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 2년차에 들어선 김경협 재외동포청장. [동포청 제공]
취임 2년 차에 접어든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이 오는 10월 1일 재외동포협력센터를 본청으로 통합하고 ‘동포역량지원관’을 신설하는 등 새로운 조직체계를 갖춘다. 내년까지 독립 공공청사 이전도 추진해 조직과 공간을 아우르는 재외동포 정책의 새로운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김 청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재외동포신문과 가진 서면인터뷰에서 취임 2년 차 재외동포정책의 방향과 주요 현안을 이같이 밝혔다.
김 청장은 앞으로 1년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로 ▲10월 재외동포협력센터 통합과 동포역량지원관의 안정적인 출범 ▲공공청사 이전 ▲700만 동포 규모에 걸맞은 예산 확대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취임 이후 지난 1년을 “차별 없는 포용적 동포정책”을 만들기 위해 동포사회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 전반을 개편해온 기간으로 평가했다.
지난 1년의 주요 성과로는 먼저 현장 소통을 꼽았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2개월 동안 22차례 동포간담회를 열어 현장의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다.
두 번째는 전 세계 재외공관을 통해 들어오는 동포사회의 민원을 동포청이 일괄 접수·처리하는 체계를 갖춘 것이다. 재외동포정책위원회, 대통령실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민원을 처리하고 후속 조치까지 관리하는 방식이다.
김 청장은 그 성과로 재외공관에서 국제운전면허 발급과 1종 운전면허 갱신이 가능해진 점, 한국 휴대전화나 재외공관 방문 없이 재외국민인증서를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는 국내 공공·상용 인터넷 사이트가 크게 늘어난 점 등을 들었다.
세 번째는 한인사회 네트워크의 체계화다. 세계한인회장대회, 세계한상대회, 차세대동포대회, 코리안페스티벌 등 직능·세대·분야별로 열리던 주요 행사를 ‘세계한인주간 대회’로 통합했다.
반면 귀환동포 정착지원은 아직 풀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올해 ‘귀환동포 정착지원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취업·교육·생활 지원과 관련 예산을 확대했지만 이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재외동포기본법 개정이 관계부처 검토 지연 등으로 늦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10월1일 ‘통합 동포청’으로…동포역량지원관 신설
취임 2년 차의 첫 변화는 조직이다.
오는 10월 1일부터 재외동포청 산하기관인 재외동포협력센터가 본청으로 통합된다. 그동안 정책을 수립하는 재외동포청과 사업을 수행하는 협력센터로 나뉘었던 지원체계를 하나로 합쳐 정책과 사업 집행의 연계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김 청장은 “분산된 재외동포 지원 체계를 하나로 합치고, 정책 수립과 사업 집행을 긴밀히 연계해 행정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높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조직개편의 핵심은 고위공무원단 나급의 ‘동포역량지원관’ 신설이다. 재외동포 인재육성과 차세대 연수, 동포유산 보존 등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산하에 동포인재육성과·차세대동포연수과·동포유산보존과 등 3개 과를 새로 둔다.
특히 동포 인재정책의 방향이 바뀐다.
김 청장은 “기존 재외동포협력센터가 수행하던 일회성 초청 장학사업에서 벗어나 국내 귀환동포의 교육부터 취업, 정착에 이르는 전 과정 지원체계를 구축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관계기관과 교육·취업·정착의 각 단계를 연계해 한인 인재가 국내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대한민국의 핵심 인재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차세대 동포 연수도 확대한다. 2025년 약 2000명 수준에서 2029년까지 연간 6000명 규모로 세 배 늘리는 것이 목표다. 우수 참가자는 인재 후보군으로 관리하고 글로벌 동문 네트워크로 연결한다.
조직 통합 과정에서 불거진 협력센터 직원들의 고용 문제는 남은 과제다.
김 청장은 “모든 직원분들이 공무원으로 동포청에 흡수될 수 없어 직원분들이 고용에 대해 많이 불안해 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무직·기간제 채용, 유관기관 취업 알선, 고용노동부 협업 구직활동 지원 등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내년까지 공공청사 이전…“동포 편의성 최우선”
새 조직체계를 담을 독립 공공청사 마련도 취임 2년 차의 주요 과제다.
현재 재외동포청은 인천 송도의 민간 건물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김 청장은 내년까지 민간 임차청사에서 안정적인 공공청사로 이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김 청장은 “인천시와 재외동포청은 인천 내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독립청사 마련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며 “인천시와 합의가 완료되는 대로 이전지 및 향후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사 입지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는 동포의 편의성을 꼽았다.
