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비테크 선전 본사 사옥 입구. [선전=황복희 기자]
월드옥타 회원들이 유비테크 선전 본사를 방문해 쇼룸 로봇(가운데)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황복희 기자]
10월 8일 오후 중국 선전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유비테크(UBTECH Robotics) 본사 쇼룸. 사람과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진 휴머노이드 로봇을 비롯해 교육용 로봇, 반려동물 관리 로봇, 각종 생활 서비스 로봇이 전시돼 있었다. 로봇이 산업현장의 생산설비를 넘어 사람과 소통하고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이날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World-OKTA·회장 박종범) 회원들이 제30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프로그램의 하나로 이곳을 찾았다.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한인 경제인들은 쇼룸에 전시된 다양한 로봇을 살펴보며 중국 로봇산업의 기술 발전과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관심을 끈 것은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로봇이었다. 안내원이 영어로 자기소개를 요청하자 로봇은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나누는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듯이 응답했다. 단순히 입력된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를 넘어 사람과 언어로 소통하고 정서적 교류를 지원하는 로봇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현장 관계자들은 이를 'AI 컴패니언 로봇(AI Companion Robot)'이라고 소개했다. 컴패니언 로봇은 사람과 대화하거나 상호작용하면서 정서적 동반자 역할을 수행하도록 개발된 로봇을 말한다.
이날 쇼룸에서는 교육용 로봇도 소개됐다. 유비테크 관계자는 오픈소스 기반의 교육용 로봇에 다양한 센서를 연결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작성해 로봇의 움직임과 기능을 제어하면서 로봇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개발됐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반려동물 관리와 잔디 관리, 수영장 청소 등 생활 속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과 자동화 기기들이 전시돼 있었다. 로봇 기술이 제조업과 연구개발 영역을 넘어 교육, 생활 편의, 서비스 분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산업시찰에서 살펴본 휴머노이드 로봇의 발전 방향은 같은 날 저녁 선전컨벤션전시센터에서 열린 제30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개회식 기조강연에서도 이어졌다.
탄민(谭旻·Michael Tam) 유비테크 최고브랜드책임자(CBO)가 중국 선전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옥타 주최 세계경제인대회 개회식에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탄민 유비테크 CBO의 기조강연 모습.
탄민(谭旻·Michael Tam) 유비테크 최고브랜드책임자(CBO)는 '브랜드 전략과 로봇 대중화 비전'을 주제로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의 양산체제 구축과 상업용·가정용 로봇으로의 사업 확대 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저희의 비전은 로봇을 수많은 가정과 산업 현장에 보급하는 것"이라며 로봇 대중화를 향한 회사의 목표를 밝혔다. 특히 가정용 로봇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우선 정서적 동반자로 시작해 점차 가사 서비스를 수행하는 단계로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2012년 선전에서 설립된 유비테크는 로봇의 핵심 부품인 서보 구동기 연구개발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서보 구동기는 로봇 관절 등의 움직임과 위치, 속도 등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장치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다.
탄민 CBO는 회사가 핵심 구동 부품 개발에서 시작해 로봇 완성체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통합 기술, 자체 운영체제(OS)까지 확보한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핵심 구동 부품 개발을 시작으로 기계 완성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일체화 기술, 자체 운영체제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기술 보유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풀스택 기술은 로봇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부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제어체계까지 폭넓게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통합하는 역량을 뜻한다.
유비테크 선전 본사 쇼룸에 전시된 휴머노이드 로봇. 얼굴을 이리저리 돌리며 방문객들과 눈을 맞추었다.

유비테크 휴머노이드 로봇의 댄스 장면. 기조강연 배경 화면이다.
유비테크는 2023년 12월 29일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탄민 CBO는 당시 상장 행사에서 판다 로봇이 타종 망치를 들고 세리머니에 참여했으며,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Walker)' 시리즈도 함께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유비테크가 세계 최초로 증시에 상장한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술개발 중심 기업에서 상용화와 대량생산을 추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회사가 개발해 온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의 진화 과정을 소개했다. 2012년 핵심 구동 부품 연구개발을 시작한 이후 전신형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고도화해 현재 3세대 산업용 모델인 '워커 S2(Walker S2)'까지 선보였다는 것이다.
탄민 CBO는 최근 생산설비 확충과 차세대 모델 출하 성과도 공개했다. 그는 "2주 전에는 유비테크의 1만 대 생산 규모 공장에서 4세대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1호기를 출하했다"고 밝혔다.
