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ks26 사라질뻔 한 ‘상해 임정 청사’...복원 스토리 재조명 - - 삼성의 ‘숭산(嵩山) 프로젝트’, 직원 제안으로 복원 추진 - - 한·중 협력으로 1920년대 원형 재현… 1993년 준공 - - 이후 중국 전역 한국 문화재 조사로 확산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1-10 09:33:56
기사수정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외관. 왼쪽부터 ▲복원전 ▲복원직후(1993년) ▲최근 모습. [삼성전자]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는 오늘날 한국 독립운동사의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 건물은 한때 민가로 전용되며 원형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돼, 자칫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 임정 청사가 1993년 원형에 가깝게 복원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삼성물산 직원들의 자발적 제안에서 출발한 이른바 ‘숭산(嵩山) 프로젝트’가 있었다.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는 1926년 7월부터 1932년 4월 임시정부가 항저우로 이동하기 전까지 약 6년간 임정의 핵심 공간으로 사용된 곳이다. 하지만 광복 이후 오랜 세월 동안 민가로 활용되면서 구조와 내부는 크게 훼손됐고, 임시정부의 흔적은 점차 희미해졌다.

삼성물산은 1990년대 초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하이 임정 청사의 실태를 접하게 된다. 특히 1990년 12월, ‘잘못 소개된 우리의 역사’라는 제목의 사내 책자 발간을 계기로 국민기업으로서 문화·역사 사업을 확대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사내 이벤트 현상공모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중국 출장을 다녀온 당시 유통본부 영업담당 이재청 부장이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복원’을 제안했고, 이 안은 대상에 선정돼 경영회의를 통과했다. 프로젝트는 한국의 정통성과 독립운동 정신을 되살린다는 의미를 담아 ‘숭산(嵩山) 프로젝트’로 명명됐다.

사전 조사 결과 복원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려지자, 삼성물산은 문화부와 독립기념관의 협조를 얻어 1991년 상하이시 측과 공식 복원 합의서를 체결했다. 당시 건물에 거주하던 주민들에게는 이주 비용을 지원하며 이전을 완료했고, 이후 계단과 창틀 등 세부 구조까지 1920년대 자료를 토대로 정밀 복원에 나섰다.

또한 1920년대에 사용됐던 탁자와 의자, 침대 등을 수소문해 확보해 회의실, 집무실, 접견실, 요인 숙소 등을 임시정부 시기 모습 그대로 재현했다.

복원 공사는 1993년 4월 13일,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에 맞춰 마무리됐다. 준공식에는 김신 전 교통부 장관, 안춘생 전 광복회장, 윤주웅 씨 등 독립운동가 후손과 정부·학계·재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윤주웅 씨는 감사 편지를 통해 “임시정부 청사가 복원되는 모습을 보며 가슴 벅찬 감회를 느꼈다”며 삼성물산과 관계 기관에 감사를 전했다.

복원된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의 내부. 왼쪽 상·하단은 복원직후(1993년), 오른쪽 상·하단은 최근 모습.


삼성물산의 활동은 임정 청사 복원에 그치지 않았다. 이후 중국 전역에 흩어져 있던 한국 관련 문물·전적·유적지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여 1400여 건의 문화재를 발굴했고, 이를 정리한 자료집을 중국과 국내에서 발간했다.

상하이 임정 청사 복원은 기업의 해외 진출 과정에서 이뤄진 단순한 사회공헌을 넘어, 민간이 주도해 역사와 정체성을 되살린 사례로 평가된다. 오늘날 상하이 임정 청사가 한·중 양국은 물론 전 세계 한인들에게 살아 있는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남아 있는 배경에는, 1990년대 초 ‘숭산 프로젝트’를 선택한 기업과 구성원들의 결단이 자리하고 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new.kscn.co.kr/news/view.php?idx=10945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1,105. 월요편지 삶의 희로애락만큼 가을도 깊어갑니다.
  •  기사 이미지 ks06 다년간 지도경력 원장직강 (함수학4층, JYP영어2층)
  •  기사 이미지 1,104. 월요편지 가을도 삶도 아름답고 맛있게 익어갑니다.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