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개념 의료기기 기술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국내에서 차세대 의료기기 기술을 잇따라 개발해 상용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2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국내 연구진이 우유 단백질 활용 생분해성 신경 재생 소재, 상처 회복·피부 재생 촉진 다기능 하이드로겔, 신경 치료하고 몸속에서 사라지는 무선 전자약 등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단국대학교 의생명시스템학전공 양희석 교수팀이 우유의 주요 단백질인 카제인과 생체적합성 고분자인 폴리염화비닐(PVA)에 홍합 접착단백질에서 착안해 'DOPA'를 적용한 'MDP-DOPA 하이드로젤 신경유도관'을 만들었다고 8일 밝혔다.
사고나 외상 등으로 말초신경이 끊어졌을 때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료법은 환자 본인의 정상 신경을 떼어 손상 부위에 이식하는 '자가 신경 이식'이다. 치료 효과가 우수하지만, 이식할 수 있는 신경의 양이 제한적이고, 정상 신경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조직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손상된 신경 사이를 연결하는 인공 신경 유도관에 신경 성장을 돕는 물질을 넣는 방법 등이 연구돼 왔다. 하지만 외부에서 주입한 성장인자는 체내에서 빠르게 분해돼 효과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동물실험에서 이 소재는 염증 반응을 줄이고 신경돌기 성장을 촉진했으며, 10㎜ 좌골신경 손상 모델에서 보행기능과 신경 신호 전달 능력을 개선하고 근육 위축을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자가신경이식에 근접한 회복 효과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향후 말초신경 재생뿐만 아니라 다양한 조직 재생 및 차세대 생체 인터페이스 소재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재생의학교실 이병택 교수는 최근 순천향대 천안병원 외과 배상호 교수와 함께 돼지 피부 유래 세포외기질(ECM)과 키토산, 식물 유래 천연물질인 트라켈로사이드(Tracheloside)를 결합해 항균·항산화·항염증 기능과 조직재생 기능을 동시에 갖춘 'Tr-maCSE 하이브리드 하이드로겔'을 만들었다.
당뇨병성 궤양이나 욕창 등 만성·난치성 상처는 감염과 지속적인 염증, 산화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피부 재생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기존 창상 치료용 하이드로겔은 상처를 보호하고 습윤 환경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손상된 피부조직의 재생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하이드로겔은 빛을 조사하면 상처 부위에서 빠르게 굳어 손상된 조직에 밀착되도록 설계됐다. 피부 세포외기질은 조직재생에 필요한 생리활성 신호를 제공하고, 키토산은 구조적 안정성과 항균 기능을 담당한다. 여기에 트라켈로사이드가 지속적으로 방출되면서 염증과 산화스트레스를 억제하고 피부세포의 증식과 이동을 촉진한다.
동물실험에서도 상처 회복 효과가 확인됐다. 연구팀이 쥐의 등 피부에 약 8㎜ 크기의 전층 피부결손을 만든 뒤 하이드로겔을 적용한 결과, 1주 후 상처 폐쇄율은 76.51%로 무처치 대조군(39.28%)보다 높게 나타났다. 2주 후에는 90.74%까지 증가해 대조군(63.41%)과 키토산 하이드로겔 적용군(78.38%)보다 높은 회복 효과를 보였다.
특히 조직학적 분석에서는 정상 피부와 유사한 새로운 표피층과 치밀하게 배열된 콜라겐이 관찰됐으며, 모낭과 피지선 등 피부 부속기관의 재생 가능성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유전자 및 단백질 분석을 통해 피부세포의 증식과 이동에 관여하는 ERK1/2 신호전달 경로가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해 상처 회복을 촉진하는 작용 원리도 제시했다.
연구팀은 향후 당뇨병성 궤양과 욕창 등 만성·난치성 상처에 대한 유효성과 안전성을 추가 검증해 임상 적용이 가능한 재생형 상처치료 소재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아주대병원 재활의학과 현정근 교수팀은 최근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강승균 교수팀과 함께 체내에서 분해되는 무선 전자약을 3D 프린팅으로 제작하고 동물실험에서 말초신경 자극과 기능 회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최근 전기자극으로 손상된 신경의 재생을 돕는 삽입형 전자약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다만 체내에 남는 장치는 치료 후 제거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생분해성 전자장치 역시 기존에는 제조와 조립 과정이 복잡해 신경의 크기와 형태에 맞춰 제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도체·반도체·절연체와 보호층을 구성하는 생분해성 전자 잉크를 개발했다. 여기에 여러 소재를 함께 출력하는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 무선 전력 수신부, 반도체 소자, 자극 전극 등 전자약의 핵심 구성요소를 신경을 감싸는 입체 구조 안에 통합했다.
이 장치는 몸 밖에서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받아 신경에 전기자극을 전달하기 때문에 체내 배터리나 피부 밖으로 노출되는 전선 없이 작동한다. 또 3D 설계를 통해 크기와 형태를 조절할 수 있어 환자별 신경 구조에 맞춘 제작이 가능하다.
소동물 실험에서는 무선 자극에 따른 근육 반응을 확인했으며 말초신경 손상 후 1시간의 전기자극을 시행한 뒤 8주 시점에서 기능 회복을 관찰했다.
대동물 실험에서도 신경을 감싸는 장치를 이식해 무선으로 신경 반응을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장치의 분해 양상과 생체적합성도 평가했다. 동물실험에서 주요 혈액검사 결과에 특별한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모든 구성 소재가 체내에서 분해되도록 설계돼 향후 제거 수술과 장기간 체내 잔류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조직 재생용 지지체 내부에 무선 압력센서를 함께 출력해 압력 변화를 감지하는 기능도 구현했다. 이를 통해 전자약뿐 아니라 조직 상태를 살피는 맞춤형 진단·치료 장치로 활용 범위를 넓힐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현재는 동물실험 단계로,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신경손상 환자의 신경 크기와 형태에 맞춘 무선 전자약을 구현하고 치료 후에는 체내에서 분해되도록 함으로써 기존 삽입형 전자장치의 한계를 보완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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