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성호 EBS 총괄프로듀서가 샌프란시스코&베이 지역 한인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SF한인회]
샌프란시스코&베이 지역 한인회(SF한인회, 회장 김한일)는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지난 11월 1일 샌프란시스코&베이 지역 한인회관에서 한국교육방송공사(EBS) 허성호 총괄프로듀서(CP)를 초청, ‘재미동포를 위한 우리 역사’라는 주제로 특강 및 청소년 참여 프로그램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본 행사는 지난달 반크(VANK) 박기태 단장 초청 강연에 이은 연속 기획으로 진행되었으며, 북가주 지역 한인 150여 명이 참석해 좌석이 가득 찬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허성호 CP는 서두에서 “역사는 왕 이름과 연도를 암기하는 공부가 아니라 ‘공동의 기억’을 통해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힘”이라고 규정하며, 개인의 직접·간접 경험이 역사 인식과 철학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강조했다. 그는 독도·동해·일본군 ‘위안부’ 등 한국 근현대사의 핵심 현안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온 경험과 EB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The Great Minds)’ 총괄 제작 과정, 세계 석학·노벨상 수상자 인터뷰 캐스팅 비하인드 등을 소개하며 “사실에 근거한 교육과 설득이야말로 다음 세대를 위한 최선의 역사교육”이라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는 한국 독립운동의 성지’라는 중심 주제의 강연에서, 그는 미주 한인 독립운동이 샌프란시스코를 거점으로 확장된 역사적 배경을 ▲언론·집회의 자유가 보장된 환경 ▲당시 일제의 상대적으로 느슨한 감시 ▲환태평양 교통·통신망의 지리적 요충성으로 설명했다. 이어 1900년대초 친목회–공립협회–국민회로 이어지는 조직 변천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1908년 장인환·전명운 의사의 스티븐스 저격 이후 하와이·북가주 한인 단체가 ‘대한인국민회’로 대통합되며 샌프란시스코 본부 체제가 구축된 과정을 짚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한인사 120년의 정수는 ‘통합’이며, 분열의 국면마다 더 큰 통합으로 도약했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허성호 EBS 총괄프로듀서 초청 강연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SF한인회]
강연에서는 한인회관에 조성된 동상 인물들의 실제 행적과 공헌이 구체적 사례로 소개됐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세계 한인 대통합’ 전략과 상하이 임시정부 활동, 이대위 목사의 언론·교육·종교 네트워킹과 신한민보 편집·발명(인쇄 활자) 활동, 장인환·전명운 의사의 항일 의거, ‘라이스킹’ 김종림 선생의 대규모 독립자금 조달과 비행학교(1919~1920년대) 시도, 유한양행 설립자 유일한 박사의 사상·사업·군사 독립운동(필라델피아 한인대회·대규모 기부·OSS 작전 참여) 등이 대표적이다. 허성호 CP는 “이들 모두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조직·재정·외교·여론’의 4축을 구축하며 임시정부 존속과 항일 네트워크의 대동맥을 유지했다”고 요약했다.
또한 그는 윤봉길 의거(1932)를 전후로 임시정부 역사가 전기·후기로 확연히 갈라진 맥락을 설명하며, 하와이 동포들의 의연금이 이봉창·윤봉길 의거에 사용된 사실을 후손 인터뷰·명부·영수증 등 현지 조사로 확인한 사례를 공개했다.
2015년부터 독도·동해 이름바로잡기 운동을 전개해온 김한일(당시 김진덕·정경식 재단 대표)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한인회장의 활동이 지난 2020년 10월 22일 EBS ‘독도채널e’ 시즌2 ‘동해’편 방송을 통해 조명되기도 했다. 허 CP는 가정·학교·지역에서 독도 영유권에 대한 인식을 생활화 할 것을 요청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를 건립한 북가주 지역 한인들의 활약상을 높이 평가한 허 CP는 “일본군 ‘위안부’의 경우 국가기관 차원의 조직적 개입을 입증하는 문헌이 충분하다”고 강조하며 “전시 성폭력 재발 방지를 위한 역사 교육을 통해 아픈 기억이지만 이를 기억하고 교육하며 타민족들과의 연대도 해나가자”고 했다.
강연 말미에는 “샌프란시스코&베이 지역 한인회는 지구상 가장 빛나는 역사를 지닌 한인회”라며 “분열보다 통합을 선택해 온 전통을 이어, 다음 120년을 준비하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