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ks40 “세계 한식인들이 영월에 모이는 이유”…단종의 고장이 차리는 ‘글로벌 밥상’ - - 22개국 37개 도시 한식인들, 29~31일 강원 영월서 글로벌 한식포럼 - - 단종의 역사 품은 어수리·곤드레…향토음식에 이야기 입혀 세계로 폐광지역의 새로운 도전… - - 지역 농특산물로 K푸드 수출산업 육성 해외 한식당과 지역 생산자 연결…수출상담·미식체험·역사문화 탐방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10-24 07:20:17
기사수정

세계한식글로벌포럼이 10월29일부터 31일까지 영월에서 개최된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를 활용해 만들었음.

영월의 명소 중 하나인 선돌 전망대에서 굽어본 풍경. 월드옥타 통상위원회(부회장 김성학)가 지난 4월 1박2일 일정으로 강원도 영월을 방문했을때 촬영한 사진이다. [황복희 기자]    


강원도 영월. 조선의 어린 임금 단종이 유배됐던 청령포와 그의 마지막 안식처인 장릉이 자리한 고장이다. 굽이치는 동강과 깊은 산자락 사이로 역사의 애틋한 이야기가 흐르는 이곳에 이달 말 세계 각지의 한식인들이 모인다.

미국과 일본, 중국, 멕시코 등 22개국 37개 도시에서 활동하는 한식 관계자들이 강원 산골 영월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불고기와 비빔밥, 김치처럼 이미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한식을 넘어, 아직 세계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지역 음식과 식재료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해서다.

그 중심에 영월이 있다. 단종의 역사를 품은 이 고장은 어수리와 곤드레를 비롯한 산나물, 전통 장류와 청정 농특산물에 지역 고유의 이야기를 입혀 세계시장에 소개하려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영월 동강시스타와 영월 일원에서 열리는 ‘2026 글로벌 한식포럼 in 영월’은 그 가능성을 세계 한식 네트워크와 연결하는 자리다.

세계한식총연합회(총회장 임종택)가 주최하고 영월산업진흥원(원장 엄광열)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세계 각국의 한식 관계자 13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포럼의 주제는 ‘단종의 밥상, 세계와 맛(味)나다’다.

단순히 한식을 소개하는 행사를 넘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 농업과 식품산업을 세계 한식시장과 연결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영월이 세계 한식인들을 초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월은 오랫동안 단종의 고장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영월이 간직한 것은 역사만이 아니다. 산과 강이 어우러진 자연환경 속에서 이어져 온 고유의 음식문화 역시 중요한 자산이다.

어수리나물밥과 곤드레밥, 꼴두국수와 칡국수, 영월 한우 등 지역의 음식들은 그 자체로 영월의 자연과 생활문화를 보여준다.

특히 이번 포럼의 상징으로 내세운 ‘단종의 밥상’은 음식에 역사를 더한 사례다.

영월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단종의 밥상은 어린 임금을 가엾게 여긴 영월 백성들이 산에서 채취한 나물을 바쳤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어수리와 곤드레 등 지역 식재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푸드 콘텐츠다.

역사적 이야기를 식품의 브랜드 가치로 연결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영월의 한 향토음식점이 차린 어수리나물 밥상.

엄광열 재단법인 영월산업진흥원장이 지난 4월 월드옥타 통상위원회 회원들을 맞이해 현지 토속식당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주인공이자 역사 속 실존인물인 엄흥도의 후손이다. [황복희 기자]        
엄광열 영월산업진흥원장은 지난 8월 동포신문 기고에서 단종의 밥상을 단순한 지역 먹거리 상품이 아닌, 단종과 영월 백성의 이야기를 담은 문화콘텐츠로 설명했다.

그는 소비자가 구매하는 것은 식품만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문화콘텐츠의 화제성을 지속 가능한 지역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식 세계화의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한식이 불고기와 갈비, 비빔밥, 김치 등에 집중돼 있다면, 앞으로는 한국 각 지역의 식재료와 음식문화까지 세계시장에 소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재외동포 한식인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다. 이들은 현지 소비자의 취향과 식문화, 식재료 유통환경을 직접 경험하고 있다. 한국의 지역 음식을 해외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세계한식총연합회 임종택 총회장도 앞서 “한식 세계화가 불고기, 갈비, 비빔밥, 김치처럼 이미 알려진 음식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지역의 음식과 식재료, 그 안에 담긴 이야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 포럼이 영월에서 열리는 것은 지역경제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영월을 비롯한 강원 남부권은 과거 석탄산업을 통해 국가 산업화에 기여했던 지역이다. 그러나 석탄산업의 쇠퇴와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과제에 직면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중요해졌다.

