌 브랜드가 요구하는 품질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 회사는 두께와 밀도 관리, 오염 제어, 반복 재현성 확보를 핵심 연구 과제로 설정하고 실증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상업화 전략으로는 공공 조달시장 진입을 선택했다. 신기술 인증을 기반으로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검증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이를 글로벌 브랜드 협업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임성혁 대표는 “연구소 시험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의 반복 검증”이라며 “조달시장에서 축적된 경험과 개선 과정이 글로벌 브랜드를 설득하는 가장 강력한 자료가 된다”고 말했다.

천연, 말보다 검증된 추적성에 있다
한편 천연염색과 친환경 잉크 기술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헤리팜스의 접근은 신중하다. 임 대표는 “천연염색은 기술적으로 난도가 높고 상업적으로 충분히 검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매염과 침전 문제에 대한 설명 없이 천연이라는 표현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팅과의 결합 역시 공정 정의와 인증 없이는 산업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헤리팜스는 단일 소재를 판매하는 기업이 아니라 공정과 인증 체계까지 포함한 산업적 신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임성혁 대표는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재가 되는 것”이라며 “버섯가죽과 천연 소재가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공정과 데이터로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콘셉트 경쟁을 넘어 기술 검증과 양산 능력이 요구되는 단계에 접어든 대체가죽 시장에서, 헤리팜스의 행보는 시장이 요구하는 방향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친환경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공정과 데이터로 경쟁하는 시대, 균사 가죽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게 될지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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