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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24 베이징 소비시장을 움직이는, 조선족 기업가 ‘신성순’ - - 2014년 창업세대가 본 中 유통 격변기…온라인에서 오프라인까지 - - “중국 소비자, 이제는 유럽 만큼 까다롭다” “국적보다 품질”… 까다로워진 중국 소비자 기준 변화 - - 조선족 네트워크, 韓 기업 중국 진출의 ‘플랫폼’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5-12-20 11: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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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순 중국 북경양자동력무역유한회사 대표가 베이징 북경양자동력무역유한회사 CI 앞에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황복희 기자]


지난 11월 21일, 중국 베이징 왕징 SOHO의 북경양자동력무역유한회사 사무실. 한국 식품·음료·건강기능식품을 중국 전역에 유통하는 신성순 대표(申星淳)는 차분하면서도 단단한 어조로 중국 소비시장의 변화와 조선족 기업인으로서 성공 스토리를 풀어나갔다. 그날 창 너머로 보이는 왕징의 고층 건물처럼, 그의 10년 사업 성장기는 중국 시장의 굴곡과 함께 해온 여정이었다.

신 대표가 회사를 창업한 것은 2014년. 당시 중국 정부가 젊은 창업을 장려하던 시기였고, 그는 온라인 시장을 먼저 택했다. 징동·티몰·타오바오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무렵이었다. 호주 분유, 뉴질랜드 우유, 중국 장난감 등 다양한 품목을 온라인 중심으로 판매하며 기반을 다져나갔다. 그는 당시 시장을 “온라인이 훨씬 ‘핫’한 시기였다”고 회고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 구조는 다시 오프라인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5년 전부터 중국 대형 마트와 편의점 체인들이 식품·음료 품목을 적극 확장하면서, 그는 오프라인 시장으로 발 빠르게 전략을 전환했다. 현재 회사는 FamilyMart, LAWSON, Ole, 화룬완자, 허마셴성(盒马鲜生) 등 중국 전역의 대형 체인과 협력하며, 약 1400여 유통 채널과 연결돼 있다. 입점 매장 수는 “수만 곳에 달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운영하는 회사 구조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북경양자동력무역유한회사는 왕징 SOHO를 거점으로 OKF 음료, 락토핏 유산균, 삼육두유, IVENET 영유아 간식, LOTTE 식품 등 100여 개 브랜드를 취급하는 종합 유통사로 발전했다. 온라인에서는 징동, 티몰, 틱톡, 핀둬둬, 샤오홍슈 등이 핵심 플랫폼이며, 오프라인에서는 중국 주요 도시의 체인점과 협력관계를 맺어 월 매출이 천만 위안을 넘는다.

이날 인터뷰에서 또하나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신 대표가 전해준 중국 소비자의 변화였다.“중국 소비자는 제품을 선택할 때 더이상 특정국가를 우선으로 보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품질 그 자체”를 기준으로 삼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성분, 안전성, 원산지, 가격에 대한 감식안이 높아져 선택 기준이 매우 까다로워졌다는 설명이다. 한국·일본·유럽이라는 국적이 구매의 기준이 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는 것이다. 전 세계 제품을 손쉽게 접하게 되면서, 그만큼 제품을 보는 ‘시선’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따라서 한국 기업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에서 널리 알려진 브랜드라도 중국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례로 삼다수의 경우 한국에서는 국민 생수로 알려져 있지만, 중국 소비자 상당수는 이를 잘 알지 못한다. 그는 “중국 소비자는 이미 너무 많은 세계 브랜드를 경험했다.‘한국 제품이니까 잘 팔릴 것’이라는 믿음은 20년 전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런 인식 차이는 한국 기업의 중국 시장 전략이 가끔 현실과 어긋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신성순 대표가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중국 전역에 유통시키고 있는 자신의 제품군 앞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중국 시장의 구조적 특성도 한국 기업이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부분으로 그는 언급됐다. 중국은 도시가 많고 지역이 넓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가격 시장으로 통합돼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하얼빈에서 특정 가격으로 판매되는 제품 정보가 전국적으로 실시간 공유되기 때문에, 지역별 가격 차별화 전략이 거의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보의 흐름이 너무도 빠르기 때문에 가격 변동이 잦은 브랜드는 소비자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신 대표는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회사 운영의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있다. 시장이 어렵고 소비가 위축됐던 2023~2024년에도 제품 가격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업황이 불안정할수록 가격 변동이 적은 브랜드가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코로나 시기에도 OKF 음료가 꾸준한 매출을 유지했던 배경에는 이러한 정책적 일관성이 자리하고 있다.

신 대표는 조선족 기업가로서 정체성도 중요하게 거론했다. 그는 월드옥타 베이징 지회 이사장을 맡고 있고, 동시에 베이징 조선족기업협회 상무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베이징의 조선족 기업인은 협회 회원만 약 200명에 이른다.

비가입 기업인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많아진다. 업종 역시 건축, 복장, 요식업, 여행업, 유통업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아우른다. 그는 “조선족 기업들은 두 협회에 동시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자연스럽게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회사 운영 철학에도 조선족 특유의 공동체 의식이 녹아 있다. 사무공간 곳곳에 직원 휴식·복지를 위한 시설이 마련돼 있는 데 대해, 그는 “직원들이 회사를 하나의 ‘가족’처럼 느껴야 한다”고 답했다.

신 대표는 한국 기업인들에게 “중국은 여전히 기회가 많은 시장”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그 기회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과거의 성공을 반복하려는 방식이 아니라, 지금의 중국을 새롭게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소비자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품질 감식안은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유통 구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동시에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도를 읽지 못하면 브랜드 생명력을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고 그는 진단했다.

“조선족 기업가는 한국도, 중국도 모두 잘 이해하는 것이 강점”이라며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성공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그의 말을 끝으로 이날 인터뷰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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