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kf60 중국 과세·미국 둔화…럭셔리 시장 회복 “쉽지 않네” - - 中역외신탁 수익 20% 과세·美소비 3개월째 감소…수요 이중압박 - - LVMH·에르메스 주가 40% 하락…주얼리·‘조용한 럭셔리’는 차별화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10-12 14:56:52
기사수정

중국 부유층 과세와 미국 소비 둔화로 글로벌 럭셔리시장 회복에 제동이 걸렸다. 사진=게티이미지
중국의 부유층 과세 강화와 미국의 고급 소비 둔화가 글로벌 럭셔리 산업의 회복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부동산 침체로 중산층 소비가 위축된 데 이어 초고액 자산가의 구매심리까지 흔들리고, 미국에서도 명품 소비가 3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고급 주얼리와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면서 브랜드·제품군별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중국, 중산층 이어 초부유층 소비까지 압박

중국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역외신탁(Offshore Trust) 과세 강화 조치가 럭셔리 시장의 새로운 악재로 부상했다. 중국 거주자가 해외 신탁에 자산을 편입하면서 발생한 과세소득과 신탁 운용 과정의 이자·배당·자산양도 소득 등에 20% 세율이 적용된다. 2023~2025년 발생한 일부 미납 세금은 10월 22일까지 신고·납부해야 한다. 자산 전체가 아닌 관련 과세소득에 부과되는 세금이지만, 납부 부담과 유동성 확보 필요성이 부유층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소비자는 전 세계 럭셔리 제품 구매의 약 20%를 차지한다. 그러나 베인앤드컴퍼니(Bain & Company)에 따르면 중국 본토 개인 럭셔리 시장은 2024년 17~19% 급감한 데 이어 2025년에도 3~5% 축소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올해 8월 사회소비품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0.4%에 그쳤다.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의 금·은·주얼리 판매는 17.5%, 의류·신발·모자·섬유제품은 0.5% 각각 감소했다.

상하이의 럭셔리 컨설팅업체 트리니티 아시아(Trinity Asia)의 알렉시스 봉옴 대표는 로이터에 세금 납부 시한까지 일부 자산가가 유동성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의 건축자재 수출업자 덩치(51)는 올해 럭셔리 소비를 예년보다 20% 줄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과세 조치가 부유층 전반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구매 감소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국 시장의 회복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미국도 명품 소비 3개월 연속 감소

중국의 부진을 상쇄했던 미국 시장에서도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씨티은행(Citi)의 신용카드 결제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럭셔리 브랜드 소비액은 7월과 8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4% 감소했고, 9월에는 감소 폭이 6%로 확대됐다. 기술주 상승과 AI 산업의 성장에 따른 자산가치 증가가 고소득층 소비를 지탱해 왔지만,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소비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미시간대가 10월 9일 발표한 미국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도 46.3으로 하락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 럭셔리 소비시장이다. 그동안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판매 부진을 미국과 일본 등의 성장으로 보완해 왔지만, 미국마저 둔화하면 지역별 실적 방어가 어려워진다. 중동 분쟁에 따른 여행·관광 소비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하반기 실적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LVMH·구찌 부진…에르메스·리치몬트는 선방

주요 럭셔리 그룹의 상반기 실적에서도 양극화가 확인된다. 세계 최대 럭셔리 그룹 LVMH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86억 4400만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공시 기준 3% 감소했다. 환율과 사업범위 변동을 제외한 유기적 성장률은 2%였다. 핵심 사업인 패션·가죽제품 매출은 유기적 기준 1% 줄었지만 시계·주얼리는 9% 성장했다. 반복 영업이익은 86억 9100만 유로로 4%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22.5%를 기록했다.

구찌를 보유한 케링은 상반기 매출 72억 2000만 유로로 비교 가능한 기준 1% 성장했지만, 구찌 매출은 27억 5700만 유로로 5% 감소했다. 2분기 구찌의 감소율은 2%로 개선됐으나 3분기에도 역성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케링의 주얼리 사업은 2분기 비교 가능한 기준 18% 성장했다.

