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광장시장 내 패션·뷰티 브랜드의 인기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바가지 논란’으로 여론의 도마에 오른 광장시장이 전통시장 이미지 흔들림과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 내 패션·뷰티 브랜드 매장들은 외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꾸준한 유입과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며 새로운 리테일 상권으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지난 9일 기자가 현장 취재 결과, 논란 이후에도 시장 내 트래픽은 체감상 크게 줄지 않았다. 오히려 내국인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더 쉽게 눈에 띄었다.
한 노점상 관계자는 “바가지 논란 보도 이후 영향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내국인은 일부 줄었고 외국인 고객은 큰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바가지 논란으로 전통시장에 대한 신뢰는 흔들리고 있지만, 패션·뷰티 리테일의 성장 흐름은 다른 궤도를 그리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높은 소비력, 브랜드 진입 경쟁, 2층 공간 확장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맞물리면서 광장시장은 ‘먹거리 중심 전통시장’에서 ‘리테일 복합 상권’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올해 대명화학 계열사들이 전개하는 뷰티·패션 브랜드가 서문 인근에 대거 입점하면서 신흥 리테일 상권으로 급부상했다.
평수 대비 ‘이례적 고매출’…월 2억~5억 기록
현재 광장시장에 입점한 패션·뷰티 브랜드들의 11월 기준 월 매출은 2억~4억 원대, 서문 초입에 위치한 뷰티 플랫폼 ‘오프뷰티’는 4~5억 원대 최상위 매출을 기록 중이다. 전통시장이라는 입지와 브랜드별 약 20평 내외 규모를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 3월 ‘오프뷰티’를 기점으로 7월 패션 브랜드 ‘코닥어패럴’, 10월에는 ‘마뗑킴’, ‘마리떼프랑소와저버’, '세터' 등 5개 브랜드가 복합 매장 형태로 연이어 입점하며 시장 내 패션·뷰티 클러스터가 형성됐다.
브랜드들은 전통시장 특성과 외국인 소비 패턴을 고려해 40~70% 할인 상품을 전면에 배치했다. 현재 매장 방문객 중 외국인 비중은 50~70%에 달한다. 마뗑킴 매장은 시장 분위기를 담은 음식 포장용 스티로폼 박스를 활용한 위트 있는 상품 포장 제품으로 20~30대 외국인 고객의 사진 촬영과 체류 시간을 늘리며 흥미를 끌기도 했다.
시장 서문에 위치한 오프뷰티 매장은 월 4~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내년 신규 출점 경쟁 가열…올리브영·라이프 합류
광장시장의 패션·뷰티 상권 확대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진행 중인 시장 내 2층 보수 공사가 내년 4월 마무리되면 운영 공간은 더 넓어진다. 올리브영이 내년 4월 2층 신규 입점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 광장마켓점 2층과 연결된 공간 역시 복수 브랜드와 입점 협의가 진행 중이다.
광장시장 공략에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은 대명화학 계열이다. 오프뷰티를 운영하는 큐앤드비인터내셔날은 오는 19일부터 노스페이스 마켓점 인근에서 워크웨어 브랜드 ‘디월트 헤리티지’ 팝업스토어를 연다. 해당 공간은 내년 4월 정식 매장인 신규 브랜드 ‘라이프’로 전환될 예정이다.
특히 서문 인근은 패션 브랜드 출점 경쟁이 가장 치열한 구간이다. 그만큼 임대료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 패션 브랜드 관계자는 “광장시장에 들어가기 위한 대기 수요가 상당하다”며 “월세가 기존 대비 2배 이상 호가를 부를 정도로 뛰었고, 계약 기준도 표준화돼 있지 않아 사실상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와 같은 구조가 계속되면 지나친 임대료 상승으로 상권의 지속 가능성이 훼손될 수 있어, 일정 수준의 시정 조치나 기준 정립이 필요해 보인다”고 토로했다.
광장시장 먹거리 노점 현장.
바가지 논란 이후 빠른 신뢰 회복 조치
한편 광장시장은 지난 11월 순대 바가지 논란 이후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8000원어치 순대를 주문했으나 임의로 고기를 추가해 1만 원을 요구받았다는 유튜브 영상이 공개된 이후, 유사 사례가 잇따라 보도되며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
논란은 주로 노점에서 발생했다. 이후 ‘광장시장 총상인회’는 노점 위주의 ‘광장전통시장 총상인회’ 측에 3억 원대 손해배상 관련 내용증명을 전달하며 내부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정부가 빠른 신뢰 회복에 직접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서울시·종로구청·상인회와 간담회를 열고 가격표시제 이행 강화, 위생·메뉴표시 점검, 상인 친절 교육 확대, 외국인 응대 체계 보완 등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확산되던 논란에 일단 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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