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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30 의류 수선시장 2030년 37억 유로 전망…패션산업 새 성장축 될까 - - 파타고니아·살로몬·넥스트 등 수선 서비스 확대 인건비와 저가 의류가 변수 - - 중고 재판매와 연계해 사업성 확보 나서 유럽 시장 연평균 5.5% 성장 예상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10-26 17:4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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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브랜드가 수선을 판매 이후의 핵심 서비스로 확대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글로벌 패션업계에서 의류 수선이 새로운 순환경제 비즈니스로 부상하고 있다. 유럽 의류·신발 수선시장은 2025년 약 28억 유로에서 2030년 37억 유로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다만 서비스 수요 증가가 곧바로 수익성 확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수작업 중심의 높은 비용과 저가 의류의 확산으로 수선의 경제성이 제한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수선을 중고 재판매 및 고객관리와 결합하는 사업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프랑스 순환패션연맹(Fédération de la Mode Circulaire)과 KPMG 프랑스의 2026년 공동 연구에 따르면 유럽 의류·신발 수선시장은 연평균 5.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통계는 의류뿐 아니라 신발 수선까지 포함한 규모다. 2030년까지 유럽의 순환패션 관련 시장 전체가 약 1040억 유로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다만 수선시장은 중고거래와 비교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서비스 확산에 비해 수익모델의 정착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브랜드들의 참여는 빠르게 늘고 있다. 순환패션 전문매체 서큘러 패션 뉴스(Circular Fashion News)가 집계한 2026년 상반기 신규·확대 사례는 9건이다. 프랑스에서는 키아비(Kiabi), 모에아(Moea), 옥토브르(Octobre)가 수선 플랫폼 세이브 유어 워드로브(Save Your Wardrobe)와 협력했고, 영국에서는 넥스트(Next)가 소조(Sojo), 프라이마크(Primark)가 더 심(The Seam)과 수선 서비스를 추진했다. 네덜란드의 파비엔 샤포(Fabienne Chapot)는 멘디드(Mended), 호주의 더 아이코닉(The Iconic)은 헬로 테일러(Hello Tailr)와 제휴했다. 브랜드가 직접 수선 시설을 운영하기보다 전문업체의 기술과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식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Salomon)은 이러한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4월 프랑스에서 의류와 가방 수선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6월에는 영국·독일·스페인·이탈리아·네덜란드로 확대했다. 유럽 전문 수선업체 유나이티드 리페어 센터(URC)와 협력해 고객이 온라인으로 신청한 제품을 수거·수선한 뒤 7~10일 안에 돌려주는 구조다. 배송비는 살로몬이 부담하고 고객은 수선비를 지불한다. URC는 암스테르담과 런던, 파리 등에 수선 거점을 운영하며 브랜드의 사후관리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저가 패션업체의 참여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프라이마크는 2026년 3월 더 심과 협력한 수선 서비스 시범 운영을 영국 3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2025년 맨체스터 매장의 초기 12주간 시범 운영에서는 예약 가능 시간의 약 90%가 사전 예약됐다. 프라이마크는 간단한 당일 수선 비용의 일부를 지원해 고객 부담을 낮췄다. 다만 이는 초기 예약률과 시범 운영 사례로, 수선 사업 전체의 수익성이 입증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존 수선 서비스의 실적도 축적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자체 2025 회계연도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17만 4799개 제품을 수선했다고 밝혔다. 누디진은 2024년 6만 8342건의 수선 및 의류 수정 작업을 진행했으며, 바버는 연간 약 9만 7000벌의 재왁싱·수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루이비통도 세계 12개 수선 공방에서 연간 약 60만 개의 제품을 다루고 있다. 특히 아웃도어·데님·럭셔리 브랜드에서는 수선이 제품의 사용기간을 늘리는 동시에 브랜드와 고객의 접점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수선시장 확대의 배경에는 의류를 오래 입으려는 소비자 인식 변화가 있다. 호주 소재 재활용 기술기업 삼사라 에코(Samsara Eco)가 순환경제에 관심이 있는 Z세대 중심의 글로벌 소비자 5000여 명을 대상으로 10월 발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9%가 의류를 최소 30회 이상 착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54%는 제품 품질을 브랜드의 책임으로 인식했으며, 제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27.7%는 해당 브랜드를 떠난다고 응답했다.

수선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문화도 확산하고 있다. 일본 전통 자수 기법인 사시코(Sashiko)처럼 손상 부위를 장식적으로 보강하는 ‘비저블 멘딩(Visible Mending)’이 대표적이다. 핀터레스트의 2026년 취미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사시코 아이디어' 검색량은 전년 대비 1,509%, '수선 미학(Repair Aesthetic)'은 167% 증가했다. 수선 흔적을 감추기보다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는 흐름이다.

소비자의 수선 의향과 실제 지출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 스웨덴 국립연구기관 RISE가 덴마크·폴란드·스웨덴 소비자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택실험에서는 수선 비용과 소요기간, 배송 방식이 서비스 선택의 핵심 변수로 확인됐다. 청바지 수선에 대한 지불 의향은 국가별로 새 제품 가격의 약 40~85% 수준이었지만, 연구진은 이를 실제 지불 가능 금액의 상한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비자들은 수선비와 소요시간을 사전에 알기 어렵다는 점에 부담을 느꼈다.

문제는 패스트패션과 초저가 의류의 확산으로 새 제품 가격이 낮아진 반면, 수선에는 숙련 인력과 작업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선비가 새 제품 가격과 비슷하거나 이를 초과하면 경제적 유인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수선산업의 성장은 소비자 의식 변화뿐 아니라 제품의 기본적인 품질, 수선비, 서비스 접근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유럽에서는 의류 수선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프랑스는 2023년부터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활용한 수선 보조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인증 수선업체를 이용하면 품목과 수선 유형에 따라 6~25유로를 할인받을 수 있다. 프랑스 섬유·신발 순환경제기구 리패션(Refashion)의 공개 집계에 따르면 인증 수선업체는 1,500곳을 넘었으며, 제도를 통한 의류·신발 수선 실적은 누적 150만 건 이상이다. 수선비 부담을 직접 낮춰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세제 개편도 논의되고 있다. 엘렌 맥아더 재단은 지난 5월 H&M그룹, 데카트론, 잘란도, 빈티드, 아크테릭스 등 69개 기관·기업과 함께 수선 및 중고 재판매 사업에 대한 부가가치세와 인건비 관련 세금 부담을 낮출 것을 촉구했다. 유럽 순환패션연맹과 KPMG도 2029년부터 유럽연합 전역에 수선 친화적인 부가가치세 정책이 도입될 경우 2030년 의류·신발 수선시장 규모가 기본 전망치인 37억 유로를 웃도는 약 39억 유로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수선은 작업 특성상 인건비 비중이 높아 서비스 물량이 증가하더라도 제조업과 같은 수준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렵다. 보조금과 세제 지원만으로 저가 의류의 수선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류 수선이 패션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커지고 있지만, 아직 산업 전반의 구조적 전환으로 평가하기는 이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커니(Kearney)가 2026년 발표한 순환패션지수 조사에서도 21개국 241개 브랜드 중 63%는 수선 관련 활동이 제한적인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고거래와 수선, 대여 등 서비스형 순환 비즈니스가 확대되고 있지만, 실제 상용화 수준은 브랜드와 품목에 따라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Tag#E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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