에르메스는 상반기 매출 81억 6300만 유로로 고정환율 기준 6.1% 성장했다. 가죽제품·마구 부문이 9.8% 증가했고 반복 영업이익률은 41.0%를 유지했다. 다만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성장률은 2.4%에 그쳤다.
까르띠에와 반클리프 아펠을 보유한 리치몬트는 2026회계연도 4~6월 분기 매출이 63억 2900만 유로로 고정환율 기준 20% 증가했다. 특히 주얼리 브랜드 매출은 24% 늘어나 패션·가죽제품 중심 기업과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로고보다 품질…‘조용한 럭셔리’와 주얼리 부상

브랜드별 판매 현장에서도 소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가 인용한 중국 쇼핑몰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급 캐시미어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와 로로피아나가 루이비통·구찌보다 양호한 판매 흐름을 보였다. 눈에 띄는 로고보다 고급 소재와 장인정신, 정교한 제작 품질을 강조하는 브랜드의 상대적 경쟁력이 부각된 것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이탈리아 럭셔리 산업협회 알타감마(Altagamma)의 2026년 조사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확인됐다. 1만 명 이상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구매 결정의 핵심 요인으로 디자인과 미학, 장인정신과 품질, 시간이 지나도 유지되는 매력이 꼽혔다. 반면 로고의 가시성은 가장 중요도가 낮은 요인이었다. 응답자의 70%는 가격이 정당하지 않다고 판단해 구매를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고급 주얼리도 상대적으로 견조하다. 까르띠에·반클리프 아펠·부쉐론 등은 금과 귀금속이 지닌 소재 가치와 희소성을 바탕으로 일부 고액 소비자의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중국의 8월 주얼리 판매 감소와 미국의 9월 시계·주얼리 지출 약세를 고려하면 모든 주얼리 브랜드가 성장하는 것은 아니며 브랜드의 가격대와 고객층, 제품 경쟁력에 따른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2026년 시장 2~4% 성장 전망도 시험대

베인앤드컴퍼니와 알타감마는 지난 6월 글로벌 개인 럭셔리 제품 시장이 2025년 3580억 유로에서 올해 3650억~3730억 유로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 성장률은 2~4%다. 그러나 이 전망은 중국의 점진적인 회복과 미국의 견조한 소비, 중동 정세 안정 등을 전제로 한다. 최근 양대 시장의 소비 둔화가 지속된다면 기존 성장 전망의 달성 여부도 불확실해진다.

투자심리도 악화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10월 9일 기준 LVMH와 에르메스 주가는 연초 대비 각각 약 40%, 케링은 29% 하락했다. 시장은 10월 12일 LVMH의 3분기 실적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 전망치는 매출 185억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수준이다. 케링과 에르메스는 22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 사업 성장률과 미국 소비 추이, 패션·가죽제품과 주얼리 간 실적 격차가 향후 전망을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럭셔리 산업의 성장 전략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BCG 조사에 따르면 최상위 고객층의 소비 비중은 지난 10년간 14%에서 24%로 확대됐다. 고액 고객 유지의 중요성이 커졌지만, 중국의 과세 강화는 초부유층 중심 전략에도 위험이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향후 경쟁력은 지속적인 가격 인상이나 매장 확대보다 제품의 본질적 가치와 고객 충성도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고급 캐시미어·울·실크 등 차별화된 소재와 제작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는 흐름은 고부가 섬유·의류 제조업체에도 시사점을 제공한다. 중국과 미국의 소비 회복 여부가 단기 실적을 좌우한다면, 장기적으로는 가격에 걸맞은 품질과 희소성, 브랜드 신뢰를 확보한 기업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Tag#럭셔리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new.kscn.co.kr/news/view.php?idx=14461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1,105. 월요편지 삶의 희로애락만큼 가을도 깊어갑니다.
  •  기사 이미지 ks06 다년간 지도경력 원장직강 (함수학4층, JYP영어2층)
  •  기사 이미지 1,104. 월요편지 가을도 삶도 아름답고 맛있게 익어갑니다.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