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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4-06-05 00: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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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분야에서 가상현실의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의료용 가상현실(VR) 솔루션이 시술의 불안감을 감소하고 의료진의 교육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4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국내 연구진이 간암 수술이나 내시경 시술 전 VR을 이용해 환자의 불안감이 줄어들고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유진수 교수는 최근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와 함께 자체 개발한 VR 교육 플랫폼의 연구 결과 간암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VR을 활용해 수술 과정 등을 설명하면 환자 이해를 높이고 수술 불안감을 줄일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

간은 해부학적으로 복잡한 장기 중 하나다. 수술 전 설명시 의료진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검사 결과로 설명하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연구팀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의료교육 시뮬레이터 기업인 브이알애드(VRAD)와 함께 간암 수술의 모든 과정을 설명하는 VR 교육 플랫폼을 개발했다.

플랫폼은 실제 병원 내 교육실 모습과 동일하게 제작됐다. 의사와 환자가 함께 접속하면 교육 영상이 방영되며 교육이 시작된다.

교육은 간의 3차원(3D) 모형을 활용해 진행된다. 환자가 VR 기기를 이용해 투명도를 조절하면 복잡한 간 내부를 생생하게 들여다 보면서 의료진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의료진이 간의 3D 모형을 실제 수술하듯 잘라내는 모습을 보여주면 환자는 가상현실 속에서 의사가 어떤 방식으로 간암을 수술하는지 여러 각도에서 직접 볼 수 있다.

교육 영상엔 간의 역할과 간세포암이 생기는 원인, 개복과 복강경 수술의 차이, 간절제술 중 담낭 절제, 수술 후 합병증 등도 담겼다.

연구팀은 효과 검증을 위해 2022년 1월~2023년 2월 간암 수술을 앞둔 환자 88명을 모집해 한 그룹은 VR 플랫폼으로 교육하고 다른 그룹은 말로만 설명한 뒤 차이를 비교했다.

VR 플랫폼으로 교육받은 환자는 수술에 대한 지식이 수술 전 교육 받기 전보다 5.86점 증가해 17.2점으로 나타났다. 말로만 교육을 받은 그룹은 2.63점 상승해 13.42점에 그쳤다.

수술에 대한 불안 정도의 차이는 더 컸다. 불안 정도 측정 검사(STAI-X-1)에서 VR 교육 그룹의 불안 점수는 4.14점 감소했지만 기존 교육 그룹은 0.84점 떨어졌다. 통계적으로 보정했더니 VR을 이용하지 않은 그룹은 VR 이용 그룹보다 수술에 대한 불안도가 2.9배 높았다.

연구팀은 임상적 효과를 규명한 만큼 기술발전을 뒷받침하는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할 때로 국산 기술로 개발한 VR플랫폼이 확산돼야 앞으로 벌어질 세계 의료 메타버스 각축전에서 우리나라도 서 있을 자리가 있다기에 국가 차원의 과감한 투자로 의과학자와 병원, 관련 산업계가 뛰어들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박효진·김윤아 교수팀은 최근 내시경 시술 전 환자에게 차분한 분위기의 VR 화면을 보여주면 불안감이 개선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최근 위장내시경과 같은 건강검진 수검이 늘어나면서 위장 질환 치료를 위한 내시경 점막 절제술, 내시경 점막 박리술과 같은 내시경 시술도 증가하는 추세다.

외과적 절제를 하는 수술은 아니지만 검사 전 불안과 두려움을 호소하는 수검자들도 적지 않다.

이 경우 내시경 시 투여되는 진정 약물의 용량을 늘리게 되는데 이는 저혈압, 호흡억제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2020년 1월~2022년 4월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에서 내시경 시술을 받은 40명의 환자를 각각 20명씩 내시경 시술 직전 VR에 노출된 그룹과 비노출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VR 노출 그룹에게는 정원, 해변, 자연의 소리와 함께 수중 장면을 특징으로 하는 3~5분 가량의 클립을 시술 직전 시청하도록 했다.

이후 환자의 나이, 성별, 과거력, 시술 종류, 시술 시간, 투약된 진정 약물 용량을 조사했으며 설문지를 통해 시술 전후의 불안도, 통증 정도, 시술 만족도, 진정 만족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STAI(상태불안척도) 45점 이상의 높은 상태불안을 보이는 환자의 비율이 비노출 그룹에서는 시술 직전 35%에서 50%로 증가한 반면 VR 노출 그룹에서는 되려 10% 감소했다(P=0.007).

통증 점수와 시술에 대한 만족도는 두 그룹 간 차이가 없었으나 진정제에 대한 만족도는 비노출 그룹(4.45±0.605)에 비해 VR 노출 그룹(4.85±0.366)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팀은 내시경 시술 전에 불안이 증가하면 생리적 스트레스가 증가해, 환자 만족도는 물론 회복 속도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VR과 같은 비약물적 도구를 사용하면 부작용은 줄이고 환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강찬우 기자  ehealth@e-heal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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