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높은 하늘엔 온갖 모양의 구름을 그놓은 수채화가 펼쳐지고, 땅위엔 여뀌와
코스모스, 쑥부쟁이와 별개미취등이 가을을 장식하느라 여념이 없는, 말 그대로
가을입니다.
그 지난한 여름을 보내느라 여러 곡절을 겪다가 겨우 한숨 돌리며,이번 가을도
짧을거라는 말을 하려고 하는 순간 겨울같은 차가움이 곁에 찾아들었습니다.
아침산책을 하는데 시원함을 넘어 춥다는 느낌이 와락 몰려와 손이 시려울
정도였으니까요.
아직 여름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몰려온 한기에 정신이 번쩍들면서
느스해진 마음에 작은 긴장감을 불어넣어 봅니다.
연휴속에 시작되는 새로운 한 주, 힘차고 따뜻하게 열어가시자구요.
지난 한 주 잘 지내셨는지요?
기나긴 추석 연휴에 다시 한글날 휴일까지 이어지니 시간이 더 빠르게
흘러간다는 느낌입니다. 연휴 한 번에 그 몇 배의 시간이 통째로 지나가는 것
같아 마냥 좋아하기엔 아쉬움이 있구요.
그럼에도 그 시간을 오롯이 온전히 느끼고 누릴 수 있다면 그대로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살쌀해진 날씨에 건강하시라는 안부를 담아 이 편지를 띄웁니다.

계단의 행복 발로 연주하는 피아노가 있다.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초보 피아니스트는 힘차게 피아노 소리를 낸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피아노가 아니다. 계단이다. 을지로입구역, 강남구청역엔 걸으면 피아노 소리가 나는 계단이 있다. 처음에 이 피아노를 만났을 때 무척이나 신기했었다. 어쩜 이런 생각을 했을까. 만약 내가 어린 시절의 나로 돌아간다면 아마도 이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뛰어다녔을 것이다. 쇼팽의 미완성 곡 같은 명곡이 나올 때까지. 언제부터 내가 계단을 좋아하고 계단의 팬이 되었을까. 10여 년 전 우연히 걷기 모임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지하철 안에서 이동하거나 건물 안에서 올라갈 때 계단이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을 당연시하고 지냈다. 아니 그렇게 하는 것이 내가 세상을 문제없이 사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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