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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30 “착취 위에 선 패션산업” 앰네스티, 노동자 권리 보호 촉구 - - 방글라데시·인도·파키스탄·스리랑카 20개 공장 심층조사 - - EU 공급망 인권·환경 실사법 후퇴와 맞물려 논란 확산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5-12-01 06: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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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네스티인터내셔널이 방글라데시, 인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주요 의류 생산국의 공장 노동권 실태를 정조준하며 글로벌 기업들을 향해 “말뿐인 인권 정책을 멈추고, 결사의 자유를 실제로 보장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방글라데시·인도·파키스탄·스리랑카의 섬유패션 노동자 권리 침해가 심각하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앰네스티는 27일(현지시간) 두 건의 신규 보고서를 발표하며 글로벌 텍스타일 브랜드와 4개 산출국 정부에 “노동자의 권리 보호와 생활임금 보장을 위한 즉각적 조치”를 촉구했다. 이 발표는 유럽연합이 최근 기업 공급망 인권·환경 실사법(CSDDD)을 대폭 후퇴시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직후에 나와, 규제 약화를 ‘기회’로 삼으려는 기업과, 오히려 자발적 책임 강화를 요구하는 인권단체 간 충돌을 본격화시키고 있다.

앰네스티는 이번에 발표한 두 보고서에서 인도·방글라데시·파키스탄·스리랑카의 20개 의류 공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와 노조 활동가 등 약 90명을 인터뷰했다. 보고서들에서 다음과 같은 공통 패턴을 지적한다. 노조 설립을 시도한 노동자들이 해고·감봉·블랙리스트에 올라 다른 공장 취업까지 막는 광범위한 탄압이 다수 발견됐다. 관리자나 용역 인력이 노조 조직자에게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거나, 가족까지 협박하는 경우와 계약직·비공식 고용을 통해 노동자를 분절시키고, 노조 가입 시 계약 연장·재채용을 막는 방식의 ‘보복’도 빈번했다.

일부 방글라데시·스리랑카의 경제특구에서는 노조 대신 권한이 제한된 복지위원회나 ‘노동자 위원회’를 만들어, 집단행동을 사실상 봉쇄하는 사례도 포착됐다. 앰네스티는 “패션 산업은 저임금 노동 착취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산출국 정부가 “브랜드 주문을 확보하기 위해 낮은 임금과 반 노조 환경을 사실상 경쟁력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번 보고서는 특히 여성이 다수인 의류 산업 노동구조가 젠더 차별과 결합하면서, 침묵을 강요하는 메커니즘을 강화한다고 짚는다. 앰네스티의 관련 캠페인 페이지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인도 등 남아시아에서는 의류산업이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 통로 역할을 하지만, 그 대가로 최저임금 수준 또는 그 이하의 급여, 장시간 노동, 성희롱과 성폭력, 임신·육아 시 차별 등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여성 노동자들은 생계 책임과 돌봄 노동을 동시에 지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활동 참여가 곧 가족 생계 위협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침묵의 구조”에 더욱 갇히게 된다.

앰네스티는 현장 조사와 함께, 글로벌 패션·소매 브랜드 21곳에 설문조사를 보내 결사의 자유 보장을 위해 어떤 정책·감시·조치를 하고 있는지 질의했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다수 기업이 부분적이거나 불충분한 정보를 제공했으며, 실제 공장 수준에서 정책이 작동하고 있는지 검증하기는 어려웠다.

소싱 저널 등의 추가 보도에 따르면, 설문에는 H&M, 인디텍스, PVH, 리바이스, 마크스앤스펜서 등 주요 글로벌 브랜드가 포함됐다. 예컨대 마크스앤스펜서는 응답한 172개 의류 공급업체 중 노조가 존재하는 곳이 5곳에 불과했고, 인도·파키스탄 소재 공장에는 단 한 곳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앰네스티는 특히 ‘구매 관행(purchasing practices)’을 문제의 핵심으로 꼽는다. 원가·납기·품질 압박이 극단적으로 높아지면, 공급업체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조 활동을 억누르고, 비공식 고용·초과노동·보복성 해고로 대응하게 된다. 보고서는 이런 구조가 UN 기업과 인권 이행지침(UNGPs) 상의 기업 책임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한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앰네스티 보고서 발표 시점이 EU의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보고 규제 후퇴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13일, 유럽의회는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과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D)에 대한 완화안을 통과시켰다.
 
Tag#섬유패션#텍스타일#E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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