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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14 ‘불가능은 없다’…박종범 월드옥타 회장의 뚝심 - - 반대에도 밀어붙인 45년 역사상 첫 중국 한인경제인대회...내일 개막 - -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해”無에서 有만든 기업가 정신 영산그룹 일궈 유럽 ‘거상’으로 월드옥타 첫 직선제 연임 수장 - - 전 세계 도시 누비며 회원 만나…지구 몇바퀴 도는 ‘열정’ “떠나는 사람의 아름다운 뒷모습 좋아해”...‘빈의자’ 철학에 담긴뜻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10-17 10:3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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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범 월드옥타 회장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일단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10월 7일 중국 선전 엘젬호텔에서 만난 박종범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World-OKTA·월드옥타) 회장은 이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다음 날 개막하는 '제30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와 '코리아 비즈니스 엑스포(KBE)-선전'을 앞두고서다.

박 회장의 이 한마디는 이번 대회의 성격을 압축한다. 월드옥타 45년 역사상 처음 중국에서 열리는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그것도 한중 경제관계와 중국 내 정치·외교적 상황에 민감한 선전에서 대회를 개최하는 결정이었다.

내부에서도 우려와 만류가 적지 않았다. 중국 개최가 무리라는 의견도 나왔고, 행사 추진을 재고하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박 회장은 물러서지 않고 '뚝심'으로 밀어부쳤다.

그가 선전을 선택한 것은 단순히 중국에서 대회를 한 번 열어보자는 판단이 아니었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도시 선전시의 도시 모습.[왕길환 기자]


롄화산의 덩샤오핑, 그리고 ‘불가능은 없다’

대회가 열리는 선전을 바라보면 박 회장의 선택을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 있다. 선전 롄화산 정상에는 높이 6m의 덩샤오핑 동상이 도심을 내려다보고 있다.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의 동상 뒤 화강암 벽에는 1984년 덩샤오핑이 선전을 시찰한 뒤 남긴 글귀가 새겨져 있다.

“선전의 발전과 경험은 우리가 경제특구를 건설한 정책이 옳았음을 증명한다.”

한때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선전은 개혁개방의 실험도시에서 세계적인 경제도시로 성장했다. 지금은 화웨이·텐센트·BYD 같은 글로벌 기업을 배출한 혁신도시이자 중국의 첨단 제조업과 정보기술, 스타트업, 글로벌 유통산업이 집약된 곳이다. 홍콩과 연결된 금융·투자 네트워크 역시 선전의 대외개방과 국제화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축이다.

박 회장은 이런 선전의 역사와 현재에 월드옥타의 역할을 겹쳐 봤다.

“선전도 처음부터 지금 같은 도시였던 게 아닙니다. 가능성을 보고 길을 만들었습니다. 월드옥타도 마찬가지입니다. 길이 없다고 하지 말고 우리가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는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이후 한중 경제협력 확대 흐름과 2026년 APEC 개최지가 선전으로 결정된 점에 주목했다.

“한국에서 APEC이 열렸고 다음 APEC은 선전에서 열립니다. 그렇다면 그 사이에 민간 경제단체인 월드옥타가 한중 경제협력의 물꼬를 터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대회는 11월 APEC 정상회의를 한 달가량 앞두고 선전에서 열리는 대규모 한인 경제인 행사다. 박 회장은 월드옥타의 행사가 APEC 정상회의와 기업인 행사를 앞두고 선전의 국제 비즈니스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붐업’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대에도 추진단부터 꾸렸다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제23대 회장으로 재선출된 박 회장은 취임 직후 선전대회 추진단부터 꾸렸다.

중국에서 오랫동안 사업해온 남기학 전 월드옥타 수석부회장을 추진단장으로 세우고 중국 4개 지역 회장과 선전·광저우 지회 등을 중심으로 조직을 구성했다. 지난 6월에는 조직위원회를 확대 개편하고 선전시 상무국, 광둥성 무역촉진회, 선전 무역촉진회, 선전 상업연합회 등과 실무협의를 이어갔다. 주중한국대사관과 광저우총영사관, 코트라 등의 협조도 이끌어냈다.

그 결과 10월 8~11일 선전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선전 상업연합회 등과 함께 국내외 750여 개 기업·기관과 600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를 성사시켰다. 내일이면 그의 대회 개최 추진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시간"이 열린다.

“처음에는 안 된다는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안 된다고 생각하면 정말 아무것도 못합니다. 어떻게 하면 될 수 있을지를 찾아야죠.”

기업에서도 ‘불가능은 없다’…영산그룹 일군 뚝심

박 회장의 뚝심은 월드옥타 회장이 된 뒤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는 오랫동안 유럽에서 사업을 일구며 영산그룹을 성장시킨 기업가다. 영산그룹은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며 한때 매출 1조원대 규모로 성장하기도 했었다. 최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박 회장은 새로운 시장과 사업 기회를 찾아 영역을 넓혀온 대표적인 한상 리딩 CEO로 꼽힌다.

그에게 기업가 정신은 ‘있는 것을 잘 관리하는 능력’보다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힘’에 가깝다.

“기업가 정신이라는 것은 결국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길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길을 만들어가는 겁니다.”

이 철학은 월드옥타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지구 몇 바퀴 돌았는지 모를 정도”…회원 있는 곳이면 간다

77개국 159개 도시에 지회를 두고 7000 명이 넘는 회원이 활동하는 재외동포 최대규모 경제단체인 월드옥타를 이끌면서도 박 회장은 현장을 놓지 않았다.