새 청사는 단순한 행정청사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본청 외에 한인단체와 한상 조직위·사무국 등도 함께 입주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김 청장은 “전 세계의 한인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경제·인적 교류, 교육·연수, 문화 행사 등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재외동포 핵심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 예산안 1369억원…“아직 부족”
조직을 확대하고 사업을 실행하기 위한 재정 확충도 취임 2년 차의 주요 현안이다.
2027년도 재외동포청 정부 예산안은 올해 1127억원보다 21.4% 증가한 1369억원으로 편성됐다. 2023년 개청 이후 최대 규모다.
하지만 김 청장은 현재 정부안으로도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전 세계 동포사회의 목소리를 정책에 온전히 담기에는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추가 증액을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차세대 동포를 국내 정착형 인재로 육성하기 위한 ‘동포청년 모국 초청 연수 및 인재 지원 사업’에 약 100억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국가·지역별 동포단체 활성화 사업에는 약 65억원, 상주 재외공관이 없거나 공관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의 동포들을 위한 순회영사 활동 확대에는 약 17억원의 증액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순회영사 서비스는 연 1회에서 2회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김 청장은 취임 2주년까지 “700만 동포 규모에 걸맞는 예산 확대”를 추진하겠다며 국회 등을 상대로 추가 예산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경협 청장이 올해 4월 제26차 재외동포정책위원회에 참석한 모습. [동포청 제공]
한글학교 정부 지원율 “2~3년 내 50% 가능”
한글학교 지원 확대는 동포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정책으로 꼽힌다.
2027년도 정부안에 반영된 한글학교 운영비 지원 예산은 255억원이다. 아직 국회 심의가 남아 있어 확정 예산은 아니다.
김 청장은 정부 지원율을 중장기적으로 최대 5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와 관련해“내년 예산과 같이 이런 추세로 예산이 증가한다면 2~3년 내 50%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글학교 운영비 지원금의 50% 이상을 교사 봉사료(인건비)로 사용하도록 돼 있어 예산 확대가 교사 처우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동포청의 설명이다. 교재·교구 구입과 교사연수, 학교 임차료, 교육과정 운영에도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교육의 질과 지역별 격차에도 대응한다.
내년부터 일부 한글학교를 대상으로 표준교육과정 시범사업을 실시한 뒤 점차 확대하고, 현지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교재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어 교원 학위와 자격증 취득, 향후 정체성 교육 진단평가 결과 등을 교육의 질을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86만 귀환동포 실태조사…동포청년 국내기업 인턴십도
재외동포정책의 대상도 해외에서 국내로 넓어진다.
재외동포청은 국내에 거주하는 약 86만명의 귀환동포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올해 1월 ‘귀환동포정착지원과’를 신설했다.
김 청장은 국내 동포가 700만 재외동포의 약 12%에 달한다며, 실태조사를 토대로 실제 필요한 지원정책을 만들고 관련 예산도 점차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2027년부터는 ‘해외 동포청년 국내기업 인턴십’ 사업도 시작한다.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기업과 예산을 매칭하고 동포 청년의 국내 취업과 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역 기업에는 해외 네트워크를 갖춘 우수 인재를 확보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코리안넷·한상넷·스터디코리안 하나로
온라인 재외동포 서비스도 통합한다.
재외동포청은 코리안넷·한상넷·스터디코리안 등 여러 사이트로 흩어진 서비스를 연결하는 ‘재외동포 디지털 통합 플랫폼’을 2027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2027년도 예산안에는 디지털 통합 플랫폼 구축비 34억원과 재외국민 통합전자행정시스템(G4K) 노후 정보자원 교체비 44억원이 처음 반영됐다.
김 청장은 기존 온라인 서비스가 여러 사이트로 분산돼 있고 구축된 지 오래돼 “동포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었다”며 통합적인 온라인 접근성과 다국어 서비스 개선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새 플랫폼을 통해 한인회 지원부터 정체성 교육 등 동포 관련 온라인 서비스와 민원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동포유산보존과’ 신설…이주 역사 국가가 보존
새 조직체계에서는 재외동포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전담하는 동포유산보존과도 처음 설치된다.
김 청장은 “재외동포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은 700만 동포의 고통과 헌신의 역사를 대한민국이 온전히 기억하고 예우하겠다는 의미”라며 “동포유산보존과의 신설이 그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중앙아시아 정주 90주년을 계기로 ‘고려인 역사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고려인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 흩어진 한인 이주사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청장이 취임 2년 차에 내건 목표는 결국 조직·공간·예산으로 압축된다.
취임 첫해가 동포사회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 방향을 재정비하는 시간이었다면, 취임 2년 차에는 이를 새 조직과 공공청사, 예산과 사업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이 시작된다. 조직 확대와 예산 증가가 실제 동포들의 편의와 교육·취업·정착 지원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김 청장 취임 2년 차의 과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