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니콘'으로 안착하기 위해서 단계별 성장을 가로막는 '병목' 등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사진은 중소 및 중견 PV(맞춤형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대거 참가했던 '서울 모빌리티쇼 2025'로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혹은 국내 기준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은 모든 중소기업과 중견기업들의 ‘꿈’이다. 이는 “대규모 고용과 산업 혁신을 견인하는 선도 기업으로, 국가 혁신 생태계의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로 통용된다”는게 정부의 정책 취지다.
그러나 이에 도달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일정한 성장 단계, 즉 시리즈(Series) A단계에서 B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 병목을 극복해야 하고, 다양한 투자 생태계를 확보하는게 중요하다. 또 정책적으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유니콘 육성 전략을 시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유니콘 시리즈 A는 스타트업의 가치 평가 단계 중 하나로, 흔히 1,500만 달러(한화 약 200억원)에서 3,000만 달러(약 400억원) 사이의 가치를 인정받는 투자를 의미한다. 시리즈 B는 3,000만 달러(약 200억원)~6,000만 달러(800억원) 투자 단계를 일컫는 것이다.
“실질적인 유니콘, 35개사 정도로 추산”
정부도 국정과제로 AI 등 딥테크 기반 혁신 유니콘 50개 육성을 설정하고 ‘넥스트 유니콘 프로젝트’(13조 5천억원)로 구체화했다. 그러나 비상장기업 특성상, 기업가치 산정이 불투명하고, 가치가 급락한 기업이 ‘(퇴출 예상) 명단’에 남거나 ‘회생 가능 기업’이 성급히 ‘배제’되는 등 집계 기준을 둘러싼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기업가치 1조 원 이상 이력이 있는 53개사 중 “실질적 독립성과 벤처투자 기반 성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재분류하면, 실질적인 유니콘 은 35개사 정도로 추산되었다. 이를 다시 세분하면 유니콘 22개사, 엑싯콘 9개, 유니콥스 2개, 좀비콘 2개 등이다.
엑싯콘은 IPO나 M&A를 통해 투자 회수(Exit)에 성공한 기업으로, 유니콘의 개념이 확장된 것이다. 유니콥스(Unicorpse)는 일명 ‘죽은 유니콘’이다. 상장 여부에 관계없이 ‘유니콘기업으로 등극한 연도의 최고 가치에 비해 기업가치가 50% 이하로 하락한 기업’이다.
좀비콘은 기업 가치가 높다고 기대했으나 기업공개 후 가치가 급락했거나 근근이 연명하는 스타트업이다.
분석 결과, 글로벌 유니콘은 미국·중국에 대다수가 집중되어 있고, Enterprise Tech(AI·SaaS) 중심이다. 이에 비해 국내 유니콘은 외형 성장은 꾸준하나 수익성 확보에 상당 기간이 소요되고, 상위 소수 기업이 매출 성장을 견인해 기업 간 이질성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성장 경로를 보면, 시리즈A에서 B로 전환하는게 가장 어려운 관문이자 최대 병목이다. 또 그런 병목을 돌파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대략 설립 후 5년이며, 그 후 IPO를 준비하는데 약 9년이란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 즉 6~8년 구간이 정채적 지원이 전문한 ‘공백’기간”이란 설명이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중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특히 해결해야 할 ‘3가지 정책과제’를 적시해 눈길을 끈다.
중견 로보틱스 업체들이 많이 참여한 '로보월드 2025' 모습.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
A→B단계 전환율, 딥테크 비중 등 복합적 성과지표 적용
이에 따르면 우선 ‘기업가치 1조 원’ 인정 기준을 공식화하고, 유니콘 수만 세던 방식을 ‘유니콘·엑싯콘·이탈기업’ 세 갈래를 병기하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A→B단계 전환율, 딥테크 비중 등의 복합적인 성과지표 관리를 적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우선 유니콘 인정 기준을 명문화하고 유형별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기업가치 1조 원 인정 시점과 방법, 잔류 조건을 시행규칙 수준으로 공식화·투명화해야 한다. 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주로 대기업 등)을 제외하는 원칙을 명문화한다. 다만, 실질적 독립성을 유지하고, 벤처투자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확인된 자회사·계열사는 별도의 ‘유니콘’으로 인정하는 현행 원칙을 제도화한다.
유니콘 산정에 있어서, (‘유니콘’만의) 단일 집계보다는, 3개 트랙(유니콘, 엑싯콘, 이탈그룹) 병기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무조건 기업가치 1조 원 달성 이력 기업을 누적 시킨 수치를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그 보단 ‘누적 유니콘 수 + 엑싯콘(IPO·M&A) 수 + 이탈(폐업·파산) 수’를 병기하는 ‘3개 트랙’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유니콥스·좀비콘’은 별도 유형으로 분류·관리한다.
