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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25 차세대와 ‘이음’ 위해 뛰는 동포사회 리더 김점배 회장 - - “차세대는 우리가 키우는 게 아니라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 민주평통 유럽·중동·아프리카 부의장…청소년·인재 육성에 힘써 - - 글로벌한인드림재단 10년…장학·멘토링으로 ‘선한 일의 대물림’ 아프리카 오지에 ‘평화의 샘물’ 사업 펼쳐… - - “동포사회도 나눔에 나서야” “세계한상대회·세계한인경제인대회 통합해 한상 네트워크 키워야”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10-09 16: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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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자택에서 본지 인터뷰에 응하는 김점배 부의장.[박철의 기자]


10월 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장흥군에서 만난 김점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유럽·중동·아프리카(이하 유·중·아) 지역회의 부의장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이음’이었다. 세대와 세대, 사람과 사람, 고국과 재외동포 사회를 연결하는 일이다.

이날 김 부의장의 고향인 장흥에서 열린 ‘평화이음 프로젝트’는 그가 말하는 ‘이음’을 직접 보여주는 무대였다. 유·중·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이 장흥 청소년을 만나 자신의 해외 생활과 진로 경험을 들려줬고, 이어 유럽에서 활동하는 한인 음악가와 전남의 예술인, 지역 청소년들이 한 무대에서 공연을 펼쳤다.

장흥에는 국내 유일의 안중근 의사 사당인 해동사가 있다. 김 부의장은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되새기면서 평화와 통일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청소년들에게 음악과 만남으로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통일이라는 말을 요즘 청년들에게 하면 잘 와닿지 않습니다. 논리적으로 왜 필요한지를 설명해줘야 합니다. 최소한 근대사라도 접목한 통일교육 자료가 필요합니다.”

안중근의사추모역사관을 방문해 관람하는 김점배 부의장.[왕길환 기자]


그가 고향에서 던지고 싶었던 화두도 결국 ‘연결’이었다. 재외동포 사회에서 활동하는 선배들이 국내 청소년에게 경험을 전하고, 청소년들이 세계로 나갈 때 다시 한인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구조를 의미한다.

김 부의장은 유·중·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자문위원들이 장흥 청소년들의 멘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지역 차세대들이 어디든 유학이나 진출을 하게 되면 우리에게 이야기하라고 했습니다. 필요하면 홈스테이도 해주고, 해외에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차세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차세대는 우리가 키우는 게 아니라,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청년들의 가능성을 대신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능력을 펼칠 수 있는 무대와 사람을 연결해주는 것이 기성세대의 역할이라는 뜻이다.

“조금만 자리를 만들어주면 청년들 능력 출중”

김 부의장의 차세대에 대한 관심은 민주평통 활동에만 머물지 않는다. 세계 각지의 한인사회와 청년들을 만나면서 직접 확인한 경험이 바탕이 됐다.

“청년들을 직접 만나보면 능력이 출중합니다. 처음에는 젊은 친구들을 조금 얕잡아본 적도 있지만, 같이 활동해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자리를 만들어주면 자기들이 해냅니다.”

그는 민주평통 활동에서도 청년위원들에게 행사의 기획과 실행을 맡기면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했다.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면 스스로 움직이고, 그 과정에서 리더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 부의장은 차세대를 일회성 행사에 참여시키는 것보다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쌓으며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부의장은 '선한 일의 대물림'을 강조하면서 글로벌한인드림재단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한상들이 만든 재단…“받기만 하지 말고 스스로 돕자”

그가 이사장을 맡은 글로벌한인드림재단도 이런 생각에서 출발했다. 이 재단은 한상들이 차세대 한인 인재를 돕기 위해 만든 공익법인이다. 2016년 글로벌한상드림으로 출발해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았으며, 최근 ‘글로벌한인드림재단’으로 명칭을 바꿨다.

김 부의장은 재단의 방향을 한상이라는 경제인 조직에만 머무르지 않고 전 세계 동포사회의 인재를 키우는 육영사업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상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스스로 돕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겁니다. 동포들이 정부에 바라기만 한다는 인식도 바꿀 수 있고요.”

재단의 대표 사업인 ‘드림서포터즈’는 장학금만 지급하는 방식이 아니다. 장학생들이 독서토론을 하고 선배들과 교류하며 멘토링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김 부의장이 강조하는 것은 장학금 이후다.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 돈만 주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 됩니다. 서로 만나고 토론하고 멘토링하면서 시야를 넓혀줘야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성공하면 다시 후배를 돕도록 하는 것이죠.”

그는 이를 ‘선한 일의 대물림’이라고 표현했다. 재단은 장기적으로 1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기금 수익으로 장학사업을 지속하고, 청년 창업 등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우리도 이 재단을 통해 노벨상을 받는 유능한 과학자나 학자를 배출해보고 싶습니다.”

