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장흥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평화이음 콘서트' 장면.[박철의 기자]
개천절인 3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장흥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객석의 박수가 잦아들자 모차르트의 익숙한 선율이 무대를 채웠다. 순천 청소년 오케스트라는 김여진의 지휘로 모차르트의 대표적인 세레나데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를 연주했다. 경쾌한 1악장을 시작으로 우아한 3악장, 빠르고 활기찬 4악장까지 이어지며 공연장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회의(부의장 김점배)와 장흥군협의회(회장 김종근)가 이날 마련한 ‘평화이음 프로젝트’의 첫 무대였다.
이어 바리톤 김기영이 무대에 올라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불렀다. 가을의 정취를 담은 선율에 이어 도나우디의 ‘아름다운 그대 모습’(Vaghissima sembianza)이 연주되며 클래식 성악 무대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바이올리니스트 정연주와 박진희는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D단조 BWV 1043’을 선보였다. 두 바이올린이 주고받는 선율이 무대를 채우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민주평통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회의(부의장 김점배)가 3일 장흥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한 '평화이음 콘서트' 장면
피아니스트 이은주는 순천청소년오케스트라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3번 C단조 작품번호 37’ 1악장 알레그로 콘 브리오를 연주했다. 빈 국립음악대학 최초의 한국인 종신교수로 활동하는 이은주의 연주에 객석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다.
순천청소년오케스트라는 ‘아름다운 나라’를 연주하면서 관객의 환호에 앵콜송으로 화답했다.
2부 순서는 국악인 이철홍과 임서연은 판소리 ‘춘향가’ 가운데 ‘갈까보다’와 ‘배 띄워라’를 불러 장흥의 전통문화와 공연의 의미를 더했다.
'배띄워라'를 열창하자 '평화의'가 배경으로 띄워지고 있다.
클래식에 이어 우리 전통음악도 무대에 올랐다. 2부 순서는 국악인 이철홍과 임서연은 판소리 ‘춘향가’ 가운데 ‘갈까보다’와 ‘배 띄워라’를 불러 장흥의 전통문화와 공연의 의미를 더했다.
두 국악인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무대를 고조시켰다.
마지막 무대는 빅맨싱어즈 장문석·김제선·김태연이 장식했다. 이들은 ‘볼라레’를 시작으로 뮤지컬 ‘영웅’의 ‘단지동맹’, ‘내 나라 내 겨레’를 잇달아 부르며 공연장을 달궜다.
'단지동맹'을 부르는 빅맨싱어즈.
한편 이날 ‘평화이음 콘서트’에는 방용승 민주평통 사무처장을 비롯해 김점배 부의장, 김종근 회장,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회의 자문위원들과 장흥군 협의회 관계자, 지역 청소년과 주민 등이 자리했다.
방용승 사무처장은 콘서트에 앞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자문위원들과 지역 청소년들이 ‘평화’라는 주제로 만나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점배 부의장은 “백여 년 전 안중근 의사가 품었던 동양평화의 꿈은 나라와 나라가 서로 존중하며 함께 번영하는 세상이었다. 민족의 시작을 기리는 오늘, 그 숭고한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장흥에서 평화와 통일의 염원을 세계로 잇게 되니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며 “평화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으며, 우리가 함께 지키고 가꾸어야 할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국내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세계 곳곳의 한인사회와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과 함께 나누고자 이 자리를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방용승 사무처장(왼쪽)과 김점배 부의장이 콘서트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종근 회장은 “국내외 자문위원을 비롯해 청소년과 지역주민이 한자리에 모여 음악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잇고,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함께 나누고자 마련한 특별한 문화교류의 장”이라며 “음악이 세대를 잇고 지역을 잇고 세계를 이어 평화를 향한 공감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여러분의 꿈은 무엇입니까?'를 주제로 멘토링하는 박예인 자문위원.

안중근 의사를 추모하는 해동사를 방문한 민주평통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자문위원들
콘서트에 앞서 열린 ‘세향시(세계로 향하는 시간)’에서는 러시아 고려인 사회에서 활동해 온 심 타티아나 자문위원, 아프리카 현장에서 활동한 김태균 자문위원, 쿠웨이트에서 유엔 관련 업무를 맡았던 박예인 자문위원 등이 장흥 청소년들의 멘토로 나서 해외 생활과 진로 경험을 나눴다.
이날 오전에는 참가자들이 해동사를 찾아 안중근 의사를 추모하고 기념관을 둘러봤다. 국내 유일의 안중근 의사 사당으로 알려진 해동사에서 참배하며 안 의사가 옥중에서 집필한 ‘동양평화론’의 의미도 되새겼다.
정남진 장흥에서 시작된 하루는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을 되새기고, 재외동포들의 경험을 들려주면서 청소년들의 미래를 설계해보는 음악으로 이어졌다. 서로 다른 지역과 세대, 문화를 살아온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음악과 대화로 평화를 이야기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