또한 유니콘 육성을 위해 ‘복합 성과지표’를 운영한다. 즉 ▲신규 유니콘 수(연도별), ▲엑싯콘 수(IPO·M&A), ▲아기·예비유니콘 전환율, ▲딥테크 유니콘 비중 운영 등이다.
“기존에 ‘하나의 지표’로 관리하던, ‘유니콘 수’ 단독의 핵심성과지표(KPI)를 2025~2030년 기간의 ‘신규 유니콘’과 ‘엑싯콘’ 수를 함께 정책 성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진출·IR 지원’ 실효성도 높여야
다음으로 유니콘 성장의 병목 현상(Series A → B)을 해소하는게 매우 중요하다. 유니콘이 시리즈A단계에서 B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 병목을 겨냥, ‘성과 연동형 브릿지 보증’을 신설하고, ‘글로벌 진출·IR 지원’의 실효성을 높이며 ‘투자자 구성이 다양화’될 수 있도록 생태계 기반을 다변화한다
특히 ‘아기 유니콘기업’ 사례를 통해 그 실마리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시리즈 A’에 진입한 후 18개월 이내인 기업을 대상으로 단계별 성과 연동형의 ‘브릿지’를 지원한 경우다. 성장 퍼널(경로) 분석에서 시리즈 A 기업의 55%가 시리즈 B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 병목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민간 VC 공동투자 확약서를 제출하먼 후속 지원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민간자본을 유인했다”는 설명이다.
병목을 해소하기 위해선, 글로벌 IR(Investor Relations)과 진출 지원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즉, ‘시장 탐색 → 파트너 확보 → 법인 설립·규제 대응’의 3단계 트랙으로 구조화한다. 이는 “국내 유니콘 육성 지원사업의 성장단계에서 ‘아기’ → ‘예비’ → ‘K-유니콘’ 연계에 필요한 글로벌 확장책 지원이 부족한데 따른 대안”이다.
투자 생태계 다각화도 중요하다. 즉, 지방·신규 독립계 VC를 발굴, 유니콘 투자사의 다양성을 확대한다. 현재는 미국과 일본에 편중된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해외 투자사를 모을 때 유럽·중동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보증(기술보증기금 등)과 후기 투자(산업은행 등) 등 정책금융 역할도 명확하게 분담하도록 한다.
글로벌 대기업과 유니콘, 국내 중소 및 중견 디지털프린팅 업체들이 대거 참가한 'K-프린팅' 전시회 모습.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매출’ 위주 아닌, ‘딥테크’ 특성 맞는 ‘업종별 특성지표’
세 번째 방안은 매출 위주 평가에서 벗어나되, 바이오·반도체 등 ‘딥테크’ 특성에 맞는 ‘업종별 특성지표’로 육성 지원 기준을 개편하는 것이다.
구체적을 지원 대상 범위를 제도적으로 명확하게 한다. 이를 통해 성장단계별 지원을 체계화할 수 있다. 유니콘 선정 후엔 반기별 모니터링을 하고, 유니콥스·좀비콘에 대한 별도 모니터링 트랙을 운영한다.
유니콘 설립 후 6~8년 구간의 지원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사실 “기존 유니콘의 재무 분석 결과, 설립 후 5년(Series A~B 전환기)+9년(IPO 준비 본격화)이 정책 개입의 핵심 시점이란 분석이다.
딥테크 유니콘 육성을 위한 핵심성과지표(KPI)를 개편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행 유니콘 육성을 위한 지원책은 매출 중심의 KPI를 기준으로 한다. 그러나 이는 임상단계 바이오, 장기 개발 사이클 반도체 등 딥테크 기업에 적용하기 어려운 기준이다.
이미 글로벌 유니콘 생태계는 ‘Enterprise Tech·AI’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인 만큼, 이에 맞게 국내 지원 기준도 업종 특성을 반영한 ‘대체 지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바이오는 ‘임상 단계·특허 등록’, 제조는 ‘수직계열화·수출 계약’, ICT는 ‘글로벌 사용자 수·거래액’ 등을 업종별 대체 지표로 삼을 수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김선우 선임연구원은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 기존 유니콘 육성사업의 성과지표에 전환율·엑싯콘 등 복합 지표를 반영하고, 성과 연동형 브릿지 보증 사업을 신설해야 한다”면서 “중기적으론 유니콥스·좀비콘을 별도 모니터링하는 트랙과, 글로벌 확장 단계 프로그램 등을 시범 운영하며, 장기적으로 유니콘 인정 기준의 제도화와 업종별 KPI 개편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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