회원이 있는 곳이면 직접 찾아갔다. 지회를 방문하고 경제인들을 만나 사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주변에서는 그가 회장 취임 이후 이동한 거리를 두고 “지구를 몇 바퀴 돌았는지 모를 정도”라고 말한다.

선전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정부와 경제단체,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고 회원들을 설득했다.

“월드옥타는 회원들이 실제 시장에서 뛰는 조직입니다. 회장이 현장을 모르면 조직도 현장을 잃게 됩니다.”

그가 생각하는 월드옥타의 경쟁력은 지회 숫자나 회원 수에만 있지 않다. 세계 곳곳에 흩어진 한인 경제인들이 서로 연결되고, 그 네트워크가 한국 기업의 수출과 투자로 이어지는 데 있다.

6일 선전의 중국 최초 AI 안경 체험센터인 101스카트허브를 찾은 박종범 회장인 안경을 써보고 있다


“전시회가 아니라 계약 만드는 플랫폼”

박 회장이 코리아 비즈니스 엑스포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이미 여러 차례 월드옥타 행사를 통해 실제 수출계약을 만들어냈다. 2024년 오스트리아 빈 대회에서는 국내 전기차 부품기업 지앤티가 독일 PRETTL그룹과 접촉한 뒤 기술 검증 등을 거쳐 약 4600억원 규모의 전기차용 컨버터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추가계약을 통해 현재 6300억원의 수출계약이 이뤄졌다.

지난해 4월 안동 세계대표자대회에서는 피엔티가 중국 DR GLOBAL과 약 1200억원 규모의 2차전지 장비 수출계약을 맺었다. 같은 해 10월 인천 대회에서는 스킨러버스가 아랍에미리트 기업과 약 14억원 규모의 화장품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

박 회장은 이번 선전 행사도 같은 방식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행사 역시 단순히 기업과 제품을 전시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실제 계약과 후속 거래를 만들어내는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만들겠습니다.”

특히 선전은 첨단 제조업과 IT, 스타트업, 글로벌 유통산업이 집약된 도시다. 월드옥타는 선전의 산업 기반과 한국의 소비재·기술을 연결해 국내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 기회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7일 현재 박 회장은 이번 행사에서 이미 1억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이 체결됐다고 귀뜸했다.

월드옥타 본부 사무국에서 포즈를 취한 박종범 회장.


“한상 자본으로 한국 스타트업 키우겠다”

박 회장이 선전대회에서 또 하나 주목하는 것은 스타트업이다. 그는 월드옥타 회원들이 자금을 출자하고 정부 정책자금을 매칭해 초기 100억원 규모의 ‘옥타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내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77개국 159개 지회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판로까지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회장은 선전에서 열리는 스타트업 경연대회를 그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투자만 해주는 펀드가 아니라 해외에서 실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펀드가 돼야 합니다. 월드옥타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은 돈만이 아니라 사람과 시장입니다.”

그는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더 성장하려면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유니콘 기업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26개 도시 3천500명 중국 회원에게도 새로운 기회

박 회장은 이번 대회를 중국 내 월드옥타 전체의 기회라고 보고 있다. 현재 중국 지역 월드옥타는 26개 도시에서 35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선전에서 성공하면 선전만 잘되는 게 아닙니다. 중국에 있는 모든 월드옥타 지회가 함께 주목받습니다. 중국 회원들의 자존심을 세우고 중국 네트워크의 위상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목표입니다.”

그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월드옥타가 단순한 한인 경제인들의 모임을 넘어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글로벌 경제 네트워크로 자리 잡는 것이다.

선전은 그 실험을 하기에는 상징성이 큰 도시다. 작은 어촌에서 세계적인 경제도시가 됐고, 개혁개방의 실험장이었던 도시가 이제는 세계적인 기술기업과 스타트업을 키우는 혁신도시가 됐다. 11월에는 세계 각국 정상과 기업인들이 모이는 APEC 정상회의까지 열린다.

박 회장은 그 무대에 한상 네트워크를 세우려 한다. 대한민국 정부도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에 남은 말은 ‘빈의자’

인터뷰 마지막에 “회장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저는 떠나는 사람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빈의자’라는 표현을 꺼냈다.

자신이 앉았던 자리를 끝까지 움켜쥐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일어나야 한다는 뜻이다. 자신이 떠난 뒤 그 자리에 다음 사람이 앉아 더 큰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제가 없어도 월드옥타가 더 잘 돌아가야 합니다. 다음 세대가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수개월 동안 선전대회를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 뛰어온 수장의 말치고는 의외로 담담했다.

‘불가능은 없다’며 반대와 우려를 뚫고 월드옥타 45년 역사상 첫 중국 대회를 성사시킨 사람. 영산그룹을 일궈 유럽 한상의 대표 기업인으로 성장한 기업가. 월드옥타 첫 직선제 회장에 이어 연임에 성공한 수장. 77개국 159개 도시 회원들을 만나기 위해 지구 몇 바퀴를 돌 만큼 현장을 누빈 리더.

그가 만들어낸 결과가 8일 개막하는 선전대회다.

하지만 박 회장이 바라보는 곳은 자신의 성공이나 자신의 이름이 아니다. 자신이 떠난 뒤에도 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남겨놓는 ‘빈의자’.

어쩌면 그가 말하는 진짜 기업가 정신과 리더십은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떠난 뒤에도 다음 사람이 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워주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그가 지나온 자리, 그가 다음 주자에게 비워놓은 자리, 즉 오스트리아한인연합회장, 유럽한인총연합회, 민주평통 유럽중동아프리카 부의장..., 탄탄하게 잘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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