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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60 패션업계 디자이너 물갈이 '다시 시작?'…일주일 새 3명 퇴임 발표 - - 생로랑·맥퀸·캘빈클라인 리더십 재편…케링 구조조정 가속 - - 2025년 이어 대규모 인사이동, 정체성·수익성 회복이 과제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10-20 12: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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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퇴임을 발표한 안토니 바카렐로의 생로랑 2027 여름 컬렉션. 사진=생로랑


글로벌 패션업계가 다시 크리에이티브 리더십 재편에 들어갔다. 프랑스 생로랑(Saint Laurent)의 안토니 바카렐로(Anthony Vaccarello)에 이어 미국 캘빈클라인(Calvin Klein)의 베로니카 레오니(Veronica Leoni), 영국 맥퀸(McQueen)의 션 맥기르(Seán McGirr)까지 일주일 사이 주요 브랜드 디자이너 3명의 퇴임 또는 계약 종료가 발표됐다. 특히 케링(Kering) 그룹은 생로랑과 맥퀸의 디자인 수장을 잇달아 교체하면서 브랜드 정체성 재정립과 사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주요 럭셔리 브랜드들이 대규모 디자이너 교체를 단행한 데 이어 2026년 하반기 다시 인사 개편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생로랑이다. 케링은 최근 안토니 바카렐로의 퇴임을 공식 발표했다. 2016년 에디 슬리먼(Hedi Slimane)의 후임으로 합류한 바카렐로는 날렵한 실루엣과 관능적인 디자인으로 생로랑의 정체성을 강화했다. 에펠탑을 배경으로 한 대형 패션쇼와 영화 제작 분야로의 확장도 그의 재임 기간에 이뤄졌다. 그러나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럭셔리 소비가 둔화되면서 실적 회복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생로랑의 매출은 2023년 30억 유로를 넘어섰지만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케링의 공식 실적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매출은 26억 4300만 유로로 전년 28억 8100만 유로보다 8% 감소했다. 환율 영향을 제외한 비교 가능 기준으로는 6% 줄었으며, 영업이익도 5억 2900만 유로로 11% 감소했다.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바클레이스 분석가들은 여성 데이웨어와 남성복, 고급 가죽제품 및 아시아 시장 확대를 차기 디자이너의 주요 과제로 전망했다. 다만 후임자와 구체적인 디자인 전략은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캘빈클라인은 10월 15일 베로니카 레오니와 현재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협업을 마무리한다고 발표했다. 2024년 5월 선임된 레오니는 2025년 2월 뉴욕 패션위크에서 첫 컬렉션을 공개하며 약 7년간 중단됐던 정규 런웨이 활동을 재개했다. 질 샌더(Jil Sander), 셀린느(Céline), 몽클레르(Moncler), 더 로우(The Row) 등을 거친 그는 브랜드 최초의 여성 컬렉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1990년대 캘빈클라인의 미니멀리즘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그러나 초기 컬렉션은 복잡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마지막 시즌에는 절제된 디자인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2026년 9월까지 총 4차례 컬렉션을 선보였으며, 회사는 컬렉션 사업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디자인 책임자를 선임할 계획이다.

퇴임이 확정된 션 맥기르의 맥퀸 2027 봄/여름 패션쇼. 사진=맥퀸


케링 산하 맥퀸도 15일 션 맥기르의 퇴임을 발표했다. 2023년 10월 세라 버튼(Sarah Burton)의 후임으로 임명된 맥기르는 JW 앤더슨(JW Anderson)과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 등을 거쳐 2024년 3월 첫 맥퀸 컬렉션을 공개했다. 창립자 리 알렉산더 맥퀸의 실험적 디자인을 청년 문화와 결합하는 데 주력했으며, 2026년 9월에는 2027 봄·여름 컬렉션을 런던에서 선보이며 브랜드의 영국적 정체성을 강조했다.

맥퀸의 교체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맞물려 있다. 케링은 2026년 말까지 매장 수를 2025년 말 대비 50% 축소할 계획이며, 상반기에만 20개 매장을 폐점했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맥퀸의 2025년 매출을 2억 유로 미만으로 추정했다. 이는 케어링의 공식 브랜드 매출이 아닌 외부 추정치다. 케링의 루카 데 메오(Luca de Meo) 최고경영자(CEO)는 고급 테일러링과 이브닝웨어 등 맥퀸의 핵심 영역에 집중하면서 브랜드 규모에 맞는 운영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경영진과 이사회 개편도 병행되고 있다. 샤넬(Chanel)은 10월 15일 브뤼노 파블로프스키(Bruno Pavlovsky)가 이사회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1990년 입사해 2018년부터 이사로 활동한 그는 패션 부문 사장과 샤넬 SAS 사장직은 유지한다. 회사는 이번 조치를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 중심의 이사회 재편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웨어 브랜드 룰루레몬(Lululemon)은 10월 7일 고위 경영진 개편을 발표했다. 애슬레타(Athleta) CEO 출신 매기 고거(Maggie Gauger)를 사장 겸 최고제품책임자(CPO), 월마트 캐나다 출신 조지프 갓시(Joseph Godsey)를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했으며 두 사람은 10월 26일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고거는 디자인·상품기획·신발·소재 혁신을, 갓시는 소싱·생산·공급망·지속가능성 등을 총괄한다. 기존 브랜드·제품 활성화 책임자 니키 노이버거와 공급망 책임자 테드 대그니즈는 11월 6일 퇴사할 예정이다.

글로벌 패션업계의 인사 개편은 2025년 이미 대규모로 진행됐다. 당시 20개가 넘는 주요 브랜드가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를 교체했고, 2025년 9월 패션쇼 시즌에는 15개 패션 하우스에서 16명의 디자이너가 데뷔했다. 구찌(Gucci), 발렌시아가(Balenciaga),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등이 이 흐름에 포함됐다.

이번 재편의 배경에는 럭셔리 시장의 성장 둔화가 자리하고 있다. 케어링의 2025년 매출은 146억 7500만 유로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고, 환율 등을 조정한 비교 가능 기준으로도 10% 줄었다. 세계 최대 럭셔리 그룹 LVMH 역시 2026년 3분기 패션·가죽제품 부문의 유기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중국 소비 둔화와 글로벌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서 브랜드들은 새로운 디자인을 통한 소비자 수요 회복과 유통망·비용 효율화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Tag#패션업계#럭셔리#디자이너#크리에이티브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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