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박병두 기자
  • 기사등록 2026-09-24 11:54:22
기사수정

△ 국내에서 신개념 의료 AI를 잇따라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 신개념 의료용 인공지능(AI) 기술이 잇따라 개발돼 의료기기 상용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4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국내 연구진이 심전도 검사로 좌심실 이완기능장애 탐지, 맞춤형 면역항암제 효과 예측, 두 번째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 예측 AI 솔루션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아주대병원 순환기내과 소문승 교수팀은 최근 의료 인공지능 기업 뷰노(VUNO)와 공동으로 심전도(ECG)를 활용해 좌심실 이완기능장애를 탐지하는 딥러닝 AI 모델을 개발했다.


좌심실 이완기능장애는 심장이 수축한 뒤 충분히 이완되지 못해 혈액을 원활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로,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 좌심실 이완기능은 주로 심초음파 검사를 통해 평가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심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


이에 연구팀은 비교적 간편하고 널리 시행되는 심전도에 AI를 적용해 이완기능장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분석 결과 AI 모델의 판별 성능을 나타내는 AUROC는 검증군에서 0.908, 시험군에서 0.913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AUROC는 1에 가까울수록 판별 성능이 우수함을 의미한다. 특히 시험군에서 음성예측도(NPV)가 96.6%로 나타나 이완기능장애 가능성이 낮은 환자를 효과적으로 구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일상적으로 시행되는 심전도 검사와 AI를 활용해 이완기능장애 가능성을 사전에 선별함으로써, 추가적인 심초음파 검사가 필요한 환자를 보다 효율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심전도가 의료현장에서 접근성이 높은 검사인 만큼 이번 AI 모델이 향후 이완기능장애를 조기에 발견하는 선별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김상욱 교수팀은 최근 암 환자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 여부를 사전에 정밀하게 예측하는 기계학습 기술을 개발했다.


면역항암제는 암을 직접 공격하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환자 몸속의 면역세포가 스스로 암을 물리치도록 돕는 치료제다.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문제는 약이 효과가 없는 환자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 환자는 값비싼 치료비만 쓴 채 다른 치료로 갈아탈 소중한 시간마저 놓칠 수 있다. 그래서 '이 환자에게 면역항암제가 통할 것인가'를 미리 아는 일이 중요하다.


문제는 환자마다 암 주변 환경이 제각각이라는 데 있다. 그중에서도 암 주변의 노화된 세포들은 면역세포 활동을 방해한다. 마치 전장에서 아군의 진격을 은근슬쩍 가로막는 훼방꾼과 같다. 이렇게 복잡하고 환자마다 다른 환경을 사람이 일일이 가늠하기란 쉽지 않아 최근에는 AI의 힘을 빌리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AI에게도 벽은 있었다. 학습에 쓸 환자 데이터가 부족했다. 특히 환자 수는 적은데 살펴봐야 할 유전자 정보는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정보가 지나치게 많으면 AI가 특정 환자 집단에만 지나치게 맞춰져 정작 새로운 환자 앞에서는 헛다리를 짚기 쉽다. 문제집만 달달 외운 학생이 시험지에서 무너지는 것과 비슷하다.


연구팀은 발상을 바꿨다. 모든 정보를 한꺼번에 밀어 넣는 대신, 먼저 면역세포가 억눌린 노화된 종양 환경부터 가려낸 뒤 환자들을 단계적으로 나누어 약효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렇게 순서를 밟아가자 AI는 특정 집단에만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환자에게서도 흔들림 없는 예측력을 갖추게 됐다.


실험 결과 이 방법은 피부암을 비롯한 4개 암종, 6개 환자 집단에서 현재 병원이 쓰는 지표들보다 뛰어난 예측 성능을 보였다. 기존의 다른 예측 방법들과 견주어도, 처음 보는 피부암 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한 검증에서 안정적인 결과를 냈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단순히 예측을 잘한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놓쳐온 '노화된 종양 환경'이라는 변수를 예측의 무대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이 핵심이다. 노화한 세포가 면역항암제의 작용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의료진은 환자마다 다른 처방 전략을 세울 여지를 얻는다. 같은 암이라도 사람마다 다른 답을 내놓는 '맞춤 항암 치료'에 한 걸음 더 다가선 셈이다.


연구팀은 세포 노화를 고려한 이번 예측 방법이 앞으로 더 많은 암 환자가 면역항암제의 혜택을 누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노성현 교수팀은 최근 연령, 성별, 기저질환, 골다공증 치료 이력 등 다양한 임상정보와 골밀도 검사(DEXA)를 통해 측정한 요추 및 대퇴골 경부 골밀도, 몸통·복부·둔부의 지방 및 조직량 등 체성분 정보를 바탕으로 척추 MRI 또는 X선 영상 정보를 종합해 두 번째 골절 위험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2000~2019년 첫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을 경험한 환자 178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68명(38.2%)에게 추적 관찰 중 두 번째 골절이 발생했으며 첫 골절 평가 이후 두 번째 골절까지의 평균 간격은 21.3개월이었다.


분석 결과 임상정보와 골밀도·체성분 정보만 활용한 경우보다 척추 영상 정보를 함께 활용했을 때 재골절 예측 성능이 더욱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모델은 내부 검증에서 정확도 97.9%, 재골절 발생 여부를 구분하는 모델의 판별력을 나타내는 AUROC 0.998을 기록했다. 특히 별도 기관의 환자 83명을 대상으로 한 외부 검증에서도 정확도 90.4%, AUROC 0.923으로 높은 예측 성능을 보였다. AUROC는 1에 가까울수록 모델의 판별력이 우수함을 의미한다.


또 체지방과 조직량 등 체성분 정보와 척추 영상 특징이 재골절 위험을 예측하는 주요 요소로 확인됐다. 특히 체성분 정보는 기존 골밀도 등 골절 위험인자를 보완해 환자의 재골절 위험을 보다 정밀하게 평가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구팀은 향후 추가 검증을 통해 첫 골절 이후 재골절 고위험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고 골다공증 치료와 운동·영양·낙상 예방 등 환자 맞춤형 2차 예방 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Tag

#아주대병원#포항공과대학교#의료AI#이완기능장애#면역항암제효과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new.kscn.co.kr/news/view.php?idx=14222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1,105. 월요편지 삶의 희로애락만큼 가을도 깊어갑니다.
  •  기사 이미지 ks06 다년간 지도경력 원장직강 (함수학4층, JYP영어2층)
  •  기사 이미지 1,104. 월요편지 가을도 삶도 아름답고 맛있게 익어갑니다.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