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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5-04-06 07: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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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태 재외기자(한국어교육학 박사).

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산불. 며칠 전, 경북과 경남 지역에서 또다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불길은 거센 바람을 타고 빠르게 안동으로 확산되었고, 어느새 약 1만4700헥타르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이는 서울 면적의 약 25%에 달하는 규모로, 산불의 위협은 단순한 지역 재난을 넘어서 국가적 위기로 번졌다. 사방이 붉게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3000여 명의 주민들이 급히 임시대피소로 이동했고,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마을은 전시 상황을 방불케 하고 있다.

산불, 해마다 반복되는 재앙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 산불은 더 이상 이례적인 사건이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기후 변화가 가져온 영향은 산불의 발생 빈도와 강도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산불은 전 세계적인 환경 위협으로 자리잡았다. 각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그 접근 방식은 국가마다 다르다. 특히 한국과 뉴질랜드의 산불 대응 시스템은 차이를 보인다. 이 두 나라의 산불 대응 방식을 비교하고, 한국이 뉴질랜드의 산불 대응 방법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뉴질랜드는 산불 대응에 있어 커뮤니티 중심의 시스템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산불이 발생하기 전에 이미 지역 주민들은 산불 대응 훈련에 참여하고, 각 지역에 파이어 플랜(Fire Plan)을 통해 자신의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불 위험 등급과 대응 수칙을 정확히 숙지하고 있다. 이러한 준비는 주민들이 산불 발생 시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뿐만 아니라, 뉴질랜드는 산불 대응을 ‘FENZ(Fire and Emergency New Zealand)’라는 통합 기관을 통해 관리한다. FENZ는 국가 차원에서 산불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전국의 전문 소방대와 수천 명의 자원봉사 소방대원들이 협력하여 산불에 대응한다. 이 시스템의 특징은 데이터 기반의 실시간 대응이다. 드론과 위상 데이터를 활용해 산불의 확산 경로를 분석하고, 열화상 카메라(Thermal Imaging Camera)로 핫스팟(Hotspot.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고 남아 있는 잔여 불씨나 고온 지역)을 추적하여 2차 확산을 차단한다. 또한 현장에 투입된 헬기와 진화 차량은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정밀하고 효율적인 진화 작업을 펼친다. 단순히 불을 끄는 데 그치지 않고, 확산 가능성을 예측하며 최적의 대응을 고민하는 것이다.

뉴질랜드의 산불 대응은 “불이 난 후 어떻게 끌 것인가”가 아니라, “불이 나지 않도록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산불 시즌이 되면 불 피우기 금지는 물론, 야외 활동과 캠핑 지역까지 철저히 통제한다. 한순간의 부주의가 대형 화재로 번지지 않도록, 사전 예방과 대응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산불 발생을 최소화하고, 발생 후에는 체계적인 대응으로 피해를 줄인다. 또한 주민들은 위험 경고를 받고, 재난 대응 훈련을 지속적으로 받으므로 상황 발생 시 빠르고 정확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한국의 산불 대응 시스템은 대부분 정부 주도로 이루어진다. 산림청을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 소방청, 군부대가 협력하여 산불에 대응하는 구조다. 한국에는 1958년 창설된 의용소방대와 2003년 설립된 산불전문예방진화대라는 조직이 있지만, 전반적인 대응은 정부의 통제 아래 진행된다. 특히 산림청은 산불 예방 및 진화를 위한 주요 기관으로, 전문가들이 산림 관리와 함께 산불 진화에 나선다. 하지만 산불 발생 시 고지대나 기상 악화 지역에서는 진화 작업에 한계가 명확히 드러난다.

야간이 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헬기는 운항할 수 없고, 강풍이나 저시정(예: 안개, 비) 상태에서는 진화 장비조차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결국 불길은 밤새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진다. 또한 산불 진화와 주민 대피 사이에서 우선순위가 명확하지 않아 지원이 분산되는 문제도 지적된다.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이 애매하면 대응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산불 발생과 주민 교육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정작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부족하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뉴질랜드의 산불 대응 시스템은 실제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예방과 훈련이 결합된 유기적인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철저한 예방 의식은 작은 부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뉴질랜드의 야산을 걷다 보면, 의외로 쓰레기통을 찾기 어렵다. 이는 단순한 환경보호 차원이 아니다. 음식물 쓰레기나 음료수 캔 같은 작은 물품 하나도 방치되면 화재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산불 예방과 교육에 꾸준한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응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예방 교육과 시민 의식 제고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산불을 막기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지역 전반에 일관되게 확립되지 않은 현실. 이번 대형 산불의 결과가 아닐까 한다.

기술적인 한계 또한 뚜렷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AI기반 조기 경보 시스템, 드론 및 CCTV 등 최첨단 시스템을 활용하지만, 고지대나 악천후 지역에서는 진화 작업이 쉽지 않다. 기상 상황에 따라 진화 작업의 효율성이 떨어지며, 헬기의 운항이나 진화 장비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산불이 번지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일이 반복된다. 이제는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매년 반복되는 산불이 고통스러운 재난으로만 남을 것이 아니라, 예방을 최우선으로 삼아 철저한 대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출처 : 재외동포신문(https://www.dongpo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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