아프리카 오지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평화의 샘물’ 사업을 펼치는 김점배 부의장.[유엔피스코 제공]


아프리카 오지에 ‘평화의 샘물’…“동포사회도 나눠야”

김 부의장이 말하는 ‘이음’은 해외 현지 사회와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대표적인 사업이 아프리카 오지에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평화의 샘물’이다. 아프리카·중동 한인사회와 한상들이 힘을 모아 현지 주민들에게 식수원을 마련해주는 사업이다.

김 부의장은 한인사회가 모국이나 정부의 지원만 기다리는 공동체가 아니라, 자신들이 가진 경험과 자원을 다시 사회에 돌려주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재단을 만든 이유와도 같은 맥락이다.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남을 돕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런 생각은 장학사업에도 이어진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뿐 아니라 소외계층, 독립유공자 후손, 고려인동포 차세대 등에게도 기회를 주는 이유다.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월드옥타)가 주력사업으로 펼치는 차세대 무역스쿨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과제도 제시했다.

김 부의장은 차세대들이 이미 상당히 끈끈한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고, 젊은 경제인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그 네트워크를 실질적인 비즈니스와 연결하는 것을 더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친목과 교류를 넘어 실제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부와 경제단체가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상대회와 한인경제인대회, 하나로 가야”

한인 경제인 네트워크의 효율성을 이야기하면서는 세계한상대회와 세계한인경제인대회의 통합 필요성을 제기했다. 전자는 세계한상대회 운영위원회가 주도하고, 재외동포청이 지원하는 형식이고, 후자는 월드옥타가 개최한다. ‘통합’과 관련한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여전히 따로 행사가 열린다.

김 부의장은 경제활동을 하는 한인 경제인들이 여러 대회와 조직으로 나뉘면서 인력과 예산이 분산되는 것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두 행사 참가자는 서로 겹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행사를 어느 쪽으로 합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너지를 내기 위해 하나로 가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는 세계한인회장대회는 재외동포 권익과 공공외교에 집중하고, 한인경제인대회는 전시 및 수출상담과 투자,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식으로 역할을 분명히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화상이나 유대인들은 하나의 네트워크로 움직이면서 힘을 키우는데, 우리는 왜 둘로 나눠 예산을 써야 합니까.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하나로 가는 논의가 필요합니다.”

“차세대는 우리가 키우는 게 아니라,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김 부의장.


40년 넘게 일군 사업…“이제는 경험을 나눌 때”

김 부의장이 한인사회와 차세대에 눈을 돌린 배경에는 40년 넘게 해외에서 사업을 일군 경험이 있다.

1978년 여수수산전문대학을 졸업한 그는 원양어선에서 일한 뒤 1981년 오만에 진출했다. 낯선 중동 땅에서 수산업을 시작해 인도양을 무대로 원양어업과 수산물 가공, 선박관리업 등을 일궜다. 오만을 기반으로 소말리아와 탄자니아, 인도, 파키스탄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한상의 기반을 닦았다.

오만을 기반으로 ‘알카오스 트레이딩’(AL KAUS Trading)을 이끌고 있는 그는 오만한인회장을 거쳐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와 아프리카·중동한상총연합회 회장을 맡았고, 제20차 세계한상대회 대회장도 지냈다. 지금은 민주평통 유·중·아 지역회의 부의장과 글로벌한인드림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사업에서 쌓은 경험을 다음 세대와 동포사회에 돌려주는 일에 더 많은 힘을 쏟고 있다.

그에게 성공은 혼자 더 많이 갖는 것보다 자신이 먼저 얻었던 기회를 다음 사람에게 연결하는 수단에 가깝다. 오만에서 아무런 연고 없이 사업을 시작했던 경험이 있기에 해외에 나선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조언보다 ‘길을 아는 사람’과 ‘문을 열어줄 사람’이라는 것이다.

김 부의장이 차세대에게 홈스테이를 제공하고, 유학이나 해외 진출을 계획하는 장흥 청소년들에게 현지 한인 네트워크를 연결해주겠다고 한 것도 같은 이유다.

“제가 처음 해외에 나갔을 때도 누군가가 길을 알려줬다면 훨씬 수월했을 겁니다. 이제는 제가 그런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강조하는 ‘이음’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다음 세대가 활용할 수 있도록 사람과 경험, 기회를 연결하는 일이다.

그래서 김 부의장은 자신에게 들어오는 제안을 쉽게 거절하지 않는다고 했다.

“누가 제안을 하면 거절을 잘 못합니다. 이왕 맡았으면 제대로 해야죠. 처음에는 개인적인 욕심으로 시작한 일도 있었지만, 하나씩 의미를 붙이다 보니 지금까지 커졌습니다.”

그가 앞으로도 차세대를 이야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미 기반을 닦은 세대가 모든 것을 직접 해주기보다 젊은 세대가 스스로 길을 만들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들어주는 것. 김 부의장이 말하는 ‘선한 일의 대물림’과 ‘이음’의 출발점이다.

장흥에서 시작된 이날 ‘평화이음 프로젝트’ 역시 그가 걸어온 길의 연장선에 있다. 오만에서 시작해 아프리카와 중동, 유럽으로 이어진 자신의 삶의 네트워크를 이제는 고향의 청소년과 세계의 차세대에게 연결하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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