영월이 주목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농식품 산업이다.

청정 농산물을 단순히 생산하고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공과 상품화, 브랜드 개발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해외시장까지 진출하는 산업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영월산업진흥원은 전북 익산의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역 식품기업의 연구개발과 제품 고도화, 품질관리, 판로 확대 등을 지원하기 위한 협력이다.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는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월드옥타) 통상위원회 소속 해외 경제인 28명이 영월을 방문해 영월·평창·정선 지역 38개 기업과 수출상담을 진행했다.

당시 동강시스타에 마련된 상담장에는 된장과 고추장, 벌꿀 가공식품, 토종 다래 제품, 꽃차, 들기름과 참기름 등 강원 지역의 다양한 농식품이 전시됐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 호주 등에서 온 재외동포 경제인들은 지역 기업들과 마주 앉아 제품의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평창 기업의 10만 달러 수출계약과 캐나다 밴쿠버 K푸드 페스티벌 참가를 위한 업무협약도 이뤄졌다.

지역의 작은 식품기업들이 해외시장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이번 글로벌 한식포럼은 이러한 흐름을 한식산업 전반으로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4월의 상담회가 해외 경제인과 지역 생산자를 연결하는 자리였다면, 이번에는 세계 각국의 한식 관계자들이 직접 영월을 찾아 지역 음식과 식재료를 살펴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영월을 배경으로 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해외 포스터.


행사 일정도 이러한 취지에 맞춰 구성됐다.

첫날인 29일에는 세계한식총연합회 총회가 오후 5시 30분부터 동강시스타에서 열린다.

둘째 날인 30일에는 오후 1시 30분부터 ‘2026 글로벌 한식포럼 in 영월’ 본행사가 진행된다. 같은 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영월 일원에서는 글로벌 농식품 수출상담회와 K푸드 전시·체험행사가 마련된다.

제품 전시와 수출상담, 미식 체험, 수출업무협약 등이 예정돼 있어 한식 관계자들이 지역 식품기업과 직접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영월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는 탐방 및 미식 체험이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장릉과 청령포 등 영월의 주요 역사문화 현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 일정은 이번 포럼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한식은 음식 자체의 맛과 품질도 중요하지만, 음식이 탄생한 지역의 자연과 역사, 문화까지 함께 이해할 때 더 풍부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영월의 식재료를 맛본 해외 한식인들이 청령포와 장릉에서 단종의 이야기를 접한다면, 지역 음식에 담긴 문화적 배경까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경험이 곧바로 해외 수출이나 한식당 메뉴 도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지 소비자의 취향과 가격 경쟁력, 식품 인증, 안정적인 공급체계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세계 각국의 한식 관계자들이 지역 생산자와 직접 만나고, 음식에 담긴 이야기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이번 포럼은 의미가 있다.

특히 재외동포 한식인들은 한국의 지역 식품기업과 해외 소비자를 연결할 수 있는 중요한 네트워크다. 현지 한식당은 새로운 식재료와 메뉴를 소개하는 창구가 될 수 있고, 지역 기업들은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해외시장에 필요한 상품화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

영월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단종의 밥상’ 역시 이러한 연결을 통해 산업적 가능성을 넓혀갈 수 있다.

영월은 이번 포럼을 계기로 지역의 음식과 농특산물을 세계에 알리고, 해외 한식당과 국내 생산자·식품기업 사이의 교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엄광열 원장은 앞서 이번 행사와 관련해 “영월의 역사와 문화, 우수한 먹거리와 지역산업을 세계에 알리고 연결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단순히 행사를 개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월이라는 지역 브랜드를 세계 한식 네트워크와 연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서울의 화려한 한식당도, 대도시의 대규모 식품박람회장도 아닌 강원 산골 영월에서 펼쳐지는 세계 한식포럼. 지역의 역사와 사람, 땅에서 길러낸 식재료, 그리고 이를 세계인의 식탁으로 옮기려는 새로운 도전이다.

단종의 이야기가 깃든 영월의 작은 밥상이 세계 각국의 한식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오는 29일 시작되는 사흘간의 만남은 그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new.kscn.co.kr/news/view.php?idx=14604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1,105. 월요편지 삶의 희로애락만큼 가을도 깊어갑니다.
  •  기사 이미지 ks06 다년간 지도경력 원장직강 (함수학4층, JYP영어2층)
  •  기사 이미지 1,104. 월요편지 가을도 삶도 아름답고 맛있게 익어갑니다.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