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션은 빠른 성장과 확산의 시기를 지나, 브랜드의 기준과 지속성이 평가받는 성숙기로 접어들었다. 트렌드와 가격 경쟁보다 ‘왜 선택 받는가’에 대한 질문이 중요해지면서, 시장은 브랜드의 태도와 철학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소셜 플랫폼이 패션 소비와 브랜드 발견의 핵심 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실시간 소통과 신뢰 구축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개인 플랫폼의 확산은 K-패션 시장에 빠른 성장의 기회를 제공했지만, 동시에 브랜드 간 경쟁의 밀도를 크게 높였다. 브랜드 수가 급증한 환경 속에서 소비자는 더욱 신중해졌고, 옷을 선택하는 기준 역시 단기 유행에서 가치와 경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마텔라는 트렌드 추종이나 단기 성장보다, 해가 지나도 다시 찾게 되는 옷을 브랜드의 기준으로 삼았다.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자신만의 정체성을 구축하며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마텔라 서로빈 대표를 만나, 변화하는 K-패션 시장에 대한 브랜드의 철학을 들어본다.
- 소비자 인식과 K-패션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
“K-패션은 외형적으로는 여전히 활발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분명히 국면이 바뀌었다고 판단한다. 과거처럼 빠른 확장과 양적 성장이 중심이 되기보다는, 브랜드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되는지, 지속 가능한 구조를 갖췄는지가 더 중요해진 단계에 들어섰다고 봤다.
개인 플랫폼의 영향으로 브랜드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선택지는 많아졌지만, 그만큼 소비자는 이전보다 훨씬 신중해졌다. 단순히 눈에 띄는 디자인이나 가격만으로는 선택받기 어려워졌고, 시장은 자연스럽게 선별의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소비자 인식에서도 분명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디자인의 새로움이나 트렌드 반응이 구매를 결정짓는 주요 요소였다면, 최근에는 이 가격이 왜 형성됐는지, 이 옷을 얼마나 오래 다시 입게 될지를 묻는 소비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단기적인 만족보다는 사용 경험과 지속성을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한 것이다. 감성적인 메시지만으로는 설득이 어려운 시장으로 변했고, 브랜드가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 기준을 갖고 있는지가 점점 더 중요해졌다고 체감한다.”
- K-패션 내 브랜드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시장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고 봤다. 하나는 빠른 트렌드 반영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영역이고, 다른 하나는 옷을 선택할 때 브랜드의 가치와 신뢰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영역이다. 최근 소비자들은 신상품을 계속 구매하기보다, 이미 입어본 브랜드 중에서 다시 손이 가는 옷을 기준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한 번의 구매 경험을 통해 신뢰가 형성되면, 그 브랜드를 반복적으로 찾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뚜렷한 기준 없이 트렌드와 가격 사이에 머물러 있는 브랜드들은 점점 선택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판단된다. 빠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분명한 가치도 제시하지 못하는 중간 지대의 브랜드들은 갈수록 더 어려운 환경에 놓일 수밖에 없다. 브랜드가 어떤 영역에 서 있는지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소비자 기억 속에서 쉽게 잊히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 변화 속에서 마텔라는 어떤 선택을 했나.
“마텔라는 처음부터 해가 지나도 다시 찾게 되는 옷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즉각적으로 반영하기보다는, 유행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자연스럽고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옷을 만드는 것을 브랜드의 기준으로 설정했다. 시즌이 지나도 옷장 속에서 다시 꺼내 입게 되는 옷이야말로 브랜드가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기반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고객들의 반응을 보면 이러한 방향성이 잘 전달되고 있다고 느낀다. 옷을 주기적으로 정리하는 고객들도 많지만, 마텔라 제품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버리지 않고 다시 찾게 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유행을 타지 않아 질리지 않고, 몇 해가 지나 다시 꺼내 입어도 여전히 마음에 든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브랜드에 대한 기대와 신뢰 역시 함께 형성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 경험을 만들기 위해 중요한 요소라면.
“디자인은 물론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봉제 방식, 패턴의 균형, 부자재 선택 등 제품의 완성도를 구성하는 모든 과정이 중요하다고 봤다. 고객들 역시 이러한 요소들을 점점 더 꼼꼼히 살피고 있으며, 상품을 선택하는 기준 자체가 높아지고 있다고 느낀다.
이런 기본 요소들이 충족돼야 시간이 지나도 옷의 가치가 유지되고, 오래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이 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클래식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마텔라 만의 한 끗 차이 디테일을 담아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과하지 않지만 분명히 다른 지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이 디테일은 내부 기준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실제 착용 경험과 피드백을 통해 다듬어진다. 그래서 항상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반응을 제품에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다.”
“플랫폼 중심으로 할인 경쟁이 심화되는 국내 시장 환경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플랫폼 영향력이 커지고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다만 이런 환경일수록 브랜드는 할인 폭을 키우는 단기적인 전략보다,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남길 수 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속도는 느릴 수 있지만, 결국 오래도록 고객의 기억에 남는 브랜드가 더 멀리 간다고 생각했다.”
- 마텔라의 향후 방향은 무엇인가.
“마텔라는 단기적인 트렌드를 앞서가거나 유행을 주도하는 브랜드이기보다, 고객의 실제 삶과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옷을 만드는 브랜드로 남고자 한다. 옷을 입는 순간 스스로를 존중받고 있다는 감각을 느끼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선택이 옳았다는 확신과 만족이 쌓이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마텔라가 지향하는 가치다.
단순히 처음 입었을 때의 인상보다, 반복해서 착용할수록 신뢰가 깊어지는 옷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눈에 띄는 화려함이나 과도한 장식보다는, 착용감과 실루엣, 소재와 마감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품격과 완성도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보고 있다.”
“모든 브랜드가 같은 속도로 성장하거나 동일한 방식으로 확장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마텔라는 빠른 외형 성장이나 단기 성과보다, 브랜드가 지켜야 할 기준을 하나씩 설정하고 이를 꾸준히 축적해 나가는 방식을 선택해 왔다. 제품 기획과 생산, 고객과의 소통 전반에 이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신뢰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방향성을 흔들지 않고 신뢰를 차분히 쌓아가는 것이 가장 안정적인 성장 경로라고생각 한다. 마텔라는 유행이나 환경 변화에 휩쓸리기보다, 자신만의 속도로 기준을 이어가며 브랜드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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