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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5-03-12 09: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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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태 재외기자, 한국어교육학 박사

최근 연금개혁과 함께 핵심 화두로 떠오른 문제는 정년 연장이다. 지난 2월 20일자 동아일보에 따르면, 정부는 법정 노인 연령인 65세를 상향 조정할 게획을 발표했다. 이 조치는 충분히 일리 있는 방향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민들의 인식과도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통계청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노인으로 여겨지는 나이는 평균 71.6세, 고령층의 평균 근로 희망 나이는 73.3세로 나타났다. 이는 65세라는 법적 기준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1981년 6월 5일에 제정된 노인복지법에 따르면, 노인은 65세 이상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이는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1981년 당시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남성 약 61.8세, 여성 약 69세였지만, 2021년 기준으로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83.6세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65세를 노인의 기준으로 설정하는 것은 오늘날 고령화 사회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법이 된 것이다.

정년 연장의 필요성은 고령화 사회에서 나랏빚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총 가계신용은 1091조9000억 원에 달했고, 2023년 기준 1인당 국가채무는 약 4878만 원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경제적 압박 속에서 행정안전부는 2024년말 65세 이상 인구가 1024만5000명으로 불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국민의 20%가 65세 이상인 고령사회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상황을 의미한다. 따라서, 법적 노인 연령 상향은 정부의 재정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복지 공백을 초래할 수 있고, 여전히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복합적인 과제가 남아 있다. 정년 연장으로 인한 경제적 이점도 있지만, 이에 따른 사회적 합의와 복지 제도의 개혁, 세대 간 형평성을 고려한 정책적 해결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정년 연장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본에서는 정년을 70세로 연장하려는 움직임이 기업체를 중심으로 일고 있다. 일본경제단체연합회 등 주요 경제 단체들은 고령자 기준을 현재의 65세에서 70세로 올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러한 변화는 고령화 사회에서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강화하며, 국가 재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연금개혁은 구조개혁(Structural Reform)보다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모수개혁(Parametric Reform)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정치권은 이 모수개혁에 대한 합의에는 접근했지만, 소득대체율을 1~2%p 차이로 조정하는 문제에서 여전히 큰 이견을 보이며 끊임없는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소득대체율이 연금기금 소진 시점을 결정짓는 핵심요소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 소득대체율은 40%로 설정되어 있다. 이는 OECD 국가들의 평균 보험료율 15% 내외, 소득대체율 50%~70%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일본의 경우, 보험료율은 18.3%, 소득대체율은 50%이며, 독일은 보험료율 18.6%, 소득대체율 50%로 설정돼 있다.

소득대체율 조정은 국민연금 개혁에서 중요한 갈림길을 만든다, 소득대체율을 높이면 연금수급자들의 연금액은 증가한다. 하지만, 이는 기금 고갈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위험을 동반한다. 반대로 소득대체율을 낮추면 연금의 지속가능성은 높아진다. 기금의 소진 시점을 지연시키고 제도의 장기적인 안정을 도모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연금액이 감소하면서 노후 보장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 따라서 소득대체율 조정은 고도의 정책적 고민을 요구한다.

정치권에서의 조율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민연금 개혁은 계속해서 미뤄질 수밖에 없다. 개혁 없는 국민연금 제도는 노인 빈곤을 해결할 수 없으며, 안정적인 미래 설계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현재 노인 빈곤율이 높은 상황에서 공적연금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따라서 국민연금 개혁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문제로, 진정성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

고령화 사회는 이제 전 세계적인 추세다. 이에 따라 많은 국가들이 고령자의 사회 참여를 확대하고, 노후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뉴질랜드 연금제도는 안정적인 노후 보장 모델로 평가받는다. 뉴질랜드 연금제도(NZ Superannuation)의 가장 큰 특징은 세수를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이는 개인의 소득, 재산, 기여 여부와 관계가 없이 65세 이상이 되면 모든 국민에게 정액 지급되는 방식이다. 덕분에 공적 채무가 증가하지 않으며, 연금 기금 고갈에 대한 우려도 크지 않다. 또한 뉴질랜드는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여러 개의 연금제도를 따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단일 국가연금 시스템을 운용한다. 이러한 단순하고 효율적인 구조 덕분에 정부의 재정 부담과 관리 비용이 낮아지고, 연금의 지속 가능성이 높아진다.

뉴질랜드 연금제도의 시사점

뉴질랜드 정부는 뉴질랜드 수퍼 펀드(NZ Super fund)를 통해 장기적인 연금 지급 능력을 보장한다. 이는 연금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정부 차원의 기금 적립 시스템이다.

또한, 뉴질랜드 국민이 정부와 고용주의 지원을 받아 안정적으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또 다른 제도가 있다. 바로 ‘키위 세이버(Kiwi Saver)’라는 개인연금 저축 프로그램이다. ‘키위 세이버’는 뉴질랜드 정부가 운영하는 자발적 퇴직연금 저축제도로, 정부와 고용주가 일정 부분 지원하여 장기적인 노후 대비를 돕는 구조다.

가입자는 본인의 급여에서 3%, 4%, 6%, 8%, 10% 중 하나를 선택하여 납부할 수 있으며, 급여소득이 없는 경우에도 자율적으로 납부가 가능하다.

키위 세이버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정부의 매칭 지원이다. 가입자가 1년 동안 최소 1042.86달러를 납부하면, 정부에서 521.43달러를 추가 지원해준다. 즉, 이 경우 총 적립금액은 1564.29달러가 된다. 만약 1년 동안 800달러를 납부하면, 정부지원금은 비례하여 400달러로 줄어든다. 즉, 납입액이 적을수록 정부지원금도 감소하지만, 일정 금액까지는 정부가 일정 비율을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이처럼 뉴질랜드의 키위 세이버는 정부, 고용주, 개인이 함께 부담을 나누며 노후 대비를 돕는 구조로 운영되며, 이를 통해 연금 재정의 부담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연금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뉴질랜드 연금제도는 재정 안정성과 형평성을 모두 고려한 모델로,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한국에서도 적용할 만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출처 : 재외동포신문(https://www.dongpo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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