유비테크는 선전 외에도 광시좡족자치구 류저우 등에 생산시설을 구축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체제를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휴머노이드 로봇은 연구개발과 시제품 시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유비테크는 산업용 로봇의 상용화와 생산 규모 확대를 통해 자동차와 전자제품 제조업 등 실제 산업현장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탄민 CBO는 올해 상반기 실적을 소개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서의 성장세도 강조했다. 그는 "6월 30일 기준 상반기 실적에서 전신형 휴머노이드 로봇 부문은 지난해에 이어 글로벌 매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다분야 산업 관련 사업 매출이 2000% 이상 증가했으며, 비전신형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은 1만2759대로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기술 경쟁력의 근거로는 특허와 연구개발 투자 규모를 제시했다. 탄민 CBO에 따르면 유비테크는 전 세계적으로 2900건 이상의 로봇 관련 특허를 출원했으며, 최근 3년 동안 매년 평균 5억 위안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세계 최대 수준의 특허 출원 실적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탄민 CBO는 향후 사업을 산업용 로봇, 상업용 서비스 로봇, 가정용 서비스 로봇 등 세 영역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첫 번째는 산업 영역이다. 그는 중국 정부가 강조하는 '신질 생산력(新质生产力)' 발전 흐름 속에서 로봇이 제조현장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거대 AI 모델을 학습시켜 로봇의 지능을 고도화하는 구조를 설명했다.
신질 생산력은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생산성과 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는 중국의 경제·산업정책 개념이다. AI와 로봇, 첨단 제조업 등이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탄민 CBO는 산업현장에서 로봇이 실제 작업을 수행하며 확보하는 데이터가 로봇의 지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제조현장에서 다양한 작업 데이터를 축적하고 AI 모델을 개선하면 로봇이 수행할 수 있는 작업의 종류와 범위도 점차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에 따라 유비테크는 글로벌 제조기업들과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탄민 CBO는 폭스콘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혼다, 지멘스, BYD, 아우디 등을 주요 협력 기업으로 소개했다. 그는 이들 글로벌 기업과 제조현장에 산업용 로봇을 도입하기 위한 협력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멘스와 공동으로 구축한 생산시설을 언급하며, 휴머노이드 로봇을 로봇 제조공정에 투입하는 스마트 제조라인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탄민 CBO는 이를 세계 최초의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는 로봇이 사람의 작업을 보조하거나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로봇 자체를 생산하는 공정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두 번째 전략은 상업용 서비스 로봇이다. 탄민 CBO는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서비스 로봇 'C1'을 소개하며 전시관 안내와 의전, 공연 등 다양한 서비스 현장으로 로봇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방문객을 안내하거나 질문에 응답하고, 행사장에서 의전과 공연을 수행하는 등의 기능이 대표적이다. 이날 오후 월드옥타 회원들이 둘러본 선전 본사 쇼룸에서도 이러한 서비스 로봇의 활용 방향을 살펴볼 수 있었다.
유비테크 쇼룸 안내원이 사람과 대화하는 인공지능 기반 로봇을 손에 든채 시연하는 모습.

유비테크 선전 본사 쇼룸에 들어서면 로봇이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이한다.
세 번째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이다. 탄민 CBO는 가정용 로봇이 처음부터 모든 집안일을 수행하기보다는 사람과 정서적으로 교류하는 동반자 역할에서 출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가정용 로봇의 발전 방향에 대해 "우선 정서적 동반자로 시작해 점차 가사 서비스를 수행하는 단계로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사람의 말을 듣고 대화를 나누는 AI 동반자 로봇에서 출발해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가사 작업을 지원하는 로봇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탄민 CBO는 한국 기업과의 협력 사례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그는 유비테크가 개발한 초실감형 휴머노이드 로봇 'U1 Pro'의 첫 수주 고객이 한국의 갤럭시 로봇파크(Galaxy Robot Park)라고 밝혔다.
탄민 CBO에 따르면 갤럭시 로봇파크는 제품 출시 전 선주문을 진행했으며, 현재 1호기가 한국 현장에 배치돼 있다. 그는 해당 로봇이 실버케어와 매장 응대, 박람회 안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민 CBO는 한국 기업인들과의 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도 나타냈다. 그는 "앞으로도 산업용 로봇, 상업 서비스 로봇, 가정용 감성 로봇에 이르기까지 한국 기업인 여러분 및 글로벌 파트너들과 더 많은 협력을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8일 오후 중국 선전에서 열린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개회식에서 선보인 AI 로봇 공연 모습. [황복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